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댓글 0추천 수 0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GGGHaaa



 


 




같은 상처는 서로를 끌어당긴다.


 

유치원 이후 나는 늘 남자아이들을 끌고 다녔다. 딱히 여자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기보다. 유년기의 외로운 사랑이 내게 사람에 대한 집착을 만들었던것 같다. 유치원 이후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별다른 변화나 기억이 없다. 키는 컸지만 마음은 유치원때 그대로였다. 그때까지 여자친구들은 언제나 친구 그 이상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초등학교 3학년이 무슨 가슴 떨리는 사랑을 알수 있었을까? 물론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 인터넷의 발달로 유치원생도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다지만 내가 초등학교때에는 그런것이 없었다.

 

 

그렇게 마냥 남자아이들과 운동장으로, 근처 산으로 뒹굴고 뛰어다니는것을 좋아하던 내게도 풋사랑이라는것이 찾아왔다. 그 아이의 이름은 '아영'이었다. 작은 키에 꾀죄죄한 모습, 언제나 혼자 있는 그아이의 모습은 유치원때의 내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딱히 이쁘다던가 딱히 매력있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초등학교 4학년 내눈에는 그 아이가 자꾸 들어왔다.

 

 

하루는 학교가 끝나고 남자친구들을 떼어내고 몰래 아영이의 뒤를 따라갔다. 90년대 미아동은 그야말로 달동네였다. 어딜가나 판자집이 즐비했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엔 쓰레기와 연탄재, 그리고 강아지와 고양이의 배설물들로 더러웠다. 그 더러운 길을 나는 아영이를 따라 걸었다. 오르고 또 올라도 그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올라갈곳이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빨간페인트가 군데 군데 벗겨진 대문을 열고 회색 슬레이트 지붕의 허름한 집으로 들어갔다.

 

 

평소에 아영이는 나와 눈을 마주친적도, 말을 나눈적도 없었다. 더욱이 내가 그 아이의 집을 몰래 따라가는 동안 아영이는 단 한번도 뒤를 돌아보거나 하지았다. 한마디로 나와 그 아이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관계를 맺은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아이가 빨간페인트가 군데 군데 벗겨진 대문을 열고 회색 슬레이트 지붕의 허름한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난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렇게 나의 풋사랑은 시작되었다. 어쩌면 난 아영이가 교실의 한구석에서 창밖도 보지못하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초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있는 모습에서 나와 같은 상처를 발견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쬐죄죄한 아영이의 모습에서 나와 같은 상처가 있진 않을까 예상했고 도둑고양이처럼 졸졸 아영이의 집까지 따라가 두눈으로 나와 같은 상처가 있음을 확인하자 내 작은 가슴안에서 풋사랑이 시작되었다. 나의 첫번째 사랑이 외로운 사랑이었다면 나의 두번째 사랑은 같은 상처가 있는 사람과의 공감의 사랑이었다.  

 

 

다음날 나는 아영이에게 다가가 말을걸었다. 정확히 무슨 말을 어떻게 걸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나는 주저하지 않고 아영이에게 다가갔다. 그날 이후 나와 아영이는 단짝이 되어 쓰레기로 뒤덮힌 달동네의 골목과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작은 산을 돌아다니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100원한푼 없었지만 같이 있어 마냥 행복했고 오늘도 내일도 또 그 다음날도 함께할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나는 아버지가 없었고 아영이는 고아였다.

 

 

남들에게 우리들의 상처는 동정의 대상이었지만 나와 아영이에게 있어 우리들의 상처는 우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공통점이었다.

 

 

그렇게 영원할것만 같았던 순간은 말그대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내가 다른학교로 전학을 가게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전학을 가게될것이라는 것을 알게된 그 날 나는 정말 서럽게 울고 또 울었다. 차마 나는 아영이에게 전학가는 것을 말하지 못하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등교하는날 야속하게도 담임선생님께서는 반아이들을 불러모아 나의 전학소식을 알리셨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영이는 반아이들 가운데에서 울고 있었고, 또 나도 울고 있었다. 아영이와 내가 울고있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것은 아영이와 나의 눈물은 나와 아영이에게만 보였기 때문이다.

 

 


 


상처가 빨리 아물려면 깨끗한 공기에 상처를 내놓아야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남들에게 꺼내어 보여줄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꽁꽁싸매어 감추다 상처가 곪아 염증이 생겨 아물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마음의 상처를 빨리 아물게하려면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꺼내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면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사람에게 끌린다. 당신도 어린시절의 나처럼 특별한 매력도 없고 한번도 말해본적 없는 상대에게 끌린적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당신과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어서였을수도 있다.


로망스의 사랑과 연애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899 연애에관해 잦은 싸움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잦은 싸움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내가 J양의 사연에 대해 이야길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여자는 맨날 참고 살라는거냐?"라는 댓글들이 달릴까...   로망스
898 연애에관해 잘나가던 썸을 망칠수 있는 3가지 실수 잘나가던 썸을 망칠수 있는 3가지 실수 오늘은 유독 제목을 짓기가 너무 어려웠다... 꼭 다루고 싶은 사연이 3개인데... (밀려서...는 비밀...?) 이것을 하나로 ...   로망스
897 연애에관해 스포츠 감독에게 배우는 남자친구 육성법 스포츠 감독에게 배우는 남자친구 육성법 스포츠감독과 여자친구는 매일 똑같은 고민에 빠진다. "아... 놔... 어떻게하면 이자식을 좀 더 잘하게 만들수 있을까?...   로망스
896 연애에관해 바람둥이를 내 남자로 만들 수 있을까? 바람둥이를 내 남자로 만들 수 있을까? 아마도 지금 L양은 귀신에게 홀린듯한 느낌일거다. 분명 며칠전까지 다 넘어온듯 보였는데... 그때 이렇게 하는걸 보면 ...   로망스
895 연애에관해 막장연애에 중독된 L양을 위한 충고 막장연애에 중독된 L양을 위한 충고 L양아, 지금은 그를 혼자만의 시간으로 두어야 하는게 아니라 L양에게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이대로 남자친구를 잡아봐야 또...   로망스
894 연애에관해 회원이라고 자꾸 선긋는 트레이너를 유혹해보자 회원이라고 자꾸 선긋는 트레이너를 유혹해보자 S양의 고민의 해법은 매우간단하다. 일단 상대방이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는 여러 건덕지를 만들어주면 나머지는...   로망스
893 연애에관해 썸타다 망한 여자들을 위한 원포인트 레슨 썸타다 망한 여자들을 위한 원포인트 레슨 봄날도 다 지나가는데... 달달한 썸을 타다가 망해버린 여자들의 사연을 읽고 있자면 참... 안타깝다. 처음부터 터무...   로망스
892 연애에관해 을의 연애를 하는 당신을 위한 세가지 원칙 을의 연애를 하는 당신을 위한 세가지 원칙 세상의 모든 관계가 그렇듯 연애에도 갑과 을이 있다. 물론 연애초기나 서로 사랑이 충만할때에는 그 격차가 그리 크...   로망스
891 연애에관해 뜬금없이 이민가고 싶다는 남자친구, 어떡해? 뜬금없이 이민가고 싶다는 남자친구, 어떡해? K양이 남자친구의 행동에 당황해하고 때론 화가 나는건 당연한 이치다. 여자친구가 30대 초반인데 감히 어디서 뜬...   로망스
890 연애에관해 사귀자마자 남자친구가 싫어지는 이유? 사귀자마자 남자친구가 싫어지는 이유? Y양이 "이러다가 평생 혼자사는건 아닌가 요새 진짜 너무 맨붕입니당. ㅠㅠ"라고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건 잘 ...   로망스
889 연애에관해 남자친구는 왜 갑자기 미안하다고 하는 걸까? 남자친구는 왜 갑자기 미안하다고 하는 걸까? P양 입장에서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을거다. 그다지 싸우지도 않았고, 평소 남자친구에게 잘해줬었고, 얼마...   로망스
888 연애에관해 당신의 남자친구가 어벤져스의 히어로라면? 당신의 남자친구가 어벤져스의 히어로라면? 한번에 끝냈어야 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인기있는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만 썼더니... 역시나 나...   로망스
887 연애에관해 어벤져스로 보는 남자의 유형 3가지 어벤져스로 보는 남자의 유형 3가지 세상에나... 태어나서 이렇게 화려한 영화는 정말 처음봤다. 많은 영화들이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오지만 두어장...   로망스
886 연애에관해 차이나타운으로 본, 유혹의 기본 법칙 세가지 차이나타운으로 본, 유혹의 기본 법칙 세가지 요즘은 개연성없는 스토리가 트랜드인걸까...? 요즘 영화를 보다보면 보는 내내 "엥? 뭐야 갑자기?"라는 생각이 많...   로망스
885 연애에관해 소심함으로 썸을 망치는 당신을 위한 충고 소심함으로 썸을 망치는 당신을 위한 충고 소심하다는건 아무래도 여러가지 핸드캡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원하는걸 상대에게 표현을 하지 못하다보니 가...   로망스
884 연애에관해 유흥업소를 자주 다녔었던 남자, 믿어도 될까? 유흥업소를 자주 다녔었던 남자, 믿어도 될까? J양의 고민에 대한 총체적인 평과 조언을 먼저 하자면 남자친구가 특별히 나쁜 남자 혹은 문란한 남자로는 보이지...   로망스
883 연애에관해 여자친구의 과거때문에 괴로운 남자, 왜? 여자친구의 과거때문에 괴로운 남자, 왜? L군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것은 결코 여자친구의 문제는 아니다. L군의 말처럼 여자친구가 평소 문란한 것도...   로망스
882 연애에관해 사귀기도 전에 차인 여자, 그 이유는? 사귀기도 전에 차인 여자, 그 이유는? 솔직히 P양의 사연은 도무지 모르겠다. 처음 부터 끝까지 너무 이해하기 힘든 일들 뿐이다. 서로 잘 맞아서 하룻밤을 보내...   로망스
881 연애에관해 연락도 줄고 결혼얘기도 없는 남자친구 연락도 줄고 결혼얘기도 없는 남자친구 K양의 마음이 답답한건 알겠지만... 전체적으로 문제를 너무 남자친구 탓으로 돌리는건 아닌가 싶다. 단순히 "연락도 줄...   로망스
880 연애에관해 지금 썸타는 걸까? 나혼자 착각하는 걸까? 지금 썸타는 걸까? 나혼자 착각하는 걸까? 썸남과의 애매한 관계에 있는 여자들은 "그가 저를 좋아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뭐이렇게 애매한지 서로 속마음을 ...   로망스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 50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본커뮤니티는 재외한국인커뮤니티이며 게재된 게시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얻은 동영상 웹툰등 링크만을 제공하고만있슴 알립니다.
We are not responsible for any content linked to or referred to from this website or other linked sites
We do not store any music, video, webtoon,mutimedia files on this website. Also, we are not responsible for copyright,
legality, accuracy, compliance, or any other aspects of linked content from other web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