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남자들이 단체로 따뜻한 동굴로 기어들어가 겨울잠이라도 자는 것일까?  요 몇일 "남자친구가 잠수를 탔는데 어떻게 하죠!?"라는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이왕이면 모든 사연을 다뤄보고 싶지만 동굴로 기어들어가는 남자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이 다뤘기 때문에 대표적인 사연들의 대표적인 질문들만 뽑아 동굴로 기어들어가는 남자들의 심리와 그 대책에 대해서 다 같이 생각해보자.

진짜 앞으로 달라질건데 왜 얘기를 듣지도 않으려고 할까요?

입만열면 남자친구에게 불을 뿜으며 불평 불만 짜증을 쏟아내던 여자도 남자가 동굴로 도망갈 조짐이 보이면 지레겁을 먹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을 시작한다. 매번 당연하듯이 여자의 불만과 짜증을 받아주던 남자의 빈자리가 여자에겐 허전함을 넘어 그동안 쌓아올린 애정의 탑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행동이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행동을 했었어야 했는지 깊은 고민을 하면 좋을것을 당장이라도 이별 선언을 해버릴것만 같은 남자의 행동을 보며 깊은 고민따윈 제쳐놓고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미안해! 앞으로는 잘할께!"라며 남자를 붙잡는다. 여자가 생각하기엔 그동안 남자를 닥달해온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동안 까칠하게 굴던 자신이 이렇게 눈물로 호소를 했으니 남자가 동굴에서 금방 나올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당신의 말은 남자에게 들리지 않는다.

여자가 매달리고 연락을 하면 할수록 남자는 더 단호하게 뿌리치고 여자가 남자에게 했던 것처럼 남자도 여자에게 불을 뿜으며 "제발 좀 날 내버려두라고!"라고 외칠뿐이다. 여자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데... 앞으로 잘하겠다는데 어째서 남자는 들은채도 안하고 더 깊은 동굴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일까?

동굴로 들어간 남자친구 기다림 말고는 방법이 없나요?

이런 질문은 정말 당황스럽다...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느냐니... 동굴에 들어간 남자는 왕X껑이 아니다! 물을 붓고 3분만 기다리면 모든게 해결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란 말이다. 당신이 보기엔 갑자기지만 남자가 동굴에 들어간다는 것은 쌓이고 쌓여서 도저히 안되겠을때 들어가는 것인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니... 

굳이 기간을 말하자면 남자가 동굴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상처에 빨간약을 바르고 동굴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때까지가 아닐까? 그게 대체 몇일이냐고? 그건 당신이 남자를 닥달한 정도와 남자의 회복능력의 정도에 따른것이지 정확한 기간을 내가 어찌 알수 있을까? 그리고 당신이 생각해야하는 것은 전역을 기다리는 말년 병장마냥 언제쯤 남자친구가 동굴 밖으로 나올까 날짜를 헤아리는것이 아니라 당신의 남자친구처럼 생각을 정리해야하지 않을까?

동굴로 들어간 남자는 당신과의 첫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과연 내가 이 연애를 잘할수 있을까?", "내가 그녀에게 너무 심했나?",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나를 들볶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당신도 마냥 넋놓고 남자의 출소?를 기다릴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연애를 돌이켜 보자. 무조건 당신이 잘못했다며 눈물흘리고 반성하지 말고 남자친구를 동굴로 몰고가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 보다 깊이 생각해 보란 말이다.

우리가 왜 이지경이 된거지?

솔직히 당신이 무조건 잘못한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남자친구가 무조건 잘못한것도 아니다. 그저 당신과 남자친구의 생각이 다른것이며 그 다른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당신이 너무 밀어붙인 실수를 저지른것 뿐이다. 그러니 불쌍한 표정을 하고 발을 동동구르며 동굴주위를 어슬렁거리지 말고 남자친구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느긋하게 가지며 당신과 남자친구간의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수 있을지, 당신이 어느정도까지 남자친구의 행동을 이해해줄수 있을지 깊게 고민을 해보자.

이런 성숙한 고민을 하다보면 언제 이별이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연애를 바라볼수 있게 될것이다. 부디 앞으로는 감정에 휩쓸리는 연애를 하기보다 성숙하고 이성적인 연애로 행복한 연애생활을 펼쳐나가길 기원한다.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