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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97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낭송 허무항이)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꺽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겅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 있지 않은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 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 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두릴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행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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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7 버드나무여자 / 허영숙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3-08-03 2170
536 먼 훗날 나에게 / 詩 김부회 / 영상 아띠 / 낭송 이재영 Anonymous 2013-07-30 2815
535 능소화 편지 -박해옥 / 낭송.영상 홍성례 Anonymous 2013-07-28 1930
534 파랑새 - 한하운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7-27 1830
533 물긷는 사람 / 이기철 / 낭송 남기선 Anonymous 2013-07-26 2000
532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 조열제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3-07-23 2164
531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복효근 (낭송 김윤아) Anonymous 2013-07-19 2075
530 좋은 사람 때문에/이성부(낭송 최경애) Anonymous 2013-07-15 2444
529 나마자기야/함민복(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3-07-12 1791
528 아껴 먹는 슬픔 / 시 유종인 / 영상 아띠 / 낭송 이재영 Anonymous 2013-07-10 2266
527 머물고 싶은 노란 빛 / 미진 김정숙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3-07-08 2082
526 사랑해서 미안했습니다 / 최승권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3-07-08 2663
525 우기/ 도종환 (낭송 김윤아) Anonymous 2013-07-08 2083
524 루즈가 묻은 담배꽁초는 섹시하다/정호승(낭송 최경애) Anonymous 2013-07-04 1958
523 시월의 뜰은 / 수현 허정자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3-06-29 1959
522 기다림/곽재구 (낭송 최경애) Anonymous 2013-06-26 2417
» 나리 나리 개나리/기형도(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3-06-26 1958
520 휴전선 - 박봉우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6-23 1726
519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목소리 최경애+허무항이) Anonymous 2013-06-20 2050
518 찔레꽃 부케 / 김계반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3-06-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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