내 지인중에는 연애에 있어 매우 안타까운 여자사람친구 J양이 있다. J양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때에는 "헉!"소리 나는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정말 개그맨 뺨치는 유머를 지녔다. (심지어 나또한 J양을 만날때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하루종일 웃기만 하다가 집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지경이었다.) 분명 만나는 사람마다 항상 웃게하는 재주가 있는 J양이지만 이상하게도 괜찮은 남자들은 J양을 좀처럼 참한 아가씨로 보는 경우가 없었다. 대체왜! 남자는 재미있는 여자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심리학자 게겐은 2001년 실험을 통하여 유머가 남자와 여자의 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를했다. 게겐은 평범한 남자와 여자에게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 목적지를 적은 표지판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였는데, 한번은 그냥 목적지만 적혀있는 표지판을 들고 있었고, 또 한번은 목적지 옆에 스마일표시가 있는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스마일표시는 유머를 뜻한다. "엥!? 그게 무슨 유머야!?"라고 말하고싶어도 참아라, 전문가가 그렇단다.)

굳이 표지판이 없어도...?;

이후 히치하이킹을 성공하여 남의 차를 얻어 탄경우를 세어보았는데, 남자는 목적지만 덜렁 적어 놓았을때보다 목적지옆에 스마일표시를 적어놓았을때 히치하이킹 성공확률이 높았지만 여자는 오히려 스마일표시가 있을때 히치하이킹 성공확률이 훨씬 낮아졌다! 이 실험 결과를 두고 심리학자 게겐은 사람들은 유머(스마일표시)를 남성적인 성격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여자들의 유머는 여자를 덜 여성적이게 보이게하여 매력을 떨어뜨렸을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물론 실험에 많은 변수가 있었고 "엄훠!"하며 깜짝 놀랄만큼 와닿는 실험결과는 아니었지만 게겐의 실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게겐이 지적하였듯 우리들은 유머를 남자와 연결짓는 경우가 많다. 주위를 둘러보라, "난 유머있는 남자가 좋아!"라고 말하는 여자들은 많지만, "난 유머있는 여자가 좋아!"라고 말하는 남자들은 거의 없지 않은가!?

게겐은 단순히 유머가 여자의 여성적 매력을 떨어뜨린닥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았을때 여자의 유머는 상대 남자로 하여금 남성적 매력을 어필할수 없게 가로막는 역할을 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여자를 만나면 분명 만나는 시간동안 즐거울수는 있겠지만 남자가 여자를 재미있게 해줄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며 남자로 하여금 여자를 재미있게 해주고픈 욕구를 떨어뜨릴수 있다는거다.

내가 다 웃겨주겠어!

J양의 경우를 생각해봐도 가끔 지인들 모임에 J양이 나타나기라도하면 난 언제나 MC모드에서 방청객모드로 전환하여 J양의 유머에 배꼽잡을 준비를할뿐 J양에게 유머를 먼저 던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분위기를 위해 온몸을 불살라가며 자리를 빛냈더 J양의 유머는 J양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남자들로 하여금 J양을 유혹의 상대로 여기지 않도록 만들었다는거다.

그럼 역시 여자들은 도도하게 내숭을 떨며 남자의 유머에 "호호호..." 같이 간들어지게 웃는게 甲일까?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꼭 "호호호..."같은 내숭웃음이 甲은 아니다. 한 심리조사에서 130명의 사람들에게 80여가지의 웃음 소리를 들려주고 그 웃음소리를 평가하게 했는데, 소심한 반응이나 웃음을 참는듯한 웃음보다는 시원하게 "하하하하!"하며 큰소리로 웃는 웃음소리를 더욱 섹시하게 느꼈으며 제일 만나보고싶어했다고 한다.

웃을땐 시원하게 웃자.

유머있는 여자가 인기없다고해서 아무말 안하고 남자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그러지 말자! (당신이 그러면 남자는 긴장하고 얼어붙어 아무말도 못할수도 있다!) 남자가 유머와 재치로 여자를 즐겁게 해주는게 능력이라면 여자는 남자가 유머와 재치를 마음껏 보여줄수 있도록 리액션을 보여주고 남자가 헛소리라도 자꾸 말하고 싶게 분위기를 조성하는것은 여자의 능력인거다. 기억해라! 사실은 상대를 웃기는것보다 상대가 나를 웃게 만들고 싶어하게 만드는게 더 고차원적인 유혹이다!(당신은 똑똑한 여자니까 잘할거야~ 그치!?)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