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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생포작전 / 정원도 (낭송 이혜선)
어떻게 들어오셨는지 남은 여름마저 몰아내려고 열어둔 창문 사이로 귀뚜라미 한 마리 아장아장 거실 안으로 뛰어든다 그냥 두면 누구의 발에 압사 당할지 알 수 없으므로 밖으로 돌려보내자고 생포하기로 하는데 그는 남의 속도 모른 채 붙잡히지 않으려고 잽싸게, 애타게 달아난다 이런 것이 짝사랑일 것이다 그냥 콱 움켜잡기는 쉬운데 손아귀 속으로 귀하게 모시자니 어렵다 지금 그를 생포하는 것은 이 가을을 다 생포하는 것이므로 사력을 다해 따라다니다가 손 안에 모시는 행운을 잡았는데 혹시나 저를 해치는 손길일까 버둥대는 몸짓 고이 풀밭에 내려놓는다 이 가을을 고스란히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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