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태어나서 이렇게 화려한 영화는 정말 처음봤다. 많은 영화들이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오지만 두어장면만 화려할뿐인데 영화의 80%정도가 이토록 화려한 영화는 정말이지 처음이다! 물론 스토리야.... 마블의 세계관을 모르는 내게는 어이없긴 하지만... 애초에 어벤져스를 볼때 누가 스토리를 보나? 어벤져스 6명의 히어로들의 개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2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것이다. 오늘은 개성강한 어벤져스 6명의 히어로들 중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를 통해 남자의 유형에 대해 생각해보자.

캡틴아메리카 : 선비형

캡틴아메리카와 같은 선비형은 자타공인 일등신랑감이다. 이성관계 깔끔하고 쉽게 흥분하지도 않고, 남자 중에서는 드물게 여자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눌줄 안다. 하지만 문제는 막상 사귀는 입장에서는 애매하다. 주변에서는 정말 좋은 남자라고 말을 하고 자기가 봐도 이런 남자가 없을것 같지만 뭔가 아쉽다.

남자들은 사랑하면 여자한테 모든걸 맞춘다는데 절대 그러는 법이 없다. 일, 우정, 사랑 모두 동등하게 대우하며 여자로 하여금 뭔가 뒤쳐지는 느낌이 들게하면서도 딱히 "이거 잘못했잖아!" 하고 화를 낼수는 없게 만든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주위 사람들이 부럽다고 하니까 그냥 그러려니하고 지나가지만 남자친구의 우선순위에서 가장 위가 아니라는점이 점점 여자를 지치게 한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싶지만 막상 대화를 해보면 논리적으로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선비형의 말에 마땅히 반박할거리가 없고다. 또한 참다 참다 불만을 토로하고 이러한 사소한 싸움이 반복되다보면 결국 평온한 얼굴로 "사랑하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안맞나봐..."라며 이별을 통보한다.

문제는 선비형의 경우 모든 유형의 남자중에 가장 이성적으로 한번 아니면 아닌 스타일이라 재회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단칼에 끊지않고 여자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며 자꾸 여자에게 미련을 남기는 못된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사귈때는 좋으나 이별하고 나서 여자를 폐인으로 만드는 유형이다.

캡틴아메리카와 오래 사귀려면?

선비형의 경우, 이성적인 대화만 통하는 답답한 스타일이므로, 센스, 공감, 열정을 바라는건 힘들다. 정열적인 남편이 아닌 자상한 아버지감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어보자. 답답하기만 했던 남자친구가 한없이 인자한 아버지감으로 보일 것이다.

아이언맨 : 바람둥이형

모든 유형을 통틀어 가장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증거가 있든 없든 주변사람들은 바람둥이형을 보자마자 "이 녀석 여자 좀 만나봤겠는데?"라고 생각하며 여자들은 매력을 느끼면서도 괜히 고생할것같다는 생각에 경계를 한다. 문제는 바람둥이형의 눈에 포착이 되었을 때다. 바람둥이형은 여자가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들은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한다던데..."라고 생각하는 모든것을 다한다.

처음에는 "이건 아닌데..."하던 여자도 조금 지나고 나면 "내가 너무 선입견을 가졌던건 아닐까?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같은데..."라며 자기합리화에 빠진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결국 연애에 골인하게 되면 초반 한달은 천국이 따로없다.

그렇게 "이 남자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는 확신이 들때쯤 부터 신뢰는 금이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아는 여자 후배, 누나, 친구가 등장하고, SNS를 보면 의심갈만한 자질구레한 소스들이 지천에 깔려있다. 하지만 언제나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어서 대놓고 따질수없다. (대놓고 따져봐야 "그냥 아는 XX야~"해버리면 할말이 없다.)

문제는 바람을 피우가 걸리면 정말 죽을죄를 지은 사람마냥 빌고 또 빌며 신뢰를 회복하고 또 애매한 관계의 여자들이 등장한다는 거다. 지난 바람을 가지고 따지면 "넌 대체 언제까지 사람을 의심할거야!?"라며 집착녀로 몰아버리고 "이렇게 도저히 못만나겠어!"라며 이별통보를 하며 사람을 죄인으로 만든다.

아이언맨과 오래 사귀려면?

많은 여자들이 바람둥이형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내가 잘하면 바람기를 잡을수 있을거야!"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바람둥이형을 만나는 법은 오직 하나 상대방의 바람기를 라이프스타일로 인정하는것 뿐이다. 대부분의 바람둥이의 여자친구들이 끝도없는 여자문제에 지쳐 포기해버리지만 바람둥이형이 바람일 피우던 말던 신경쓰지 않으며 자기 할일에 열중하면 바람둥이형들은 잠깐씩 바람은 피우지만 먼저 이별을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언맨의 연인 페퍼를 보라!) 한마디로 당신이 페퍼급의 보살이 아니면 바람둥이형을 보마자마 도망을 치는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헐크 : 자격지심형

캡틴아메리카(선비형)보다 몇배는 더 속터지는 남자가 바로 헐크(자격지심형)이다. 딱히 어떤 구석이 잘나지는 않지만 여자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성격무난하고, 외모 나쁘지 않고, 능력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 유형이다. 하지만 자격지심형은 자꾸만 뒷걸음을 친다.

주로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중이거나 상황이 갑자기 나빠졌거나 여자가 자신보다 능력이 더 좋을때 나타나는 유형인데 백약이 무효다. 뭐라 말을 해도 자기는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수 없단다.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할때는 언제고!) 이미 콩깍지가 씌인 여자가 전부 이해한다고 맞춰준다고 못하는건 내가 하겠다고 해도 그러는건 아니란다.

여자는 괜찮다고 하지만 자격지심형은 여자가 이해해준다고 할수록 더 뒷걸음을 치고 자기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라며 혼자 무게를 잡다가 휙 사라져버린다. 재미있는건 자기가 헤어지자고 해놓고 몇주 지나지 않아 먼저 연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골때리게도 여자가 너무 힘들다고 다 이해할테니 다시 만나자고 하면 또 비련의 주인공 코스프레를 하며 잠수를 타버린다.

어벤져스2에서 헐크가 블랙위도우의 손길을 뿌리치고 끝내 홀로 사라져버리듯이, 여자가 그 어떤 대안을 내놓아도 자격지심형은 끝내 여자와 함께 노력을 하기보다 여자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사라져주는 것을 택한다.

헐크와 오래 사귀려면?

많은 여자들이 블랙위도우처럼 나도 너만큼 상처가 있고 못난점이 있으니 함께하자며 손길을 건내지만 자격지심형에게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독이다. 차라리 블랙위도우가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줄테니까, 앞으로 노예처럼 내가 하라는대로 살아"라고 쿨하게 말했다면 헐크는 피식 웃으며 알았다고 했을 것이다.

자격지심형들에게는 따뜻한 손길이 아니라 쿨방망이가 필요하다. 자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이별을 말한다면 그럴땐 "그래, 나 고생시킬거 다 아니까 앞으로 집안일은 오빠가 다해!"라고 말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