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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97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낭송 허무항이)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꺽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겅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 있지 않은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 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 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두릴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행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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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37 휴전선 - 박봉우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6-23 1798
536 나는 나쁜시인 _ 문정희 (낭송- 세미 서수옥) Anonymous 2012-05-19 1799
535 볕 좋은 날에는 우체국에 가고 싶다 / 시후裵月先 (낭송 세미 서수옥) 영상 아띠님 Anonymous 2012-03-26 1801
534 가지가 담을 넘을때 - 정끝별 (낭송- 세미 서수옥) Anonymous 2011-04-15 1805
533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3-01-29 1806
532 보물 제568호 윤봉길의 유서 Anonymous 2014-03-08 1806
531 비망록 / 문정희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5-03 1807
530 빛을 그리다/ 박복조 - 낭송: 이경숙 Anonymous 2012-11-11 1808
529 새 떼 - 안은주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5-22 1809
528 다부원에서 - 조지훈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7-21 1810
527 귀뚜라미 생포작전 / 정원도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1-09-05 1810
526 너를 그린다 - 惠雨김재미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8-03 1812
525 대숲에 들어/최정신/영상 아 띠(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1-04-26 1813
524 제94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헌시 (이경선 낭송) Anonymous 2013-04-19 1814
523 <이달의 시인> 매혹 / 나금숙 (낭송 선혜영) Anonymous 2012-03-14 1815
522 송구영신(送舊迎新) Anonymous 2012-12-30 1816
521 섬속의 섬/유현서 (낭송 이충관) Anonymous 2012-04-07 1817
520 따뜻한 봄날 (김형영/낭송:홍성례/영상:김설하) Anonymous 2011-06-24 1818
519 별까지는 가야한다 - 이기철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7-23 1818
518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유리바다 이종인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6-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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