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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97
      내가 백석이 되어 / 이생진 (목소리 허무항이 )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오는 날 재로 뿌려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움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 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 들어갔다는 말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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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57 시래기/유현서 (낭송 이충관) Anonymous 2012-03-22 1748
556 나팔꽃/박광록(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2-12-22 1750
555 우체국을 지나며/문무학(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4-02-10 1752
554 동촌 강둑 억새가 울고 있다 - 청정심 권순희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2-16 1758
553 김연아를 통해서 본 자화상 (시.낭송:이경선) Anonymous 2014-02-25 1761
552 덤/ 장호병 - 낭송: 이경숙 Anonymous 2012-01-30 1762
551 휴전선 - 박봉우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6-23 1762
550 모래성/서동균 (낭송 이충관) Anonymous 2012-03-29 1764
549 녹둔도 - 이동순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5-01 1764
548 보물 제568호 윤봉길의 유서 Anonymous 2014-03-08 1764
547 감포항 달빛아래/최정신 Anonymous 2011-10-20 1766
546 <이 달의 초대 시인> 배추밭 / 안명옥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1-10-10 1771
545 아내의 눈물/김용두(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2-12-20 1772
544 나무의 꿈/문정영(낭송 안은주) Anonymous 2012-01-29 1775
543 <이달의 시인> 외계/김경주(낭송 안은주> Anonymous 2012-02-22 1775
542 그 아가 우땠는지 아나 / 마하연 (낭송 이충관) Anonymous 2011-11-08 1777
541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2 / 이정하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3-28 1777
540 한강/안명옥 Anonymous 2011-11-05 1779
539 딱딱사 / 디카프리오 kim (김종찬) Anonymous 2011-11-23 1781
538 시가 쉽게 쓰여지는 것은 / 시후 배월선 Anonymous 2011-08-13 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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