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아마존, '역직구'로 한국에 닻 내리나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아마존이 역(逆)직구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시장 진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류센터ㆍ고객지원센터 없이도 해외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셀링’을 소개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은 온라인 판매자들이 아마존닷컴에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제품 등록ㆍ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웹사이트다. 29일 아마존에 따르면 국내 판매자들은 글로벌 셀링을 통해 전세계 185개국, 3억명 이상의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아마존은 차별화된 원스톱 주문처리 서비스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통해 판매자가 1억5000만 평방 피트 규모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고객 문의, 반품, 환불 등 고객 주문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절차를 대행해준다.
이번 역직구 시장 진출로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전자상거래의 기본 구조는 다수의 구매자들과 소매 판매자들을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플랫폼이다. 아마존이 국내에서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
유통업계는 아마존이 역직구 활로를 개척하는 방식으로 자사의 플랫폼에 국내 판매자들을 유입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이 어느 정도의 판매자 풀을 갖추고 나면, 한국어 사이트를 신설해 현재 아마존 영문 사이트를 활용하는 국내 직구족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 이용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국내 진출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현지 업체들과 인수합병(M&A)을 통한 한국시장 진출이다. 이미 아마존은 지난 2004년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Joyo.com’을 인수해 중국 시장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배력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한다면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다. 앞서 이베이가 G마켓ㆍ옥션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픈마켓 플랫폼을 인수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전례가 있으므로 아마존 역시 이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베이는 지난 2001년과 2009년 옥션과 G마켓을 인수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1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됐다. 매년 7~8%씩 성장 가도를 달리며 지난해에는 8634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기록한 670억원의 영업이익은 국내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유일한 흑자 실적이었다
한 마디로 아마존이 국내 진출을 추진한다면, ‘세계 1위’라는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해 시장을 확장하거나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를 인수해 해당 업체가 보유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아마존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한국 진출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박준모 아마존 글로벌 셀링 한국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정책상 국내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다만 다양한 시장에서 적극적은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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