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영희 (서울 지하철 스크린 도어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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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영희 (서울 지하철 스크린 도어 당선작)

조회 수 1919 추천 수 0 2011.09.05 2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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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영희 (목소리 허무항이)

달빛이 마당 가득 혼을 쏟는
밤
달보다 하얀 어머니 장독대 앞에 섰다
정화수 한 사발 지성으로 올려놓고
달처럼 박혀 있다
오랜 병석을 털고 일어나
새끼를 꼬는 팔순의 지아비가
달보다 크다는 어머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열 번의 추석만 함께 보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굽은 등 동그랗게 말아
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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