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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2017.01.27 13:40

빨간책:음탕한 가족-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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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탕한 가족1화 - 엄마는 노팬티?! (1)

"반찬이 이게 뭐야? 엄마, 국 좀 없어?"

아침 밥상 때부터 건태는, 시금치와 콩나물 무침을 젓가락으로 다 헤집어 놓으며 짜증을 냈다. 

"누가 아침부터 비린내나는 생선을 먹는다고, 고등어를 이렇게 다섯 마리나 구웠어?"

건태의 누나인 상하도 젓가락으로 고등어의 눈을 콕콕 찔러대며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할아버지도 아무 불평 안 하시고 잘만 드시는데, 다 큰 것들이 아침부터 반찬 투정이나 하고…??

밥에 물을 말아서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던 장 부장은 보다 못해서 건태와 상하에게 한마디를 했다. 아버지인 장 부장에게 한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상해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쳐다보던 최 여사는 그때서야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건태와 상하를 다독거리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미안해. 엄마가 요즘 너무 바빠서 그래. 내일 아침에는 꼭 끓여 놓을 테니까, 빨리 밥들 먹어"

"난 됐으니까, 이따가 라면이나 하나 끓여 줘"

건태는 젓가락을 신경질적으로 밥상 위에 던지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최 여사는 무척 무안했는지 부드럽던 표정이 일순간에 험상궂게 변해 버렸다.

"넌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먹고 싶으면, 니가 끓여 먹어. 이 새끼야!"

최 여사는 건태의 방을 향해서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서 젓가락만 빨고 있던 상하는 괜히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봐 얼른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화를 낸 최 여사는, 흥분이 좀 가라앉자 공연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장 영감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다른 때 같으면 '예(禮)'가 어떻고, '효(孝)'가 어떻다느니 하면서,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얘기로 가족들에게 훈계를 했을 장 영감이 오늘은, 말 한마디 없이 멍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최 여사는 장 영감의 그런 이상한 모습에 걱정이 되어서 장 영감이 계속 응시하고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장 영감이 지금 넋나간 사람처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딸 상하의 가랑이 사이였던 것이다. 상하는 자신의 치마 사이로 팬티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

최 여사는 장 영감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 다시 상하의 가랑이 사이를 쳐다보았다. 지금 상하의 가랑이 사이는 엄마에다가 여자인 자기도 봐도 민망할 정도로 망측한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

상하는 속옷인지 손수건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아주 조그만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그 팬티 양옆으로 거무스름한 체모들이 잡초처럼 마구 삐져 나와 있었던 것이다.

최 여사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몰라서 안절부절못하다가 상하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이것아, 다리 좀 오므리고 먹어"

상하는, 장 영감이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아직까지도 눈치 채지 못했는지 최 여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뭐?"

"다리 좀 오므리라고"

"왜?"

"아, 글쎄 빨리!"

최 여사는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상하에게 주의를 주다가 장 영감이 눈치라도 채면, 그래도 명색이 시아버님인 장 영감이 얼마나 민망해 할 것인가? 그렇다고 시아버지가 손녀 딸 가랑이 사이를 훔쳐보고 있는 걸, 모른 체 할 수도 없고 말이다. 

"됐어. 지금 이게 편해"

최 여사는 상하의 가랑이 사이를 쳐다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만 비명을 내지를 뻔했다. 상하가 짜증스럽게 대꾸를 하면서 다리를 더 벌리고 앉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상하의 가랑이 사이는 더욱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었다. 

비명을 내지를 뻔한 것은 장 영감도 마찬가지였다. 상하가 다리를 벌리면서 뽀송뽀송하게 솟아오른 팬티의 중앙 부분이 살짝 실룩거리더니 그 양옆으로 새까만 체모들이 서로 앞 다투어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눈앞에서 벌어진 그런 노골적인 장면 때문에, 하마터면 장 영감은 '꽥' 소리 한 마디 못한 채 숨이 막혀서, 그대로 허무하게 죽을 뻔했다.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는 상하 때문에 최 여사는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이래서 있는 걸까? 상하는 눈치 없고, 둔해 빠진 자기 아버지를 빼닮아서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장 부장 또한, 밥상머리에서 신문을 들여다보는데 정신이 온통 팔려 있었다.

"이것아, 속살이 훤히 다 보이잖아"

최 여사는 참다 참다 못해 상하의 허벅지를 젓가락으로 쿡, 쿡 찔러대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뭐 어때?"

"할아버지가 다 보고 계시니까 그렇지"

그때서야 상하는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다소 놀란 표정으로 최 여사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상하의 입에서는 차마 믿어지지 않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날 쳐다보는 게 아니라, 엄마를 쳐다보는데?"

최 여사는 상하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몰라서 장 영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장 영감은 정말로 상하가 아닌, 최 여사의 가랑이 사이를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최 여사는 순간, 둔기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서, 팬티를 갈아입으려다가 그만 깜빡하고 안 입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치마를 입은 데다가, 딸자식 속살 보이는 걸 감춰주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자기 다리를 쫙, 쫙 벌리고 앉았으니 그야말로, 시아버님 앞에서 '볼 것 다 보여준' 꼴이 되고 만 셈이었다.

최 여사는 너무나 민망하고 낯부끄러워서 안절부절못하고있었다. 그때였다. 장 영감이 천천히 밥숟가락을 들면서 최 여사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한 마디 했다.

"에미야, 오늘 날씨 차다니까, 옷 두둑하게 입고 나가거라."

"네? 아, 네… 아버님"

상하는 숨소리를 죽여가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다가, 끝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영문을 모르는 장 부장은 의아한 표정으로 상하를 쳐다보았고 반면에, 장 영감과 최 여사는 마치, 새 신랑과 새 색시처럼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죄 없는 고등어만 젓가락으로 푹 푹 찔러대고 있었다.

음탕한 가족2화 - 엄마는 노팬티?! (2)

숟가락을 밥상 위에 내려놓은 장 부장은 손목에 찬 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버지, 저 다녀올게요"

"그래, 갔다 와라"

다른 때 같으면, '차 조심하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공중 도덕을 지켜야 한다'는 말에 이르기까지 장황한 말로 떠들어대면서 장 부장을 배웅했을 장 영감이, 오늘은 얼굴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 채 풀 죽은 목소리로 대꾸만 했다.

아마도, 손녀딸과 며느리의 가랑이 사이를 훔쳐본 것 때문에 자기 아들인 장 부장에게 미안해서 그런 것 같았다.

"여보, 차 가지고 갈 거예요?"

"오늘 저녁에 회식이 있다고 그래서 두고 갈 건데… 왜?"

"아니, 오늘 제가 좀 쓸려고요"

"그래? 그럼, 써"

장 부장은 차 키를 최 여사에게 건네주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 밥을 다 먹고 난 상하는 욕실로 걸어가면서 길게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아! 샤워나 해야지… 엄마 나 등 좀 밀어 줘"

"엄마 설거지하고 빨리 나가봐야 돼"

최 여사는 밥상 위에 놓인 빈 그릇들을 싱크대에 담으면서 귀찮다는 듯이 대꾸했다. 

"또, 어딜 가는데?"

"응? 응… 엄마 친구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해서…"

"엄마 친구들은 매일 어디가 그렇게 아파?"

상하의 말에 최 여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거짓말을 한두 번 써먹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최 여사는 '이젠 레퍼토리를 바꿔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고 있었다. 

"너도 나이 먹어봐"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 자식들이 부모 앞에서 이런 저런 구실을 대며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한테 궁색한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최 여사는 순간 자신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최 여사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상하도 더 이상은 캐물으려 하지 않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욕실로 들어갔던 상하가 문틈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고는 장 영감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제 등 좀 밀어 주실래요?"

최 여사는 하도 기가 막혀서 상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한 두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제 22살이나 먹은 말만한 처녀가 부끄러움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험, 어험"

상하의 그런 당돌한 말에 장 영감은 무척이나 당황되고, 민망스러운지 최 여사의 눈치만 이리저리 살피면서, 연신 헛기침만 해대고 있었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너 빨리 문, 안 닫아!"

최 여사는 상하를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그러자 상하는 입을 한 번 삐죽 내밀어 보이고는 욕실 문을 신경질적으로 닫아버렸다. 

"쟤가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럴까?"

최 여사는 설거지를 하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애가 이상하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뻔뻔해지고, 부끄러움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설거지를 끝내고, 대충대충 거실 청소를 마친 최 여사는 부랴부랴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을 하는 동안에는, 무슨 좋을 일이라도 있는지 콧노래를 계속 흥얼거리기까지 했다.

화장을 모두 끝낸 최 여사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검은색 치마 정장에 단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끔 화장까지 엷게 한 최 여사는, 누가 보더라도 43살의 여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젊고 탱탱하게 보였다.

자신의 외모가 무척 만족스러운지, 최 여사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면서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최 여사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옷장 서랍에서 팬티들을 하나, 하나 일일이 꺼내보며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그 중에서 제일 섹시하게 보이는 검은 색 팬티를 입는가 싶더니, 다른 팬티도 또 하나 집어서 손가방 속에 넣는 것이었다. 

시계를 쳐다본 최 여사는, 급히 서두르면서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욕실에서는 상하가 한참 샤워를 하고 있는지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고 있었다.

거실 벽에 걸린 거울 앞에 서서 다시 한 번 옷매무새를 다듬고 난 최 여사는, 장 영감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의 방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방안에서 장 영감이 '끙끙' 거리며 심하게 앓고 있는 것 같은 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최 여사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며칠 전에도, 건강하던 양반이 갑자기 고열로 쓰러져서 급히 응급차에 실려갔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 음… 음…"

최 여사는 하도 놀란 가슴에 노크를 따로 할 경황도 없어서 방문을 왈칵 열어제치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이고!"

"아… 아버님!"

벽 앞에서 바지를 무릎까지 내린 채 쪼그리고 앉아있던 장 영감은 갑자기 들이닥친 최 여사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장 영감은 몸이 아픈 게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 건강해서 엄한 데다 힘을 쏟아 붓고 있었다.

최 여사는, 기가 막히면서도 한편으로는 황당했다. 나이 칠십이 넘은 노인들도 성 관계를 하고 있고 또, '자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시아버님이 그런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어, 어디 나가냐?"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했으면 그나마 덜 초라해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최 여사는, 어색한 표정으로 궁색하게 말머리를 꺼내는 장 영감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다.

"오 영감 이 놈이 복덕방에 나왔나?"

길고도 아주 무겁게 느껴지는 침묵을 깨기라도 하려는 듯, 장 영감은 혼잣말로 이렇게 궁시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얼른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최 여사는, 조금 전 장 영감이 쪼그리고 앉아있던 바닥 쪽으로 걸어갔다. 바닥에는 장 영감이 미처 치우지 못한 '고(高) 단백질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떤 몰상식한 인간이 무식하게도 남의 집 방바닥에다가 가래침을 뱉어놓고 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최 여사는 갑자기 장 영감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시어머니를 여위고 나서 홀로 된 후, 많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던 장 영감의 모습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측은하게 생각하던 마음은 금방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걸레로 바닥에 묻어있던 흔적들을 깨끗하게 닦아내던 최 여사는, 벽 한 쪽에서 빛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대못 크기 만한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그 구멍을 들여다보던 최 여사는, 그만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그 구멍 너머에서는 딸 상하가 아무 것도 모른 채, 열심히 샤워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쳐죽일 늙은이 같으니라고.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자기 손녀딸 목욕하는 걸 훔쳐보면서 딸딸이를 쳐! 딸딸이를! 내 이놈의 영감탱이 들어오기만 해 봐라!"

최 여사는 하도 분해서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이렇게 욕지거리를 해 대었다. 정말이지, 오늘 저녁에는 장 영감한테 한 마디를 할 기세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오래 가지는 못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벽에다가 이 구멍을 뚫어놓은 지도 하루 이틀 된 게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최 여사는 갑자기 한숨을 토해내면서 신경질적으로 걸레를 집어 던져버렸다. 

최 여사는 자기 혼자만의 달콤했던 시간들이 산산조각 나 버렸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그녀는 욕실 문을 걸어 잠근 채, 욕조 안에서 은밀히 '자위'를 하곤 했었는데, 그때의 뜨거웠던 모습들을 장 영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다 봤을 테니까 말이다.


음탕한 가족3화 - 엄마는 노팬티?! (3)

'드르륵'

복덕방 문이 열리면서 장 영감이 안으로 들어섰다. 복덕방 주인 오 영감은, 장기를 두는데 정신이 온통 팔려 있어서, 장 영감이 들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장 받아라!"

내기 장기에 죽고, 내기 장기에 산다는, '공갈 포' 박 영감이 먼저 장을 외쳤다. 당황한 오 영감은 장기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 뭐해? 빨리 장 받지 않고?"

"아! 이거 길이 없네, 길이 없어"

돋보기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발만 동동 구르던 오 영감은 이내 측은한 표정으로 박 영감을 쳐다보았다. '한 수 물려달라'는 오 영감의 사인이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박 영감이 잽싸게 장기판을 정리하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자, 이제 빨리 커피나 시켜라!"

"아니, 왜 끝나지도 않은 판을 치워버리고 난리야?"

오 영감은 사소한 꼬투리라도 하나 잡아서 질질 늘어지려고, 애꿎은 장기판을 핑계로 삼아서 사납게 따지고 들었다. 그러자 묵묵히 옆에 서서 지켜보고만 있던 장 영감이 박 영감을 거들었다.

"졌으면 깨끗하게 인정해라, 이 좀팽이 같은 놈아!"

그때서야 장 영감이 온 걸 알았는지, 오 영감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서 벽시계를 쳐다보며 농담을 건넸다.

"니 놈이 이렇게 늦게 온 걸 보니, 오늘도 며느리가 목욕을 한 모양이구나???

장 영감은 지금 여기 있는 두 사람에게 자신이 며느리와 손녀딸이 샤워하는 모습을 가끔씩 훔쳐본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오 영감은 지금, 그걸 빗대서 농담을 걸고 있는 것이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여 커피나 시켜"

장 영감은 조금 전 일이 아직도 민망해서 담배만 뻑뻑 피워대고 있었다. 집에 들어갈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하기만 했다.

'드르륵'

커피를 시키려고 오 영감이 수화기를 막 들었을 때였다. 복덕방 문이 열리면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두 명이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저, 집 좀 보러 왔는데요."

요란한 옷차림에 짙은 화장을 한 두 여자는 껌을 짝, 짝 씹으면서 복덕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모르긴 몰라도 두 여자는 옷차림이나 하는 행동으로 봐서, 업소에 나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수화기를 들고 커피를 시키려던 오 영감은, 무척 들뜬 표정으로 어느 새 두 여자 앞에 달려와 있었다. 

"월세 집 보시게?"

"전세든 월세든 아무 거나요"

짧은 청치마에 하얀색 샌들을 신은 여자가 소파에 앉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소파에 앉자마자 다리를 꼬았는데 그 바람에 허벅지 바깥쪽이 도발적으로 훤히 다 들여다보였다. 

여자의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던 박 영감은 순간 화들짝 놀란 얼굴로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서 연신 안절부절못했다.

"전세는 얼마나 해요?"

몸에 착 달라붙는 노란 색 바지에, 체크 무늬로 된 티셔츠를 입은 여자가 오 영감에게 바짝 다가서며 물었다. 장부를 뒤적이던 오 영감은,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무척이나 경직된 얼굴로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오 영감 앞에 서서 장부를 들여다 보고있는 여자의 티셔츠 속으로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자는 마른 몸매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풍만하고 기름진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오 영감은 여자의 가슴을 슬그머니 들여다보면서, 봉긋 솟아오른 그녀의 탱탱한 젖가슴에 얼굴을 실컷 비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여자가 돈을 요구한다면 돈이 아니라 아예 전셋집을 하나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어보고 싶었다. 

문 입구에서 담배만 피워대고 있던 장 영감은, 오 영감 앞에 서 있는 여자의 둔부를 조심스럽게 훔쳐보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은 바지를 입어서인지 여자의 둔부에는 팬티 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게다가, 마치 마네킨처럼 아주 잘 빠진 여자의 하반신 곡선은 보는 사람의 정신을 아주 몽롱하게 만드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었다.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보고 싶어하는 오 영감과는 달리, 장 영감은 그녀의 둔부에 얼굴을 묻어보고 싶었다. 그녀의 둔부에서는 악취가 아닌 사람을 아주 황홀하게 만드는 향기가 날 것만 같았다.

"할아버지, 우린 낮에 자고, 밤에 나가니까 기왕이면 낮에 조용한 집으로 알아봐 주세요"

오 영감 옆에 착 달라 붙어있던 여자가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여자는 원래 '착 달라붙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바지를 입은 것도 그렇고, 오 영감 옆에 바짝 달라붙어 있는 것도 그랬다. 

덕분에 오 영감은, 오래간만에 젊은 여자의 몸 냄새를 실컷 맡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란 원래 끝이 없다는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오 영감은 자신의 몸 옆에 바짝 달라 붙어있는 여자의 지퍼 아래 부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탱탱하게 솟아오른 가슴만큼은 아니지만, 거기 지퍼 아래 부분도 나름대로 도톰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오 영감은 그 속에 검은 풀들이 무수히 자라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풀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위 아래로 길게 갈라진, 작은 옹달샘이 하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옹달샘에 목을 축이고 싶었다. 그런 충동이 오 영감을 계속 자극했다. 오 영감은 그런 충동을 이겨낼 만한 힘이 없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팔꿈치를 슬며시 그녀의 지퍼 아래 부분에 갖다대었다. 

그러자, 푹신푹신한 느낌이 팔꿈치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천천히 전해져 왔다. 그런데도 여자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여전히 장부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여기 화장실 어디 있어요?"

소파에 앉아있던 여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면서, 박 영감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가서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돼요"

박 영감은 여자가 일어나 버리자 못내 아쉬운지 허무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따라와요. 내가 가르쳐 줄 테니…"

여자가 문 밖으로 나가려하자 느닷없이 장 영감이 앞장을 서며 말했다. 사실, 장 영감이 그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여기 화장실은 좌변기가 아니라, 일반 변기로 되어 있는데 화장실 문의 위, 아래에 10cm 정도의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계단 아래쪽에서 고개를 숙이고 보면, 화장실 안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의 은밀한 부분이 적나라하게 보였던 것이다.

그런 사실도 전혀 모른 채, 여자는 황급히 화장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장 영감은 숨을 죽인 채,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리며 계단 바로 입구에 서서, 화장실 문의 아래 쪽 공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가 입은 갈색 팬티가 두 다리를 타고 천천히 흘러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뒤 이어서 여자가 쪼그리고 앉는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그녀의 가랑이 사이가 적나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장 영감은 마른침을 거칠게 한 번 삼키고는, 그 광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여자는 귀엽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체모가 아주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자신의 손녀딸인 상하에 비하면 여자의 체모는 아예 정글이었다. 

그런 정글 사이에서, 폭포수가 아주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폭포수 양옆에는, 오랜 풍파에 깍인 듯한 기암 절벽이 있었다. 

장 영감은 그런 생생한 광경을 훔쳐보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흥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이성을 잃으면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서 바지를 걷어 내리고 '자위'를 할 것만 같아 보였다.

그때였다. 장 영감은 누군가가 뒤에서 자신을 계속 노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무척이나 불안한 마음으로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던 장 영감은 기겁을 하면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지금 장 영감 앞에는, 화장실에 들어간 여자와 함께 왔던, 바로 그 친구가 떡 하니 서서 장 영감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음탕한 가족4화 - 엄마는 노팬티?! (4)

"봤죠?"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장 영감을 노려보면서 여자가 말했다. 장 영감은, 시치미를 떼려고 했지만, 입에서 아무 소리가 나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어대며, 완강하게 부인을 했다.

"다 봤잖아요!"

말끝이 상당히 올라간 여자의 목소리는, 이제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어 있었다. 다시 말해서, 여자는 지금, 장 영감이 순순히 '자백'을 안 할 것을 알고, 그를 쥐잡듯이 몰아붙이며 추궁을 해서, 실토를 하게끔 만들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이른바 현장 범인에 대한 '취조'가 시작된 것이었다.

장 영감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고개만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장 영감의 팔을 잡아끌면서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 할아버지 이거, 좋게 끝내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따라와요!"

여자의 팔 힘은 생각보다 무척 셌다. 장 영감은, 그런 그녀의 팔 힘을 감당해내지 못해서 개처럼 질질 끌려갔다. 그때였다.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뭐해?"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놀란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이 할아버지가 글쎄, 너 거기를 다 훔쳐보고 있었어"

"거기라니? 어디?"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그야말로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아무리 맹해도, 이렇게까지 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다 들 정도였다. 남자가, 화장실에 앉아있는 여자의 '거기'를 훔쳐봤다면, '거기'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거기… 그러니까… 다른 말로 표현해서… 하여간 '거기' 밖에 더 있겠는가?

그런데도,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말귀를 전혀, 못 알아먹고 있었다. 그러자 몸에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은 여자는, 장 영감을 의식해서인지, 직설적인 표현 대신에,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단번에 알 수 있게끔, 아주 적절한 표현을 썼다.

"우리가 여기 말고, 또, 코피 흘리는 데 있잖아???

바지를 입은 여자는, 무척이나 무안한 표정으로, 자신의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뭐!"

그때서야, 말 길을 알아들었는지,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놀란 얼굴로, 장 영감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데,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리를 내 뱉었다.

"할아버지 변태예요? 왜 남의 엉덩이를 훔쳐봐요? 아유~ 오줌만 누고 나오기, 천만다행이지"

바지를 입은 여자와 장 영감은, 청치마를 입은 여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키득키득 대며 웃기 시작했다.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지금 '거기'를 '앞'이 아닌, '뒤'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지를 입은 여자와 장 영감은, 그때서야, 그녀가 '치질'이 있어서 하혈(下血)을 한다는 걸, 알게 된 것이었다.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자신을 보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는, 두 사람을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뒤늦게 서야 상황 파악을 했는지, 이내 소리를 지르면서,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야? 지금!"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자, 바지를 입은 여자와 장 영감은 웃음을 뚝 그쳤다. 

"빨리 따라 오라니까요!"

바지를 입은 여자는, 자신의 실수를 얼른 무마하려고, 장 영감의 팔을 다시 잡아끌면서 말했다. 장 영감은, 있는 힘을 다해서 버텨보려고 했지만, 일흔을 넘긴 노인의 팔 힘으로는,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여자의 완력을 도저히 감당해낼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려고?"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그래도 화가 안 풀렸는지, 자기 친구를 차갑게 흘겨보면서 말했다.

"경찰서로 끌고 가야지"

장영감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래도 명색이, 6.25 참전 용사에다가, '바른 생활 실천 모임'의 명예 회원으로까지 등록이 되어 있는 몸인데, 경찰서에 가게되면, 망신을 당해도, 아주 개망신을 당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봐, 아가씨!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한 번만 봐 줘"

상황이 상황인지라, 장 영감은 자기도 모르게, 말문이 트였다. 그러면서, 두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다.

"가서 얘기해요"

"아가씨, 내가 잘못했다니까! 사실 내가, 보려고 본 게 아니라… 그냥 어쩌다가… 그래! 나도 오줌을 누려고, 여기서 기다리다가… 그래서 우연히 한 번, 본 것 뿐이야. 많이도 안 봤어. 잠깐 봤어, 잠깐!??

어떻게 해서든지, 경찰서에 끌려가는 일만큼은 없게 하려고 장 영감은,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장 영감이 그렇게 애원을 하면서 매달리자, 두 여자는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게 보였다.

"경찰서 가기 싫으면…"

청치마를 입은 여자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말을 꺼냈다. 장 영감은,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경찰서 가기 싫으면'이라는 말로, 여자가 운을 띄었기 때문이었다. 경찰서만 안 간다면, 걱정할 일이 없을 거 같았다. 하지만, 그건 장 영감의 성급한 판단이었다.

"들어가요"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다자고짜 이렇게 말했다. 장 영감은, 말뜻을 몰라서,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들어가라니? 어디? 집에?"

"저기요"

도저히 말귀를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여자가 가리키는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얼굴 가득히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다시 물었다. 

"저기는 왜? 나, 이제 오줌 안 마려운데… 나, 집에 가서 눠도 돼. 그럼!"

"들어가서, 내가 앉았던 자세하고 똑같이 하고 있어요. 바지, 복숭아 뼈 있는 데까지 다 내리고"

"뭐? 아니, 왜?"

"우리도, 할아버지 '거기' 한 번 보려고요"

청치마를 입은 여자 입에서, 참으로, 망측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장 영감은, 하도 민망하고, 해괴망측해서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아니, 늙은이 '거기'는 봐서 뭐 하려고???

"할아버지 꺼, 어떻게 생겼나, 한 번 보려고요"

청치마를 입은 여자는, 아주 당돌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친구는,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지, 옆에서 키득키득 대며, 웃고만 있었다.

"이봐, 아가씨. 내 꺼, 하나도 볼 게 없어요. 그냥, 쭈글쭈글하고, 말라비틀어진 게, 꼭 여름철 햇볕에다 바짝 말린, 무말랭이 같거든. 그러니까 정 보려거든, 거 왜, 기름지고, 탱탱한 젊은이들 꺼 보면 되잖아"

"그럼, 할 수 없네. 가요! 경찰서로!"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장 영감은, 화들짝 놀라며, 건물 밖으로 나가려던, 여자의 팔을 급히 잡아끌었다. 청치마를 입은 여자하고는, 도무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를 않았다.

"들어 갈 거예요, 말 거예요?"

"아, 알았어. 들어갈게"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어쩌면, 그 말이 그렇게도, 딱 들어맞는지 모를 일이었다. 장 영감은, 연신 쭈뼛, 쭈뼛거리며 화장실 계단을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거기 앉아서, 애국가 4절까지 부르고 나오세요. 목소리가 작아서, 제대로 안 들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죠?"

장 영감은,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도저히 바지를 내리고, 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계단 아래에 있는 여자들에게, 자신의 치부가 그대로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이건, 지뢰가 사방에 깔려 있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뢰밭을 뛰어가야 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뭐 해요? 빨리 안 하고!"

여자의 다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영감은, 눈을 꼭 감고서 바지를 풀어 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쪼그리고 앉아서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도 안 들려요! 더 크게 불러요! 더 크게!"

장 영감은, 벌써 지쳐있었다. 그래서, 자포자기 상태에서, 될 데로 되라는 식으로, 목청을 높여서 애국가를 불렀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장 영감이 지금, 목이 찢어져라 부르는 건, 노래가 아니라 발악이었다. 그건 사실이었다. 장 영감은, 애국가를 부르면서 여자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온 몸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장 영감이 이제 막, 3절을 부르려고 하는데,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뒤 이어서, 누군가가 화장실 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것이었다.

"장(張)가야! 얼른, 문 좀 열어봐! 얼른!"

화장실 밖에서, 박 영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영감은, 그때서야 비로소,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의 잔머리에 말려들어서, 동네 사람들한테 아주, 개망신을 당한 걸, 뒤늦게 서야 알았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추켜 입었다. 그리고는,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서,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다 그는 그만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두 여자의 모습은, 온 데 간데 없이 보이지 않고, 어림잡아도 족히 20-30명은 될 법한, 동네 사람들이 그냥, 떼로 몰려와 있기 때문이었다.

"장(張)가야! 너, 괜찮은 게냐? 응? 어여 문 좀 열어보라니까! 장(張)가야!"

박 영감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날… 장 영감은, 그 화장실 안에서, 몇 시간 동안 꼼짝도 못한 채, 그저 처량하게 쪼그리고, 앉아있어야만 했다.

음탕한 가족5화 - 마라톤 선수와 섹스의 함수관계 (1)

"아직까지 자는 거야?"

귀에 익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한참 깊은 잠에 빠져있던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실눈을 뜨고, 여자를 쳐다보았다. 남자 옆에는 최 여사가 다소곳하게 앉아있었다.

"언제 오셨어요?"

"지금 막 들어왔어"

"이제, 오시지 말라고 했잖아요? 저 이제, 정말 괜찮아요"

"제도가 이렇게 아픈 걸 아는데, 어떻게 안 와? 아참! 아직 밥 안 먹었지? 내가 제도 주려고, 전복 죽 끓여왔어??

최 여사는, 정성스럽게 싼 보자기를 풀어서, 유리로 된 작고 아담한 그릇 하나를 꺼냈다. 

"이거, 식기 전에 빨리 먹어. 내가, 이거 만드느라고, 새벽잠을 다 설쳤어"

아닌 게 아니라, 최 여사는 정말로, 이 전복 죽을 끓이기 위해서, 이른 새벽부터 일어났다. 그리고, 자식이 끓여 달라는 국은 안 끓여주고, 엄한 남자한테 먹일, 전복 죽만 끓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제가 먹을 테니까, 그냥 놔두세요"

"아이~ 내가 먹여줄게"

최 여사는, 코에 바람 들어간 목소리까지 내면서, 남자에게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남자가, 계속 부담스러워하면서, 안절부절못하는데도 그녀는, 굳이 숟가락으로, 죽을 떠 먹여 주려는 것이었다.

남자는, 모 대학에서, 마라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장래가 유망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는 사람이었다. 그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자기 목표를 향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주 성실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최 여사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악몽의 시작이었다.

전국 체전을 한달 여 앞둔, 어느 날 아침… 그는, 평소와 달리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약수터까지, 가볍게 조깅을 하며, 체전 출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약수터에 들러서 잠깐 몸을 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다가 그만, 빗 길에 발이 미끄러져서, 넘어지고 만 것이었다. 그는, 발목을 삐어서 무척이나 괴로워하고 있었다. 부상이 생각보다 심해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끙끙 앓고만 있었다. 

그때, 옆집에 사는, 상태 엄마와 배드민턴을 치러, 약수터에 왔던 최 여사가 그를 보게 된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 어린 남자라면, 오금부터 저리는 최 여사가, 그를 못 본체 했을 리가 없었다.

그를 부축해서 집까지 바래다주고, 얼음찜질까지 해 주면서 극진한 간호를 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최 여사는, 그에게 점점 더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외모가, 여자들에게 호감을 살만큼 잘 생긴 건 아니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어딘가 모르게 좀, 모자라 보이고, 우스꽝스럽게 생겼다고 말하는 게, 더 적당한 표현일 것 같다.

그런데도, 그런 그에게, 최 여사가 호감을 가진 것은, 순전히 다른 데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라톤 선수… 그랬다. 최 여사는, 그가 마라톤 선수라는 것에 많은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마라톤이란 게, 어떤 운동인가? 두 시간이 넘도록, 그냥, 죽자살자 계속 뛰어야 하는, 운동이 아닌가?

그러면서,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가,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속도를 좀 더 내고,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는, 또, 무작정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잘 조절하면서 뛰어야 하는 운동이, 마라톤인 것이다.

그러다가, 결승선이 눈에 보이면, 사력을 다해서 스퍼트를 올려야한다. 그냥, 죽을힘을 다해서 뛰어야 하는 것이다.

마라톤이란 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그래서, 혼자서 하는 운동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운동인 것이다. 어떤 경쟁자도 없이, 선수 혼자서만 뛴다면, 기록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마라톤을 섹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니, '어떤 사람들'이라고 막연하게, 표현할 필요도 없다. 바로, 최 여사가,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최 여사는, 그에게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까지, 그와 잠자리를 못 해 봐서, 그의 실력이나 가능성을 테스트해 보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최소한, 30분 정도는 너끈히, 버틸 것 같았다. 

사실, 어차피 서로, 비교 대상도 안 되지만, 그녀의 남편인 장 부장을 그와 비교한다면… 그가 한발로 뛰고, 장 부장이 자신의 애물단지까지 합쳐서, 세 다리로 뛴다고 해도, 게임이 안 될 것만 같았다. 모르긴 몰라도, 장 부장은 분명히, 얼마 뛰지도 못하고서, 바로, 기권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입을 크게 벌려야지. 안 그러니까, 자꾸 이렇게 흘리잖아"

최 여사는, 일부러 남자의 허벅지 위에다, 죽을 조금 떨어트렸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혀로 핥아먹기 시작했다. 

"아유~ 이 아까운 걸, 자꾸 흘리면 안 되는데…"

최 여사는 지금, 영락없이 애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무척 당황하면서 몸을 자꾸만 뒤척였다.

"왜, 왜 이러세요?"

"가만히 좀 있어봐. 이게 너무 아까워서 그래"

최 여사는, 고도로 발달된 자신의 혀를, 뱀처럼 계속 낼름거리면서, 점점 사타구니 쪽으로, 기어올라갔다. 그 모습은, 마치, 지뢰 탐지기가, 지뢰를 찾기 위해서, 땅의 여기저기를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최 여사는, 자신의 혀에 대해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혀를 축축하게 몇 번 굴려서, 안 넘어온 남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탁소, 홍씨의 막내아들이 그랬고, 사거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키 큰 청년이 그랬다. 

어떻게 보면, 최 여사에게 이 기술은, '비밀병기'라고 할 수 있었다. 야구에서 투수들이, '포크볼'이나 '슬라이더'를 구사하다가,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체인지업'이나 '업 슛' 등으로, 타자를 삼진 아웃 처리하는 것처럼, 최 여사도, 이 기술을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고는 했었다.

그렇다보니, 최 여사는, 이 기술을 더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 꾸준히 훈련을 하곤 했는데, 방법은 다름 아닌, '자위'를 할 때마다 자신의 혀로, 자신의 유두를 애무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위'를 할 때면, 고압전선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온 몸이 짜릿, 짜릿하면서, 사우나가 아니라, 마치, 용광로에 들어앉은 것처럼 몸이 아주 뜨거워지곤 했었다.

그런데… 최 여사가, 그런 비밀 병기를 벌써부터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몸이 달아있다는 증거였다. 다른 때 같으면, 잘 빠지고 매끈한, 자신의 속살을 살짝살짝 보여주거나, 아니면, 부드러운 손길로, 남자들의 목이나 가슴 등을, 감미롭게 터치하면서, 천천히 유혹을 했을 텐데 말이었다.

"아~ 아줌마, 기분이 이상해요"

남자가, 무척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말했다. 그러자 최 여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남자가, 이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렇지! 니가 안 넘어오고 배겨… 자, 이제 천천히 달려봐. 한 시간도 좋고, 두 시간이면 더더욱 좋으니까, 빨리 달려보라고!'

최 여사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남자가 입고 있던 반바지를 천천히 벗겨 내렸다. 그러자, 남자도, 더 이상은 거부를 하지 않고, 얌전히 누워 있었다. 마치, 엄마가, 자신의 바지를 벗겨주는 건 줄 알고,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었다.

음탕한 가족6화 - 마라톤 선수와 섹스의 함수관계 (2)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어린이처럼, 남자는 아주 얌전하게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 말까?"

최 여사가,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엉뚱한 말을 꺼냈다. 남자의 속을 떠보는 동시에, 그의 애간장을, 녹이려는 수작이었다.

"네?"

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깜짝 놀란 얼굴로, 최 여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엔, 초조함과 함께 조바심이 아주 진하게, 배어 있었다.

"갑자기 왜 그래요? 제가 뭐 잘못한 거라도?"

"아니… 제도가,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아서…"

최 여사는, 입을 쫑긋거리며 투정을 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이러다 정말,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심,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아, 아니에요. 그런 건 아니에요"

남자는, 생각보다 무척 순진했다. 아니, 남자가 순진한 게 아니라, 최 여사가 남자를 다룰 줄 아는 것이었다.

"그래? 그럼, 내가 시키는 데로 할거지?"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다 할 게요"

남자는, 안달이 나 있었다. 최 여사는, 그런 남자를,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천천히 그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그러자, 빳빳하게 선 그의 성기가, 용수철처럼 발딱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예의바르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최 여사는, 그걸 입 속에 넣고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게 눈에 띄었다. 

"이게 뭐야?"

최 여사는, 남자의, 성기 한쪽에 달라 붙어있는, 손톱 만한 크기의 아주 작은, 물질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 물질은, 아무래도 휴지처럼 보였다.

"왜, 왜요? 뭐, 뭐가 있어요?"

가뜩이나 긴장을 해서,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던 남자는, 이제 말까지 더듬고 있었다. 

최 여사는, 그 물체를 조심스럽게 뜯어내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살살 비벼보았다. 예상대로 그 물체는, 휴지였다. 아무래도 남자는, 혼자 '그 짓'을 하고 나서, 휴지로 닦아내다가, 파편을 흘린 것 같았다. 

'어머, 다릴 다쳐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새끼가, 딸딸이는 또, 어떻게 쳤어?'

최 여사는, 무언가에 젖어서, 색깔이 누렇게 변해버린, 그 휴지를 만지작거리며,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휴지 파편을 봐서 그런지, 남자의 성기를 입에 넣고 싶다는, 생각이 싹, 없어졌다.

사실, 최 여사는, 동네에서, 무척 깔끔한 사람으로, 소문이 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누렇게 색이 바랜, 휴지 파편이 남자의 거시기에, 붙어있는 걸 봤으니, 그걸 입 속에 넣을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약식 절차하고, 바로, 본 게임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반듯하게 누워 봐!"

무안해서, 계속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를 쳐다보며, 최 여사가 명령조로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이내 시키는 대로, 반듯하게 누웠다.

"이제부터는, 혼자서, 그런 짓 하지 말고, 차라리 나한테 전화를 해. 그럼, 내가 더 재미있게 해 줄 테니까…"

최 여사는, 부드러운 말로, 남자를 타이르면서, 그의 몸 위에 사뿐히 걸터앉았다. 운동을 하는 사람의 몸이라 그런지, 남자의 하체는, 생각보다 무척 단단했다.

최 여사는, 그런 남자의 하체에 자신의 엉덩이를 가볍게 비벼대면서, 무척이나, 황홀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남자가, 거리로 따지자면, 10km 정도는 너끈히 뛸 것만 같았다.

10km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족히 40여 분은 되었다. 40여 분이면 최 여사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남편인, 장 부장은, 평균 주행 시간이, 5분을 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 확실히, 느낌부터가 틀려'

남자의 볼트를, 자신의 너트에 천천히 끼우면서, 최 여사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열 댓 명의 남자와 서로 결합을 해 봤지만, 이렇게까지, 매끄럽게 결합이 되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확실히, 남자의 볼트는, 반질반질하게 기름칠을 한 것처럼,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그러면서도 냉장고 속에다 얼려둔, 프랑크 햄처럼, 아주 단단하기도 했다.

최 여사는, 남자의 배 위에서 쉴새없이, '맛세이'를 찍었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의 경지에 이르러서인지, '삑사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러자, 남자의 눈동자가, 당구공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제도가 나 좀, 즐겁게 해 줘"

두 사람은, 급히, 자세를 바꿨다. 이제 종목이 '당구'에서 '승마'로 바뀌어 있었다. 최 여사가,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말이 되고, 남자가 바로, 그 뒤에 앉아서, 기수가 된 것이었다.

남자는, 서툴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말을 몰았다. 하지만, 최 여사는, 미친 듯이 달리고 싶었다. 

"뭐 해? 더 빨리 좀, 못 해?"

참다 못한 최 여사가, 남자를 재촉했다. 그러자, 남자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금 전하고, 별반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왜 그래? 더 빨리 좀, 해 보라니까!"

남자는, 사력을 다 해서, 속도를 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최 여사가 느끼기에는, 도무지 느낌이 오지를 않았다. 마라톤으로 표현하자면, 지금, 뛰고 있는 건지, 걷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경기가 이렇다 보니, 최 여사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주행 시간은 긴데, 주행 속도가 너무 느렸다.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섹스라는 게, 주행 시간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상대 여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밀고 당기는 힘의 강약 조절과 템포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남자는, 이런 모든 요소들을 무시한 채, 계속 주행 시간에만 집착하면서 천천히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차라리 걷고 있다고 말하는 게 더 적당할 것 같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 여사가 짜증이 날 만도 했다. 이건, 놀이 공원에 와서, 무척 스릴 넘치는 기구인 줄 알고 탔더니. 코흘리개 애들이나 탈 정도로, 아주 시시하고 밋밋한… 그런 놀이기구였으니 말이다.

"야! 너, 그딴 식으로 하려면, 빼!"

결국, 최 여사가,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화를 냈다. 그러자 남자도 풀이 죽어서, 몸체를 분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방문이 확 열리면서, 한 남자가 대뜸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불쑥 들이밀었다.

"야! 박 제도! 너, 아직까지 자는 거야?"

고개를 들이민 남자의 시선은, 여지없이 알몸으로 한데 뒤엉켜 있는, 두 남녀에게 꽂혔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가, 감독님!"

남자는 급히 최 여사의 몸에서 떨어지더니 정신없이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최 여사는, 그럴 경황이 없어서, 이불로 급히 몸을 가렸다.

감독이라는 사람은, 두 사람의 움직임을 태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뻔뻔스러울 정도로 아주 침착하게, 말을 내 뱉기 시작했다.

"너 인마, 마라톤 할거야? 안 할 거야?"

"죄송합니다. 감독님"

남자는, 어느 새, 그 감독이라는 사람 앞으로 뛰어가서,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그런데 그 감독이라는 사람이 최 여사를 아주 황당하게 만드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너 인마 마라톤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아? 내가 몇 번 말했어? 너처럼 '경보(競步)'하다가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꾼 애들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최 여사는 순간, 눈앞이 노래지면서, 현기증이 났다. 남자가, 지구력은 있는데, 스피드나 순발력이 없었던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최 여사는 참으로 어이가 없어서,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다 감독이라는 사람하고 서로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최 여사에게 넌지시 윙크를 하며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최 여사는, 그 사람을 쳐다보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뻘 짓거리 할 생각 말고, 너도 쟤처럼, 그냥, 딸딸이나 쳐! 이 새끼야! '

음탕한 가족7화 - 누나는 3만원짜리 여자였다 (1)

'부스럭, 부스럭'

결정적인 단서를 찾기 위해, 용의자의 집에서, 가택 수사를 벌이고 있는 형사처럼, 상하는 지금 동생 건태의 방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상하가, 건태의 방을 뒤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요즘 들어 건태의 행동이, 무척이나 수상할 뿐만 아니라 여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육감'이라고나 할까? 하여간, 그 육감이 무척이나 안 좋아서였다.

편의점에서, 심야 시간대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놈이, 매일, 꼭지가 '팽' 돌 정도로, 술에 취해서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일을 하러 나갈 때도 꼭, 다림질이 말끔히 된 정장만 입고 나가는 것도 그랬다.

상하는, 무척이나 긴장한 얼굴로, 건태의 '마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천천히 빼냈다. 그런데, 지갑이 생각보다, 아주 묵직하고 두툼해 보였다.

첫 느낌부터가 안 좋았다. 지갑의, 두께나 무게로 봤을 때, 만원짜리 지폐가 적어도, 백 장은 넘게 들어있을 것만 같았다. 백 만원이면, 편의점에서, 한달 동안 꼬박, '날 밤'에 '코피까지 쏟아야' 그나마 벌까 말까한, 아주 큰, 돈이었다.

'쏴아아'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소리가, 다른 때와는 달리, 무척이나 크게 들리고 있었다. 건태는, 상하가 지금, 자신의 방을 뒤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는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즐겁게 샤워를 하고 있었다.

상하는,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봤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지갑 속에는, 빳빳한 만원 권 지폐가, 어림잡아서, 백 장도 훨씬 넘게, 빽빽이 들어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지갑 한 쪽에는, 수 십장의 명함들이 들어있었는데, 거기에 적힌 이름들은 하나같이 모두, 여자 이름들 뿐이었다.

"이 새끼, 이거 혹시… 너 오늘, 죽었어"

상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라서, 급히 방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욕실 문을 와락 열어제쳤다.

"야! 이 새끼야! 너, 이 돈하고, 명함들… 이거 다 어디서 난 거야?"

상하는, 손에 든 지갑을 흔들어 보이며, 금방이라도 건태를 잡아먹을 것처럼, 사납게 다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머리에 샴푸를 잔뜩 묻힌 건태가, 잠시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내 질렀다.

"아, 시팔… 왜, 남의 지갑에 손을 대?"

"이거 다, 어디서 났냐고!"

상하와 건태는, 서로 한 치도 물러섬 없이, 소리를 있는 대로 질러대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친남매 지간이라고는 해도, 둘 다, 나이 스물이 넘은 처녀와 청년일진대, 건태는 알몸으로, 태연하게 말을 받고, 상하는 또, 대수롭지 않게 그걸 쳐다보면서,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보다 여자 쪽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는 것이다. 상하는, 건태의 알몸을 쳐다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조금씩 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태의 알몸을 보면서 지금처럼 이렇게 이상한 감정에 휩싸이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건태는 어느 새 훌쩍 어른이 되어 있었다. 누나인 자기가 봐도 성적 충동이 막 생길 정도로 아주 다부진 체격과 매력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빨리 내 놔!"

건태는, 마치, 무슨 연장처럼 생긴 성기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상하의 손에 들린 지갑을, 확 빼앗아 버렸다. 

"너, 요즘… 이상한 데 다니지?"

자신의 머리 속에, 꽉 차 있는, 아주 위험하고도, 무서운 상상들… 상하는, 그런 상상들을, 머리 속에서 비워버리려고, 일부러 공격적인 말투로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건태는 인상을 잔뜩 구기면서,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이상한 데? 어디?"

"호스트 바 같은데 말이야"

머리 위를 온통 뒤덮고 있던 샴푸 거품들을, 손가락 끝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던 건태가 갑자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막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주 당당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래! 나 요즘 '호스트 바' 다닌다. 왜?"

"뭐?"

상하는, 하도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서, 말이 다 나오지를 않았다. 건태가 이제는 정말로, 어른이 다 된 것 같았다. 자신이, 얼굴에 인상만 한 번 써도, 지레 겁을 먹었던 건태가, 이제는 누나까지, 아주 하찮게 보고 있으니 말이었다.

"엄마가, 너 이런 거, 다 알고 있어?"

상하는, 어떻게 보면, 건태의 허를 단숨에 찌를 수 있는 말을, 아주 차분하게 내뱉었다. 하지만, 그렇게 무서워하던 '누나'를, 아주 하찮게 보는 놈이, '엄마'라고 해서,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

"왜? 엄마한테 말하려고? 말해. 나도 너, '업소' 나가는 거, 다 말할 테니까"

더 이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건태는,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누나인 상하가, '단란 주점'에 나간다는 사실까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하는,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건태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였다. 아주 천연덕스럽게 휘파람까지 불어대면서, 샤워기 쪽으로 걸어가던 건태가 갑자기 지갑을 '착' 펼치더니, 만원 짜리 지폐를 한 뭉치 꺼내서, 상하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이거 가지고, 옷이나 한 벌 사 입어"

정말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돈, 만원만 달라고 떼를 쓰던 건태가, 이제는 옷을 사 입으라며, 지폐를 들이미니 말이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상하가, 자기도 모르게 그 돈을 넙죽 받아서 얼른 브레지어 속에 집어넣은 것이었다. 

'습관이 무섭다'라는 말이 이래서 있는 것 같았다. 상하는, 동생이 준 돈을 그만, '팁'으로 잘못 알고서, 무의식적으로 급히, 받아 챙긴 것이었다.

"돈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하고…"

건태는, 양아치 새끼처럼 건들, 건들거리면서, 이렇게 말하고는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에,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상하는 그런 건태를 보면서 그가, 자신의 동생이 아니라 마치, '기둥서방'인 것 같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왜 그렇게 서 있어?"

머리를 한참 감고있던 건태가, 상하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상하가 안절부절못하면서, 주위를 한 번 두리번거리더니 이렇게 대답을 했다.

"나한테 뭐 시킬 거 있나 해서?"

참 우스운 일이었다. 돈 몇 푼 때문에 그런 건지, 아니면 자신이 '업소에 나간다'는 비밀을, 건태가 알고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상하는 어느 새, 그의 '몸종'이 다,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음탕한 가족8화 - 누나는 3만원짜리 여자였다 (2)

"라면이나 하나 끓여 줘"

건태는 눈에 샴푸가 들어갔는지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계란 넣을까?"

"두 개"

"알았어. 내가, 맛있게 끓여줄게"

새색시가 따로 없었다. 상하는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가스 레인지 위에 물을 올려놓고, 파를 '송송' 썰기 시작했다.

어느 새 냄비 안에서는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상하는 냄비에다 라면을 넣고 나서, 계란과 파를 차례대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금세 맛있는 냄새가 주방 안에 가득 번졌다.

상하는, 냄비 뚜껑을 열었다. 냄비 안에서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을 것만 같은 라면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누나! 이리 좀 와 봐!"

상하가, 이제 막 가스 불을 끄려고 하는데, 욕실에서 건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하는, 불을 끄려다 말고, 욕실로 급히 뛰어갔다.

"왜?"

"이걸로 등에 비누칠 좀 해 줘"

건태는, 비누 거품이 잔뜩 묻어있는, '때 타월'을 내밀면서 말했다. 상하는 그걸 받으려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욕실 바닥에 놓여 있던 비누를 미처 보지 못하고 그걸 그만, 밟아버린 것이었다.

"어, 엄마!"

상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그대로 바닥에 나자빠졌다. 그 바람에, 입고 있던 옷과 머리도 온통 물에 젖어버렸다.

"비누를 이렇게, 아무 데나 놓으면 어떡해? 큰 일 날 뻔했잖아!"

상하는, 자기도 모르게 화를 냈다. 머리도 머리지만, 옷이 죄다 비눗물에 젖어서, 당장 갈아입어야만 될 것 같았다.

"아직 멀었어?"

"왜?"

"옷하고 머리가, 이렇게 다 젖었잖아? 머리 감고, 옷도 갈아입어야지"

상하는 발목을 좀 삐었는지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말했다. 그러자 얼굴에 묻은 물기를, 손으로 닦아내던 건태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꾸했다.

"그럼, 해"

"넌 다 했어?"

"아니"

"그럼, 빨리 하고 나가"

"뭘 나가? 같이 하면 되지"

"뭐?"

상하는, 화들짝 놀라며, 건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건태가 지금 농담을 한 번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건태는,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뭐 어때? 생판 모르는 사람들하고도 같이 하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2차를 나가서 이름과 나이 그리고 직업까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런 남자들하고 수도 없이 샤워를 같이 하곤 했었다. 그러면서도,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건태 말처럼,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20년을 넘게 같이 자라 온, 친남매 지간인데도 오히려 그렇게, 생판 모르는 사람들보다 더 부끄럽고,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누나는… 그런 적, 한 번도 없나 보지?"

거울 앞에 서서, 온갖 인상을 다 써가며, 손으로 코털을 뽑아내던 건태는, 상하의 속을 슬쩍 한 번, 떠보았다. 아니, 그건 떠본 게 아니라, 조롱하는 말투처럼 들렸다.

"어디? 등에 비누칠 해 달라고?"

상하는, 일부러 대답을 회피해 버리고, 얼른 딴 말을 해 버렸다. 어떻게 보면, 그건 현명한 판단이었다. 건태의 질문에 'Yes'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No'라고 말하기도 그랬으니까 말이었다.

때타월을 받아 든 상하는, 건태의 등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건태는, 뭐가 그렇게도 재미있는지 연신, 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

"누나! 옷에, 비누가 다 튀잖아?"

"괜찮아. 어차피 다, 빨 건데 뭐…"

"왜? 옷을 벗으면… 내가, 어떻게 하기라도 할까봐? 그래서, 안 벗는 거야?"

상하는, 건태의 그런 말들이 무척이나 신경에 거슬렸다. 자꾸만 자기를 놀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옷을 훌렁, 훌렁 벗어 내리기 시작했다.

비눗물에 젖은 티셔츠며 반바지 그리고,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다 벗어 내렸다. 상하의 몸은 금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어있었다.

상하가,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어 내리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건태는, '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상하가 마지막 남은 팬티까지 다 벗어버리고 살이 오를 대로 오른 알몸을 드러내자 그때서야 더 이상은 못 보겠는지 얼른 눈을 돌려버렸다.

아마도 건태는, 누나의 어릴 적 모습만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런 옛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엄마 젖보다 더 커져있는 가슴과 아래 부분에 검은 체모들까지 무수히 자란 처녀의 알몸이 갑자기 '탁' 나타났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놀랬겠는가?

"이제 됐지?"

이제는, 전세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건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고 반면에 상하는 '볼 테면 봐라' 라는 식으로, 다리를 '착' 벌린 채 열심히 비누칠을 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낯설은 광경이었다. 두 사람이 자매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형제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제 둘 다 어른이 돼 버린 남매 사이였고 그런 그들이 옷을 다 벗어버린 채 마치, 연인이나 부부사이처럼 목욕을 하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일 만도 했다. 

차라리 두 사람이 친남매 사이가 아니라 남남 지간이었다면 그렇게까지 낯설거나 야릇해 보이지는 않을 것만 같았다.

"누, 누나, 이제 됐으니까, 그만해"

아직, 비누칠을 다 하지도 않았는데, 건태가 갑자기, 몸을 급히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다. 

"가만히 좀 있어 봐. 아직 다, 안 했어"

"아, 아냐. 정말 다 됐다니까"

건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몸에 묻어있는 비누 거품들을 샤워기로 부랴부랴 씻어내기 시작했다. 

그런 건태를 보면서 상하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건태가 무척 당황하고 있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상하는, 때 타월을 들고 비누칠을 해주면서 일부러 자신의 양쪽 두 가슴을 건태의 어깨에 살짝, 살짝 비벼댔는데 보기보다 순해 터진 그가 지레 겁을 먹고 자리를 얼른 피해 버린 것이었다.

"누나, 거기 수건…"

샤워를 다 끝내고 나서 상하를 쳐다보며 무슨 말인가를 꺼내려던 건태가 갑자기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하면서 계속 안절부절못했다. 

상하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구석에 놓인 샴푸를 집으려고, 상체를 길게 숙였는데 그 뒤에 서 있던 건태가 그만 그녀의 '좍' 갈라진 엉덩이 사이를 적나라하게 보고만 것이었다.

"뭐? 수건 달라고?"

"아, 아니! 됐어! 내, 내가 꺼낼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건태는, 시선을 화장 서랍 쪽에만 고정시킨 채 걸어오더니 거기에서 수건을 하나 꺼내 들고는 급히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런 건태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상하는 무척이나 아쉬운 표정으로 한숨을 한 번 길게 내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저런 등신 같은 새끼… 할아버지처럼 그냥 눈 딱 감고 큰 일 한 번 내고 갈 것이지…"

음탕한 가족9화 - 누나는 3만원짜리 여자였다 (3)

샤워를 마치고 난 상하는 브래지어와 팬티 그리고 옷가지들을 세탁기 안에 넣고서 거실로 나왔다.

건태는 벌써 말끔하게 옷을 차려 입은 채 외출 아니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나가게?"

"응? 응…"

건태는 상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건성으로 대꾸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하가 알몸으로, 그의 앞에 '턱'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 일이나 제대로 하는 거냐?"

"뭐?"

"그렇게 숫기가 없어 가지고, 여자 손님들, 제대로 접대나 하냐고?"

"아, 시팔… 누나나 잘 해. 아무 새끼 앞에서나 그렇게 옷 홀랑홀랑 벗어 던지지 말고…"

말은 그렇게, 퉁명스럽게 하고 있지만 건태는, 자신의 누나가 여러 남자들 앞에서 옷을 벗어 내리는 것이 내심 싫은 모양이었다.

"뭐 해? 빨리 가서, 옷 입지 않고?"

건태는, 인상을 잔뜩 구기면서 짜증을 냈다. 그러자 상하도 슬슬 부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벗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 소리야? 나더러 벗으라고 한 게 누군데? 누군데? 말해봐!"

상하는 건태의 가슴을 손으로 막 밀치면서 대거리를 쳤다. 그러자 건태는 말문이 막혔는지 애꿎은 걸레를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러댔다.

"시팔… 누가 진짜로, 벗을 줄 알았어? 그리고 벗으란다고 진짜로 벗냐?"

참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상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건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건태가 자신을 가지고 논 것 같아서 아주 불쾌하고 약이 바짝 바짝 오르기까지 했다.

상하는 건태의 버릇을 고쳐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버릇을 고쳐놓지 않으면 누나를 아주 우습게 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딩동! 딩동!'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기라도 하려는 듯 초인종 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신경전을 벌이면서 인터폰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딩동! 딩동!'

이제는 초인종 소리가 아주 신경질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 아무 말 없이 건태를 노려보고 있던 상하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인터폰을 들었다.

"누구세요?"

"빨리 문 안 열고 뭐 해?"

최 여사였다. 밖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일까? 최 여사는 화가 아주 단단히 나 있었다. 그런 최 여사의 기분 상태를 안 상하는 벨을 눌러서 현관문을 열어주고는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뭐 하는데 이렇게 문을 빨리 안 열어!"

최 여사는,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온갖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내고 있었다. 건태는 그런 최 여사의 짜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구두를 신고 있었다.

"너 어디 가?"

이제 화살이, 건태에게 꽂히려고 하는 것 같았다. 최 여사는 건태의 옷차림과 머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마치 시비를 걸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말을 꺼냈다.

"어디 가긴 어디 가? 아르바이트 하러 가지"

"아르바이트 좋아하네. 너 요즘 엄마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그치?"

두 사람의 대화는 더 이상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가 아니었다. 그건 형사가 용의자를 심문할 때 하는 대화이거나 아니면 뭔가를 훔치다가 걸린 사람을 쥐 잡듯이 몰아세우고 있는 그런 식의 삭막한, 대화였던 것이다.

"아, 시팔… 숨기긴 뭘 숨겨?"

"너, 바른 대로 말 안 해?"

건태는 하도 짜증이 나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오죽하면 누나한테 그런 것처럼 최 여사한테도 돈을 좀 쥐어주며 '옷이라도 한 벌 사 입어라'라면서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려는 생각을 다 하고 있을까?

반면에 최 여사는 '마라톤' 아니, '경보' 선수와 감독 때문에 기분이 완전히 잡쳐버린 분풀이를 아무에게나 하고 싶었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흠, 흠… 이게 무슨 냄새야?"

그렇지 않아도 꼬투리를 하나라도 잡아서 화풀이를 실컷 하려고 혈안이 돼 있던 최 여사에게 결국 '건수' 하나가 생기고 말았다. 

"어머머 이것들이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주방 쪽으로 걸어가던 최 여사가 갑자기 소리를 버럭 내 질렀다. 가스 레인지 위에 놓여있던 냄비가 새까맣게 타 버려서 검은 연기를 모락모락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 건태에게 라면을 끓여주려던 상하가 그만 깜빡하고 가스 불을 안 끈 것이었다. 건태는 속으로 내심, 쾌재를 불렀다. 자기에게 꽂혔던 화살이 이제 누나에게로 바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거 누가 이래 놨어?"

최 여사는,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같은 흥분을 애써 억누르면서 차분하게 물었다. 그러자 건태는 대답 대신 고개를 한 번 까딱거리며 상하의 방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때였다. 자신에게 불어닥칠 화(禍)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상하가 아주 태연하게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최 여사에게 쪼르르 다가가서는 커다란 '쇼핑 백' 하나를 건네는 것이었다.

"엄마! 엄마가 지난번에 나한테 말한 거 내가 사 왔어"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상하에게 화를 막 낼 것 같던 최 여사가 쇼핑백을 받아들면서 안색이 '확'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한 번 해 본 소린데 뭐 하려고 진짜로 사와?"

최 여사의 목소리는 어느 새 아주 부드럽게 변해 버렸다. 뿐만 아니라,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얼굴 가득히 잔잔한 미소까지 머금으면서 아주 환하게 웃기까지 했다.

건태는 쇼핑백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슬쩍 한 번 물어보려고 했는데 최 여사가 그걸 들고서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쇼핑백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이미 알고 있을 상하는 무척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건태는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더해졌다. 그걸 알아내지 않고 그냥 나가면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신발을 벗고, 안방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그리고는 숨소리를 죽여가며 안방 문을 살며시 열어보았다. 그러다 건태는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최 여사가 지금 일본 포르노 테이프에서나 자주 보았던 분홍 토끼 복장을 한 채, 거울 앞에서 온갖 포즈를 다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온갖 깜찍한 표정과 포즈를 열심히 취하고 있는 최 여사를 쳐다보면서 건태는 와락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비애(悲哀)를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이 '섹스' 란 게, 무엇이길래?"

음탕한 가족10화 - 줘도 못 먹나? (1)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휴지통 위에 얼른 비벼 끈 장 부장은 급히 차도로 뛰어 내려갔다. 그가 타고 갈 버스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서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열 댓 명의 사람들이 버스 문 앞에 진을 치고서 서로 먼저 타려고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장 부장은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리면서 버스에 올라탔다. 사실 장 부장은 30여 분 전부터 여기 버스 정류장에 와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타고 갈 버스가 4번이나 왔었는데도 일부러 올라타지 않고 매번 그냥 보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버스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장 부장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많아서 무척 붐비는 차들만 골라서 타곤 했다. 그래야 자신의 유일한 취미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빨리 올라타세요! 빨리! 자, 이제 출발합니다!"

버스 기사는 고개를 앞으로 '쭉' 내밀어서, 백미러를 한 번 쳐다보더니 소리를 있는 대로 질러댔다. 문이 '꾸역꾸역' 닫히더니 이내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 부장은 사람들을 밀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취미 활동에 파트너가 되어 줄, '희생양'을 찾기 위해서였다.

고개를 '쭉' 빼고 여기저기를 훑어보던 장 부장의 눈이 갑자기 반짝거렸다. 오늘의 '희생양'을 찾은 것이었다. 장 부장의 눈동자에는 긴 '생 머리'에 아이보리 색 치마 정장을 입은 여자 한 명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안으로 좀 들어갈게요"

장 부장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곡예를 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을 손잡이 하나에 의지한 채, 여자를 향해서 필사적으로 기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여자의 얼굴과 몸이 점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자는 비록,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몸매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잘 다듬어진 몸매와, 버스 손잡이에 코가 닿을 정도로 큰 키… 거기에다가 아주 아담하게 솟아오른 가슴… 장 부장은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처럼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어? 저 새끼 뭐야?'

여자 바로 앞에까지 다가 와서 연인 사이로 보이는 두 남녀의 사이를 비집고 나오던 장 부장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한 명이 여자의 바로 뒤에서 몸을 바짝 밀착시킨 채, 우두커니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티나는 얼굴에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남자는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리면서 자신의 화살을 여자의 엉덩이 사이에 천천히 갖다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남자의 얼굴은 무척이나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장 부장은 한 눈에 남자를 파악할 수 있었다. 초보였던 것이다. 초보… 장 부장은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을 더듬어 보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로 바글거리던 버스 안에서, 장 부장은 앞에 서 있던 '파마 머리' 여자의 엉덩이에 자신의 화살을 무식하게 비벼댔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파마 머리' 여자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여자가 다름 아닌, 장 부장의 큰 누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날 저녁… 장 부장은 큰누나한테 죽도록 얻어맞았다. 그나마 큰누나가 엄마하고 아버지한테 고자질 안 한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었다. 그때가 장 부장에게는 '초보' 시절이었던 것이다.

'저 새끼를 어떻게 쫓아내나?'

장 부장은 주머니에 낀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가 손에 잡혔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쑤시게'였다. 저녁 때, 거래처 이 과장하고 '등심'을 먹고 나오면서, 습관적으로 주머니 속에 하나 넣고 나온 것이었다.

장 부장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남자의 옆에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버스가 얼마 흔들리지도 않는데 혼자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남자를 밀어내려고 바동거렸다.

하지만 남자는 예상한 것처럼 쉽게 물러서지를 않았다. 오히려 '적'의 기습에 맞서서 '성'을 방어하려고, 허벅지와 허리에다 더욱 더 힘을 주고 있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장 부장이, 젊은 남자를 상대로 해서 어떻게 힘으로 맞서겠는가? 

하는 수 없이 장 부장은, 주머니에서 천천히 '이쑤시게'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인정사정보지 않고 남자의 허벅지에다가 그냥 '침'을 놔 버렸다.

그러자 남자가 일순간에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서 몸을 얼른 뒤로 뺐다. 그리고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비명소리를 '꾸역꾸역' 막기 시작했다. 

장 부장은 그런 남자의 얼굴에, 다시 한 번 '이쑤시게'를 들이밀었다. 그걸 보자마자 남자의 얼굴은 금새 사색으로 변해 버렸다.

장 부장은 무척이나 의기양양한 얼굴로 남자를 매섭게 노려보면서 고개를 한 번 까딱거려 보였다. 빨리 꺼지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장 부장을 쳐다보고는, 사람들 속을 헤집고 출입문 쪽으로 나가버렸다.

이제 여자의 엉덩이 뒤는 '텅' 비어있었다. 장 부장은 개선 장군의 심정으로, 그 자리에 떡 하니 버티고 섰다. 장 부장의 눈 아래로, 여자의 먹음직스런 엉덩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양쪽으로 '톡' 튀어나온 여자의 엉덩이는 그야말로, 식욕을 북돋우고 있었다. 장 부장은 갑자기 '여자가 어떤 색깔의 팬티를 입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얀 색? 분홍 색? 아니면… 검은 색?'

이보다 더 행복한 상상이 없을 것만 같았다. 장 부장은 그런 상상을 하면서, '이 여자가 하얀 색 팬티를 입고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은근히 하고 있었다. 

장 부장은 개인적으로 '하얀 색 팬티'를 입은 여자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뭐랄까? 왠지 '청결하면서도 여성스러워 보인다' 고나 할까? 그래서 장 부장의 아내인 최 여사 속옷이 대부분 하얀 색 인지도 몰랐다.

여자는 버스가 무척 흔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버스 손잡이를 부여잡고 또, 한 손으로는 책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남자는 원래 똑똑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일까? 여자가 지금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책은, 온통 영어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 '영문 판' 잡지였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까 여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장 부장은 방망이질 치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천천히 여자의 엉덩이에 살을 밀착시켰다. 

여자의 엉덩이는 생각보다 무척 탄력적이고 푹신푹신했다. 마치, 사람의 '살'이 아니라 부드러운 '고무'나, 솜을 잔뜩 집어넣은 '쿠션' 에 몸을 대고 있는 느낌이었다.

장 부장은 그 느낌을 좀더 생생하게 느껴보기 위해서 천천히 손을 대 보았다. 탱탱하면서도 말랑말랑한 느낌이 손 끝에서 '찌리리' 하고 전해져 왔다. 

음탕한 가족11화 - 줘도 못 먹나? (2)

'우리 마누라도 젊었을 때는 이랬는데…'

장 부장은 손바닥으로, 여자의 엉덩이를 살살 비비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닌게 아니라, 장 부장의 아내인 최 여사도 처녀 시절에는, 보는 남자들마다 입맛을 다실 정도로 아주 육감적이면서도 매끄러운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장 부장이 최 여사를 처음 봤을 때 '바로, 이 여자다!'라고 생각한 것도, 그녀의 먹음직스러운 엉덩이에 반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저씨! 문 좀 열어주세요!"

버스가 서너 명의 사람들을 정류장에 내려주고, 다시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의자에 앉아서 내내 꾸벅꾸벅 졸고있던, 50대 여자가 뒤늦게 '후다닥' 뛰어나오며 소리를 질렀다.

"이제 나오면 어떡해요? 미리미리 좀 나와 있어야지"

버스 기사는 짜증을 내면서도 마지못해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여자는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 라고 하더니 장 부장의 시선이 어떻게 해서 그 여자의 엉덩이에 가 있는 것이었다. 순간 장 부장은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숟가락으로 긁으면 족히 서너 숟가락은 나올 정도로 화장을 짙게 한 그 여자의 엉덩이가 모처럼 만의 여흥을 산산이 깨버렸기 때문이었다.

여자의 신체 구조는 전형적인 '마름모' 형태여서, '다른 데는 안 보이고, 엉덩이만 보인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한 마디로 쉽게 표현하자면 '눈사람' 이었다.

여자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반대편 쪽으로 걸어갔다. 그 때문에 여자의 엉덩이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엉덩이 살이 금방이라도 바지를 찢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도 아니면 아래로 축 처진 엉덩이에서 '살덩어리'들이 한 움큼씩 바닥으로 '툭, 툭' 떨어져 내릴 것만 같았다.

장 부장은 벌레 씹은 얼굴을 하고서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엉덩이를 쳐다보았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여자인데도 차이가 많이 나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신(神)이 계신다면… 그야말로, 누구에게는 '축복'을 주고, 누구에게는 '저주'를 내린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버스에서 내린 여자와 비교가 되어서 그런 것일까? 장 부장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장 부장은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여자의 엉덩이에 몸을 바짝 밀착했다. 여자의 엉덩이는 무척이나 따뜻했다. 

그 엉덩이에 자신의 화살을 마구 비비며, 마찰을 시켜서 열을 더 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여자의 엉덩이에 체온을 높여주고 싶었다.

장 부장은 여자의 엉덩이에 조금이라도 더 파묻히고 싶어서 발뒤꿈치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리고 허리를 앞으로 '쑥' 들이밀었다.

그러자 장 부장의 화살이 여자의 엉덩이 사이에 깊숙이 꽂혀 버렸다. 장 부장은 그 화살을 빼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영원히 꽂아두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장 부장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장 부장은 지레 겁을 먹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어이, 아저씨! 밀지 좀 말아요!"

장 부장은 얼른 위기를 모면하려고 뒤에 서 있던 남자를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남자는 장 부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과를 했다. 그리고는 실눈을 떠서 창 밖을 한 번 내다보더니 이내 다시 손잡이를 잡은 손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버렸다.

장 부장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남자는 장 부장을 밀기는커녕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남자가 지금 장 부장 말에 장단을 맞춰줬으니 일단 변명거리는 하나 생긴 셈이었다.

여자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장 부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장 부장은 애써 태연한 척 하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도 여자는 고개를 돌릴 생각을 안 하고 계속 장 부장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에라, 시팔! 안 되겠다. 그냥 내려야지'

아직 내리려면 네다섯 정류장 정도가 더 남았는데도 장 부장은 급히 벨을 누르고 출입구 쪽으로 빠져나갔다. 

아무래도 여자가 트집을 잡아서 시비를 걸려고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버스 안에서 개망신을 당하느니 차라리 얼른 내려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버스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정류장에 가까이 온 모양이었다. 장 부장은 사람들 속을 비집고 나와서 출입문 바로 앞에 섰다.

'삐이이'

벨 소리가 들리면서 출입문이 열렸다. 장 부장은 문이 열리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뛰어내렸다. 이제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었다.

두세 명의 사람들을 토해 낸 버스가 다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를 보고 싶었다. 지금쯤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장 부장은 버스 안을 쳐다보았다. 이상하게 그녀 모습이 보이지를 않았다. 아무래도 사람들 틈 속에 묻혀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분명히 버스에 타고 있어야 할 여자가 장 부장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장 부장은 하도 놀래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아저씨! 저랑 얘기 좀 하실래요?"

여자는 버스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척이나 차가운 표정으로 장 부장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무, 무슨 얘기요?"

"일단 따라오세요"

여자는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한 마디를 내뱉고는 먼저 앞장을 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장 부장은 이런 와중에도 여자의 엉덩이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엉덩이 하나만큼은 죽여주는 여자였다.

"뭐 해요? 빨리 안 오고?"

여자가 몇 걸음 앞서서 걸어가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다보며 재촉을 했다. 그녀의 말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었다. 장 부장은 자기도 모르게 여자를 뒤쫓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저 년 저거 혹시, '기자' 아냐? 아니면 '꽃뱀'이던가?'

장 부장은 내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뭘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지금 또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따라가지 말까?… 아냐, 아냐… 혹시 누가 알아? 쟤가 큰 맘 먹고, 한 번 줄지…'

장 부장의 머리 속은 무척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는 여자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었고, 더군다나 서로 좋은 일로 만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시팔! 까짓 거… '도' 아니면, '모'다!"

장 부장이 여자의 엉덩이에 맛이 가기는 간 모양이었다. 원래 의심 많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서 웬만하면 안 따라갈 줄 알았는데, 지금 굳이 뒤따라가고 있으니 말이었다.

음탕한 가족12화 - 줘도 못 먹나? (3)

여자는 골목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골목 안은 가로등이 모두 꺼져있어서 무척이나 어둡고 음산했다. 그야말로, 금방이라도 뭐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장 부장은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리면서 여자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버스 정류장 근처에 '커피 숍'이나 '다방'이 있었는데도, 여자가 그냥 지나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여관'이나 '모텔'들도 있었다.

'저게 지금 어딜 가는 거지?'

장 부장은 슬며시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돌아가려는 생각도 안 해 본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호기심이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살다보면… 그런 경험을 종종 할 때가 있다. 뭔가를 할 때… 왠지 두려우면서도, 그걸 하지 않고는 도저히 직성이 안 풀려서 기어이 해야만 하는, 그런 경험 말이다.

장 부장은 지금,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경험' 이라기보다는 '모험'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골목은 생각보다 무척 길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골목 안엔 오가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 골목길말고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어둡고 음산한 골목길 대신에 그 길로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냥 여기서 덮쳐 버릴까?'

장 부장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소가 너무 완벽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정말 오래간만에 '외식(外食)'도 한 번 해 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이런 골목길에서 '먹는 맛'은 뭐가 틀려도 틀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재료는 아주 싱싱하고, 값이 많이 나갈 것 같은, 그런 여자였다.

'콰당!'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골목길 안의 적막을 깼다. 그리고, 바닥에 자빠져 있는 장 부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여자를 덮치려고 걸음을 재촉하다가 돌부리에 발이 걸려서 넘어진 것이었다.

"아이, 시팔…"

장 부장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서, 두 손으로 무릎을 막 비벼대기 시작했다. 넘어질 때 무릎이 정통으로 돌부리에 찍혀서 통증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이었다.

장 부장은 슬슬 부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자기가 잘못해서 넘어진 건데도 괜히 여자한테 화풀이를 하고 싶어진 것이었다.

"아이, 시팔… 어디까지 가는 거요?"

장 부장의 목소리가, 골목 안에서 크게 울려 퍼졌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체념과 짜증이 잔뜩 묻어나고 있었다.

"이제 다 왔어요"

여자는 땅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장 부장을 빤히 쳐다보면서 아주 태연하게 대꾸를 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그를 부축해줄 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니 도대체 어디 가는 건데요?"

"따라와 보면 알아요"

"어딜 가는지 알아야, 따라가든 말든 할 거 아뇨?"

"왜요? 따라오기 싫어요?"

여자는 아주 차갑게 반문을 했다. 그녀의 행동은 쉽게 말해서, '배짱을 퉁기는' 그런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표정에서는 '따라오기 싫으면, 따라오지마'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색이 아주 역력했다.

여자가 그렇게 세게 나오자… 그렇지 않아도, 별명이 '새 가슴'인 장 부장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보같이 얼른 꼬리를 내려 버렸다.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요"

"그럼, 빨리 따라오기나 해요"

여자는 이렇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 부장은 행여 여자를 놓칠세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그 뒤를 급히 쫓아가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막 돌아선 여자는, 낡고 허름한 2층집의 대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집은 그리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은 편도 아니었다. 그저 소시민들이 살기에 적당한 그런 평범한 집이었다.

여자는 핸드백에서 열쇠를 꺼내더니 문을 열기 시작했다. 장 부장은 그녀의 뒤에서 연신 쭈뼛거리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들어오세요"

여자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 장 부장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여자를 따라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불이 켜져 있는 1층을 지나치더니, 2층으로 통하는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 부장은 빠른 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행여 1층에서 사람이 나오기라도 하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여자는 불이 꺼져 있는 2층의 현관문을 다시 열쇠로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스위치를 눌러서 불을 켰다. 

불이 켜지자 깜깜했던 방안이 금새 환해졌다. 여자는 소파 위에다 핸드백과 잡지책을 아무렇게나 던져놓더니,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주스를 다시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현관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장 부장은, 여자가 들어오라는 말을 끝내 하지 않자 할 수 없이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집이 참 아담하고 좋네요"

장 부장은 거실을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말했다. 그런데 여자가 아무 대꾸를 안 했다. 장 부장은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얼른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러다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여자가 버스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장 부장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러면서 옷을 하나, 하나씩 벗어 내리는 것이었다.

"뭐 해요? 빨리 안 벗고?"

여자는 어느 새, 마지막 남은 팬티 한 장을 천천히 끌어내리면서 아주 태연하게 말을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 부장은 하도 긴장이 돼서 다리가 다 후들, 후들 떨렸다.

"아, 아가씨! 왜, 왜 이래요?

장 부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그러면서 여자가 당장이라도 자기에게 달려들 것 같아서, 가슴을 졸이기까지 했다. 누가 '새 가슴' 아니랄까봐, 여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오니 겁을 먹은 것이었다. 

"아저씨! 저하고 약속 하나 해요"

여자가 자신의 발목 사이에 끼워져 있던, 하얀 색 'T 팬티'를 천천히 빼내면서 밑도 끝도 없이 이런 말을 꺼냈다. 장 부장은 순간, 무의식적으로 여자의 아랫도리를 쳐다보면서 반문을 했다.

"약속이요? 뭐, 뭔 데요?"

"내 몸을 지금 아저씨한테 허락할 테니까, 대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여자들의 몸을 더듬곤 했던 장 부장의 열정을 하늘이 알아준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선물'을 내려준 것만 같았다. 

"대신 뭐요?"

장 부장은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는, 여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여자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차가운 표정으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다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여자들 몸에 손대지 말아요! 만지는 사람들은 좋을 지 몰라도, 당하는 여자들은 얼마나 짜증나는 줄 알아요!"

도대체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장 부장은 넋 나간 사람처럼 여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자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면서 자신의 의지가 담긴 말들을 의미심장하게 늘어놓았다.

"두고봐요. 내가 이렇게 내 몸을 희생해서라도, 언젠가는 꼭 아저씨 같은 '치한'들을 다 뿌리뽑고 말 테니까… 아저씨, 약속 하는 거죠???

"네? 아, 네… 그럼요! 약속하고 말고요!"

딴 생각에 잠겨있던 장 부장은 자기도 모르게 얼른 대답을 해 버렸다. 그러자 여자가 장 부장의 손을 살며시 잡더니, 천천히 자신의 가슴에 갖다대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때 같았으면, 오줌부터 '찔끔' 저렸을 장 부장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자신의 두 손이 여자의 가슴에 살포시 얹혀져 있는데도, 도무지 느낌이 없었다.

아니, 느낌은커녕 걱정만 앞서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여자가 약간 '맛이 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미친 년'을 먹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다는 말…

장 부장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목석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여자의 몸을 만지기가 왠지 찜찜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장 부장의 속마음을 알리 없는 여자가 그의 손을 잡아끌더니 천천히 소파 위에 눕히는 것이었다.

음탕한 가족13화 - 줘도 못 먹나? (4)

"아, 아가씨! 우리… 좀 천천히 하면 안 될까?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얘기도 좀 하면서…"

장 부장은 소파 위에 눕지 않으려고, 생 발악을 하고 있었다. 일단 눕게 되면 그야말로, '강간' 아닌 '강간'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이 그랬다. 장 부장이 버스 안에서 여자의 몸을 더듬은 것이 계기가 되어 여기까지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여자에 대해서 조금씩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자가 '정신질환'이나 '발달 장애'같은 증세가 조금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라. 만약 정신이 멀쩡한 여자라면, 막말로 '치한들한테 자기 몸을 허락해서 실컷 물고 빨게 한 다음, 다시는 여자들 몸을 건드리지 않게 하겠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을 한 번쯤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는 지금 생각에서만 그친 게 아니라 말과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안 돼요! 내일 5시까지 나가려면, 오늘 일찍 자야 된 단 말이에요"

여자는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면서, 아주 냉정하게 딱 잘라 말했다. 시계 바늘은 벌써 10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가씨, 무슨 일 하는데?"

"저요? 외국인 회사에 다녀요"

"외국인 회사? 어디?"

"윌슨 코리아요"

장 부장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여자가 말한 '윌슨 코리아'라는 회사가 아주 알짜배기 기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그 회사에 입사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만큼 입사하기가 힘든 회사가 바로, '윌슨 코리아'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국내에서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도 들어갈까, 말까한 그런 회사였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그냥 우스개 소리로, '윌슨 코리아'에 입사를 하면 '1년 안에 중형차를 뽑고, 3년 안에 아파트를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장 부장은 여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윌슨 코리아'에 다닌다고 하니까, 사람이 그냥 '확' 달라져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조금 전에는 거무튀튀하게만 보였던 여자의 유두가 이제는 기름칠을 한 것처럼 반질반질하게 빛이 나 보이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란 것처럼 지저분하게만 보였던 여자의 음모들이 이제는, 향기가 '솔솔' 묻어나는 꽃들로 가득 찬 화원처럼 보였다. 

"거기서 무슨 일 하는데?"

장 부장은 이런 질문을 하면서, 여자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대답을 하기를 은근히 바랬다.

"비서예요. 사장님 비서!"

여자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장 부장의 마음속에서는 커다란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와! 비서? 내가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비서?'

장 부장은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감격에 겨워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게다가 더 흥분이 되는 것은, 여자가 '또라이'가 아니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장 부장은 여자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일을 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넥타이를 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지만 급히 풀어 내린 채 여자에게 그냥 달려들었다. 

키스도 없었고, 애무도 없었다. 성질 급한 장 부장은, 바로 삽입을 해 버렸다. 여자의 살 틈새도 이미 활짝 열려있어서 시작은 무척이나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여자의 몸 위에서 기를 쓰며 노를 젓고 있는데도 좀처럼 흥분이 되지를 않았다. 

체위를 바꿔보기도 하고, 소파 위에서 베란다로 장소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정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버스 안에서 여자의 몸을 더듬을 때는, 그렇게도 흥분이 잘 되더니 이제는 여자가 옷을 '홀라당' 다 벗기까지 했는데도 흥분은커녕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거 참, 환장할 노릇이네… 이게 어떻게 찾아 온 기회인데…'

장 부장은 속이 바짝, 바짝 타올랐다. 그는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먼 '미래'에 대한 계획까지 다 짜 놓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오늘… 이 일을 잘 치르고 나면, 여자가 '그 맛'을 못 잊어서 자신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되면 이 여자의 은밀한 부분이 아주 그냥, '마르고 닳을 때' 까지 실컷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흥분이 되지를 않았다. 흥분이 되지를 않다 보니, 자신의 화살도 조금씩 아래로 휘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저씨, 뭐 해요? 지금 버스 탄 줄 아세요?"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던 여자가 참다못해 짜증을 냈다. 그런데 여자가 한 말이 조금 이상했다. 

'버스 탄 줄 아세요?'라니… 장 부장은 무의식적으로 여자의 아랫도리를 쳐다보다가,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손이, 정말 자기도 모르게 여자의 엉덩이를 살살 더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자신이 여자들의 몸을 더듬고 있을 때의 그런 손놀림처럼 보였다.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갑자기 장 부장이 소파 위에서 벌떡 일어나며 손뼉을 쳤다. 여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장 부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가씨! 저기 있잖아… 내 부탁 좀 하나 들어줘"

"부탁이요? 뭔 데요?"

"옷 좀 다시 입어. 아까 버스 안에서 입었던 그대로!"

장 부장은 무척이나 애절한 표정으로, 여자에게 통 사정을 했다. 그러자 여자가,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면서 길게 하품을 했다. 

"이제, 가시게요?"

여자는 지금, 장 부장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있었다. 옷을 다시 입고서 버스 정류장이나 집 앞 골목까지 마중을 나와달라는 말로 착각한 것이었다. 

두 사람은 금방, 옷을 다시 챙겨 입었다. 머리가 좀 '부시시'해진 것만 빼면 들어올 때의 모습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아가씨, 저기 형광등 줄 좀 잡고 있어"

"네? 왜요?"

"아, 글쎄 빨리!"

여자는 의아한 표정을 한 번 지어 보였지만, 이내 장 부장이 시키는 대로 형광등 줄을 잡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요?"

"그래! 바로 그거야!"

장 부장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지으면서, 여자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버스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자의 뒤에 바짝 달라붙어서 몸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뭐 하시는 거예요?"

"가만! 그대로 가만있어! 제발! 제발 부탁이야!"

장 부장은 여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살살 어루만졌다. 그러면서 천천히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밀가루 반죽처럼 부드러운 살덩어리가 한 움큼 손에 잡혔다.

자신의 주특기로 방법을 바꿔서 그런지, 확실히 효과가 금방 나타났다. 여자의 엉덩이에 자신의 화살을 마구 비벼대고 있는 장 부장의 얼굴은 금세 흥분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아닌 말로, 누가 살짝 건드리기라도 하면, 입에 그냥 '개 거품'을 물면서 바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은 거실 한 가운데서 그야말로, '생쇼'를 하고 있었다. 여자는 형광등 줄을 버스 손잡이처럼 붙잡은 채 멍하니 서 있었고, 장 부장은 바로 그 뒤에서 여자의 몸을 쉴새없이 물고, 빨고, 더듬고 있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그런 해괴한 모습들을 오디오 위에 앉아서,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던 '인디안 인형'이 장 부장을 향해, 한 마디 내뱉는 것 같았다. 

"정말, 개 버릇 남 못 주는 구만!"


음탕한 가족14화 - 특전사 출신 호스테스 k양 (1)

"어머! 언니, 그게 무슨 군복인 줄 알아?"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고 있던 상하는 K양을 쳐다보면서 농담처럼 이렇게 한 마디를 건넸다. 

"난 옷에 각이 안 잡혀있으면, 정신 집중이 안 돼"

K양은 주위 사람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정장 바지에 열심히 다리미질을 하면서 퉁명스럽게 대꾸를 했다.

"언니가 정신 집중할 일이 뭐 있어? 손님들 접대나 잘 하면 되지?"

상하가 입을 쫑긋거리면서 이렇게 말대꾸를 하자 대기실 안은 순간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그러자 고지식한 성격의 K양은 기분이 상했는지 상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아니, 언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상하는 어느 새 꼬리를 내리고 구차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K양의 눈매가 하도 살벌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정작 그것보다는 그녀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다리미를 당장이라도 집어던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상하를 노려보던 K양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대기실 안의 여자 애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웃음소리로 가득 찼던 대기실 안이 금세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단, 한 사람… 평소에 둔해 빠지기로 소문난 소라만 빼고 말이었다. 

소라는 끝까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혼자서 계속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K양의 시선이 소라에게 꽂힌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저거, 완전히 꼴통이구만"

K양은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리더니 소라를 향해서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소라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옆에 앉은 나미가 옆구리를 쿡! 쿡! 찌르면서 주의를 줬는데도 말이었다. 

"기상!"

소라 앞에서 걸음을 멈춘 K양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냅다 소리를 질렀다. 그때서야 분위기 파악을 한 소라는 얼떨결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야! 웃기냐? 응? 웃겨?"

K양은 엄지손가락 끝으로 소라의 가슴을 쿡! 쿡! 찌르면서 말했다. 그러자 잠시 안절부절못하던 소라가 이내 따발총처럼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이 참, 기가 막혀서… 아니, 언니! 웃지도 못해요?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우린 손님들한테 술하고 웃음을 팔러 온 여자들인데, 그깟 일로 웃지도 못하냐고요? 네? 여기가 무슨 군대예요? 아이, 시팔…"

대기실 안의 여자들은 일제히 눈을 꼭 감았다. 이제 소라가 '개박살' 날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뭐? 시팔? 너 지금 나한테 '시팔'이라고 그랬어?"

K양은 금방이라도 소라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면서, 차갑게 물었다. 

"아니, 내가 언제 '시팔'이라고 그랬어요? 난 그런 말, 하지도 않았는데…"

사람이 초라해 보여도 그렇게까지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다. 당당했던 모습은 다 어디로 갔는지 소라는 이제 와서 발뺌을 하고 있었다.

"너 혹시 아는 사람들 중에 '별'이라도 있냐?"

"별이라뇨?"

"장군들 말이야, 장군들!"

"아뇨! 없는데요"

소라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K양은 신고 있던 구두 발로 사정없이 '조인트'를 까기 시작했다. 

"근데, 뭘 믿고 그렇게 까불어?"

할 말은 하고 사는 소라도 힘과 무력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모양이었다. K양에게 계속 '조인트'를 얻어맞으면서도 말대꾸를 하거나 대들려고 하는 기세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K양은 서비스업 계통에서는 보기 드문 '여군' 출신이었다. 그것도 일반 부대가 아닌 '특전사' 출신 말이었다. 

전직이 이렇다 보니, 그녀는 매사에 빈틈을 보이지 않았고, 항상 박력 있는 행동과 패기 넘치는 생활로 늘 손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는 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이런 '향락 업소'에 발을 디디게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자기 말로는 투병 중인 아버지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백 프로 거짓말이고, 사실은 불타오르는 욕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오게 된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손님들하고 2차를 나가서도, 남자들이 먼저 여관방에서 뛰쳐나오면 나왔지 절대 K양이 뛰어나오는 적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나오려는 다른 애들하고 달리 K양은 남자들하고 같이 여관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 했다. 

K양이 들어간 방에서는 어김없이 남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또 어떤 때는 그녀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마구 해대는 소리까지 들리기도 했다.

"야, 이 년아! 니가 어디 사람이냐!"

이게 바로, 그녀와 함께 2차를 나간 대부분의 손님들이 하는 욕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 욕은, 아주 얌전한 편에 속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K양은, 2차를 한 번 나가더라도 '돈'을 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물건'을 보고 나가고는 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녀는, '변강쇠'와 자웅을 겨루었던 유일한 인물인, '옹녀'였던 것이다. 

하기야 군대에서 매일 밥 먹고 하는 일이, 몸을 단련하고 체력을 키우는 것이었으니 '힘'이 넘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런 규칙적인 생활들을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 몇 년 동안을 계속 했으니 말이었다.

"똑바로 안 서!"

K양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라의 얼굴을 손가락 끝으로 들어올리면서 아주 매섭게 말했다. 그때였다. 대기실 문이 활짝 열리면서 웨이터 상구가 급히 뛰어 들어왔다.

"야! 이 년들아! 장사 안 할 거야?"

상구는 대기실 안에 들어서자마자 부산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들이닥친 훼방꾼 때문에 더 이상 '한 따까리'를 못 하게 된 K양은 소라를 한 번 노려보고는 다시 다리미판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K양아! 너 또, 애들 군기 잡았냐?"

상구는 뭐가 그렇게도 재미있는지 입가에 미소를 가득 지어 보이며 연신 싱글 벙글거리고 있었다. K양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다리미질을 했다.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대꾸를 해야지… 야, 이년아! 너 지금 나 군대 안 갔다고 무시하는 거지?"

상구는 괜한 자격지심이 들어서 K양에게 시비를 걸었다. 그런데도 K양은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상구가 '버럭' 화를 내려고 하다가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아주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너, 이년… 어디 한 번 두고 봐라. 니가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내 똘똘이 입에 한 번 물게 해 달라고 사정 사정할 날이 올 테니까…"

음탕한 가족15화 - 특전사 출신 호스테스 k양 (2)

상구는 K양을 노려보면서 이렇게 마음속으로 칼을 갈았다. 항상 자신을 '개보다 못한 놈'처럼 취급하는 그녀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를 하고 싶었다.

"아이, 시팔! 오늘도 하루 초치게 생겼네"

마담이 대기실 안으로 들어서면서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투덜거렸다. 아무래도 골치 아픈 손님들이 들어온 모양이었다.

"왜요? 또, 상만이 형 똘마니 애들 왔어요?"

상구는 벌써부터 겁을 집어먹었는지 무척이나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시팔 놈들이, 여기가 무슨 지네들 놀이터인 줄 아나?"

상구 말이 맞는 모양이었다. 마담은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서 담배 연기 대신 긴 한숨을 토해냈다. 

걱정이 되기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대기실 안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풀이 죽은 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K양하고 소라, 상하… 빨리 준비들 해서 3번 방으로 들어가 봐"

마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일종의 '사형 선고'와도 같은 말이었다. 가게 아가씨들은 항상, 생 양아치 같은 그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기를 죽기보다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언니! 왜 또 내가 들어가?"

참다 못한 소라가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내면서 마담에게 따지고 들었다. 

"아, 이 년아… 저 새끼들이 니들만 찾는 걸 어떡해?"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들은 이 가게에만 오면 늘 K양과 소라 상하를 찾고는 했었다. 사실이 그런지라 소라도 더 이상 마담에게 따지고 들지를 못했다.

"꾸물대지 말고 빨리들 들어가 봐. 저 새끼들 또, 사고 치기 전에!"

K양과 소라, 상하는 할 수 없이 대충 준비를 마치고 대기실 안을 걸어나갔다. 그런 그들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처량하게만 보였다.

"삐이익"

문을 열자마자, 시끄러운 노래 소리가 고막을 찢을 것처럼 크게 들려왔다. K양과 소라, 상하는 얼굴에 인상을 쓰고서 차례차례 방으로 들어갔다.

"시팔! 부른 지가 언젠데 이제들 들어와!"

마이크를 들고서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던 '도끼'라는 놈이 세 사람을 쳐다보면서 냅다 소리를 질러댔다. 도끼의 차림새는 한 마디로 가관이었다.

보라색 '땀복'에 빨간 슬리퍼… 그나마 '땀복'은 위, 아래색깔도 서로 틀린 것이었다. 나머지 두 놈의 행색도 도끼하고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미안해, 오빠!"

문 앞에 서서 쭈뼛거리고 있던 상하가 재빨리 도끼의 팔을 잡아끌며 의자에 앉혔다. 예전에 몇 번 그랬던 것처럼 도끼가 마이크로 자신들의 얼굴을 그냥 쑤셔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도끼와 나머지 두 놈은 이미 술이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소라는 애꿎은 양주만 벌컥벌컥 마시고 있던 '아가리'란 놈 옆에 앉았다.

그런데, 아가리란 놈이 소라가 옆에 앉자마자 그녀의 치마 속에 손을 쑥 집어넣는 것이었다.

"어머, 오빠! 왜 이래?"

소라는 순간, 질색을 하면서 아가리의 손을 빼내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자 아가리가 소라를 노려보면서 혀 꼬부라진 소리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여기 딴 새끼 손 들어온 적 없지?"

"그, 그럼!"

소라는 겁에 질린 얼굴로 띄엄띄엄 대꾸를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아가리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가리의 성질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소라가 거부를 하지 않고 얌전하게 앉아있자 아가리가 이번에는 그녀의 팬티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아가리의 손에 잡힌 짙은 갈색의 팬티가 소라의 허벅지를 타고 천천히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아가리의 그런 무지막지한 행동에 소라는 금방이라도 욕설을 내뱉고 벌떡 일어날 것 같았지만 그녀는 의외로 얌전하게 앉아있었다.

팬티를 벗겨 낸 아가리는 소라의 치마를 걷어올리고,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다가 그대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가라! 조용히 좀 해라"

아까부터 계속 노래책만 들여다보고 있던 '망치'란 놈이 아가리를 한 번 쳐다보고는 히죽히죽 웃어대면서 한 마디를 내 뱉었다. 

뭘 그렇게 맛있게 먹어대는지는 몰라도 소라의 가랑이 사이에다가 얼굴을 들이박고 있는 아가리의 뒤통수에서는 연신 '쩝쩝'거리는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왔다. 아마도 아가리는 지금 '꿀'을 열심히 핥아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야! 이 번호 좀 눌러봐!"

망치가, K양 얼굴에 노래 책을 들이밀면서 말했다. 그러자 K양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차갑게 대꾸를 했다.

"오빠? 이 노래 알아?"

"왜? 이 년아. 내가 모를까봐?"

"이 노래 이거, 팝송이야! 가사가 영어로 써져있는 팝송… 이거 한글로 안 써 있어!"

"이게 또 오늘 사람 성질 건드리네. 내가 이 노래 하나도 안 틀리고 다 부르면 어떡할래?"

망치는 자기가 지금 'Hey Jude'라는 곡을 선택해 놓고도, 아주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를 쳐댔다. 

K양은 망치가 술이 엄청 취해서 객기를 부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놈의 '무식함'에 대해서 개망신을 주고 싶었다.

"그럼, 내기를 하자!"

"무슨 내기?"

"주먹으로 얼굴에 '죽통' 다섯 대씩 때리기!"

K양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주먹을 불끈 쥐고서 말했다. 그러자 망치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면서 대꾸를 했다.

"내가 널 때려서 뭐 하겠냐? 넌 그냥 내 똘똘이나 빨아! 대신 내 똘똘이에서 흘러나오는 거, 치약 짜듯이 다 빨아먹어야 돼. 알았어?"

"그래!"

K양은 아주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했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영어에 '영'자도 모르는 놈이 이 노래를 부를 리가 만무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나한테 '죽통' 맞고 나서 화를 내거나, 괜히 시비 거는 일, 없기다"

"알았어!"

"오빠들도 증인이야!"

K양은 도끼와 아가리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두 남자가 아주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K양은 노래 번호를 찍어주고 나서 속으로 이를 갈았다. 군 생활 때, 맥주병이나 벽돌을 깨면서 단련을 시켰던 주먹으로 망치의 얼굴을 그냥 작살내 버리고 싶었다. 

얼굴뿐만 아니라, 이빨도 몽땅 부러뜨려서 젊은 나이에 그냥 틀니를 끼고 살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개망신을 줘서라도 다시는 이 가게에 얼씬도 못하게 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반주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망치는 자신에게 닥쳐올 불행을 아직 예견하지 못했는지 얼굴에 잔잔한 미소까지 띄우면서 천천히 마이크에 입을 갖다대고 있었다.

음탕한 가족16화 - 특전사 출신 호스테스 k양 (3)

망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마이크에 입을 갖다대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 놀랄 일이었다. 비록 발음이 딱딱하기는 했지만, 망치가 'Hey Jude'의 곡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음정과 박자를 모두 맞추면서 말이었다.

K양은 순간,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아찔했다. 망치가 마치, 하루아침에 '개과천선'한 것처럼 팝송을 자유자재로 부르고 있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때였다. K양을 쳐다보면서 연신 히죽대며 웃고 있던 도끼가 넌지시 한마디를 던졌다.

"야! 망치 똘똘이 빨 준비나 하고 있어"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도끼 말처럼 망치의 똘똘이를 빨아야 될 상황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망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놀란 건, 상하와 소라도 마찬가지였다. 소라는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멍한 표정으로 망치를 쳐다보고 있었고, 상하는 망치가 정말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스피커에 귀를 대 보기까지 했다.

결국 망치는 가사 한 번, 박자 한 번 틀리지 않고 노래를 끝마쳤다. 그런데도 K양은,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 이제 약속 지켜라!"

망치는 아주 의기양양하게 K양 앞으로 걸어오더니, 그녀의 얼굴에다 대고 바지를 벗어 내리기 시작했다. 

K양은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켜야 했다. 그녀는 한숨을 한 번 길게 내 쉬고는 망치의 똘똘이를 입에 물기 위해서 그의 가랑이 사이로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읍~"

K양이 갑자기 입덧을 하는 임산부처럼 헛물을 토해내더니, 급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망치와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오빠! 목욕 언제 했어?"

"목욕? 가만 있어봐. 내가 언제 했더라?"

K양은 오만 인상을 다 찌푸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망치의 가랑이 사이에서는 마치, 고등어 썩는 냄새처럼 아주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시팔! 야, 이 새끼야! 빨리 옷 입어!"

냄새가 지독하기는 지독한 모양이었다. 도끼까지 냅킨으로 코를 막고서 망치에게 욕을 해 대고 있으니 말이었다. 

그런데도 망치는 바지를 추켜 입을 생각을 않고, 다리를 떡 하니 벌리고서 K양의 머리를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약속은 지켜야지!"

"거기서 아주 그냥,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어떻게 약속을 지켜!"

"에이, 시팔… 씻으면 되잖아!"

망치는 맥주가 들어있는 글라스를 얼른 집어들더니, 그 속에다 자신의 똘똘이를 푹 담가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살살 돌리면서 글라스 안에 들어있는 자신의 똘똘이를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소독을 하기 시작했다.

"나, 그래도 못해!"

K양은 금방이라도 오바이트를 할 것처럼, 연신 헛구역질을 해 대면서 손을 가로 저었다. 

"너 시팔, 죽을래?"

"차라리 죽여… 나 정말 죽으면 죽었지, 그 짓은 절대 못해. 차라리 딴 사람 거면 몰라도…"

K양은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을 불쑥 내 뱉었다. 그러자, 망치가 잠깐 뜸을 들이면서 뭔가를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그녀의 말에 동의를 하고 나섰다.

"그래? 그럼, 누구 걸로 할래?"

K양은 도끼와 아가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런데, 선뜻 마음이 내키지를 않았다. 두 남자가 망치와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괜히 '쥐똥' 피하려다가 '소똥'을 만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그때 가서도, 못하겠다는 말을 하면 세 남자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었다.

"부르셨어요?"

그때였다. 룸의 문이 열리더니 상구가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K양은 순간, 상구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냅다 소리를 질러버렸다.

"상구 오빠! 나, 상구 오빠로 할거야!"

K양은 상구에게 와락 달려들더니, 대뜸 그의 지퍼를 끌러 내리기 시작했다. 세 남자가 혹여, 상구는 안 된다고 할까봐 미리 선수를 친 것이었다.

그런 전후사정을 알리 없는 상구는 K양의 느닷없는 행동에 무척이나 당황했다. 하기야, 평소 자신을 하찮게만 여기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달려드니 이상한 만도 했을 것이었다.

"왜, 왜 이래?"

상구는 겁먹은 얼굴로 슬슬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그러자 황당한 표정으로 K양을 쳐다 보고있던 망치가 너스레를 떨면서 상구에게 말했다.

"상구야! 오늘 내 덕에 호강 한 번 해 봐라"

"호, 호강이라뇨?"

"쟤가 내 똘똘이 대신 너 꺼 빨고 싶단다"

"네?"

평소 때 같았으면, 상구는 망치의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 K양이 지금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미친 듯이 파고드는 걸 보니 거짓은 아닌 모양이었다.

"오빠! 빨리 바지 벗어. 응?"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가? 자신을 그렇게 무시하던 K양이 이제는, 무릎까지 꿇고 앉아서 애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 지금 빨리 나가봐야 돼"

상구는 약을 좀 올리려고, 급히 몸을 뒤로 빼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K양이 상구의 바지 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면서 통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오빠! 제발 부탁이야. 응?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평소 강해 보이기만 하던 K양의 얼굴이 오늘따라 무척 연약하게 보였다. 상구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웃음을 참느라 몹시 애를 먹고 있었다. 

"상구야! 웬만하면 걔 부탁 들어줘라"

소파에 앉아서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만 있던 도끼가 한 마디를 거들었다. 도끼가 그렇게 말을 꺼내자 상구는 못 이기는 척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오빠!"

K양은 무슨 추석 보너스라도 듬뿍 받은 사람처럼,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상구의 똘똘이를 한 입에 쑥 물어버렸다.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을 빨아먹듯 아주 부드럽게 혀와 입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상구는 돈을 주고는 경험해 보지 못할, 아주 짜릿한 서비스를 받으면서 서서히 흥분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K양은 돈을 받고는 결코 해 줄 수 없는, 심신의 혼이 담긴 서비스를 아주 정성스럽게 해 주고 있었다. 상구에 대한 보은(報恩)의 의미로써 말이었다.

음탕한 가족17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1)

'덜컹'

자물쇠 고리가 천천히 돌아가더니 이내 현관문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뒤 이어서, 고개를 빼꼼이 들이밀고 있는 장 영감의 얼굴이 보였다.

장 영감은 마치, 남의 집에 도둑질을 하러 들어오는 사람처럼 살며시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손에는 오렌지 주스 한 박스가 들려있었다. 며느리인 최 여사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최 여사의 화를 조금이라도 누그러트려 보려고, 없는 돈에 사 들고 들어온 것이었다.

장 영감은 싱크대 위에다가 오렌지 주스를 살짝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숨소리까지 죽여가면서 발소리가 나지 않게 살금살금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휴우~"

방에 들어선 장 영감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며느리인 최 여사와 마주치지 않고서, 무사히 방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만약, 최 여사와 마주치기라도 했다면… 그럼 그녀는 분명히 아침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화를 냈을 것이었다. 아니,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면서 장 영감을 밖으로 내쫓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모질게 나오더라도, 장 영감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했을 것이었다. 사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게 당연했다.

그래도 명색이 할아버지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 손녀딸이 샤워하는 걸 몰래 훔쳐보다 들켰으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게다가 그걸 훔쳐보면서 '자위'까지 하다가 또 들켰으니…

"아이고, 어서 죽어야지, 어서!"

장 영감은 한 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침에 자신이 했던 철부지 같은 행동에 대해서, 그래도 후회가 되기는 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개 버릇 남 못 준다'라는 말은 역시 일리가 있는 말인 것 같았다. 장 영감이 땅이 꺼지게 한숨까지 푹 푹 내쉬면서도, 방 한쪽 구석에 뚫려있던 구멍을 들여다보려고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으니 말이었다.

구멍 사이에서 빛이 새어나오지 않는 걸 보니 욕실에는 지금 불이 꺼져 있는 것 같았다. 장 영감은 왠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서 다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잠옷 바지로 갈아입으려고, 입고 있던 바지를 끌러 내렸다. 오늘처럼 기분이 이렇게 훌렁 할 때면 그냥 엎어져서 자는 게 상책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 영감이 한참 바지를 벗어 내리고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와락 열리면서 최 여사가 씩씩거리며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버님!"

최 여사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따지러 들어 온 모양이었다. 장 영감은 바지를 벗어 내리다 말고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아버님, 또 뭘 하려고 바지를 벗으시는 거예요?"

최 여사는 기겁을 하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장 영감이 또 '자위'를 하려고 바지를 벗어 내리는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잠옷 바지 갈아입으려고…"

장 영감은 손에 들려있던 잠옷 바지를 흔들어 보이면서, 풀 죽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그러자, 최 여사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장롱 쪽으로 걸어갔다. 이부자리를 깔아주려는 것 같았다.

장롱 속에서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깔고 있는 최 여사의 얼굴은 이상하게도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이지를 않았다. 아마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화가 풀린 모양이었다.

바닥에 이부자리를 깔고 난 다음 그 위에 베개를 다소곳이 올려놓은 최 여사는 담요를 하나 꺼내려고 장롱에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장롱 속에서 흘러내린 담요 끝자락이 최 여사의 치마와 한데 엉키고 말았다. 그 바람에 최 여사가 입고 있던 치마는 둘둘 말려서 허리까지 올라가 버렸고 급기야 그녀의 팬티는 여지없이 밖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장 영감은 침을 꼴깍 삼키면서, 그녀의 팬티 속으로 살짝 내비치는 속살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며느리만 아니었으면,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을 정도로 무척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다행히 최 여사는 자신의 치마가 둘둘 말아 올려진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마 알았더라면, 바로 장 영감의 눈을 쳐다보았을 것이었다. 

"주무세요, 아버님"

이부자리 위에 담요를 살포시 얹은 최 여사는, 평소 때처럼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장 영감은 불을 끄고서 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쉽게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어두컴컴한 천장 위에서 최 여사의 엉덩이가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몸을 돌려서 얼른 옆으로 누워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TV 화면 속에서 그녀의 엉덩이가 보이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점점 몸까지 뜨거워지고 있었다.

슬그머니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보았다. 그러다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팬티 속에서 구렁이 새끼 한 마리가 꿈틀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리에서 발딱 일어났다. 머리 속에서 최 여사의 알몸이 자꾸만 뱅뱅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욕정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장 영감은 급히 서랍에서 옷 핀 하나를 꺼냈다. 그걸로 허벅지를 살짝 살짝 찌르면서 머리 속에 들어있는 온갖 잡념들을 다 쫓아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애꿎은 허벅지에만 상처가 날뿐 잡념들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더욱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장 영감이 며느리와 손녀딸이 샤워하는 걸 몇 번 훔쳐본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섹스'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장 영감은, 일부러 막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딴 생각들을 해서 머리 속에 꽉 들어차 있는 욕정들을, 밖으로 밀어내 보려는 것이었다.

"주스 값이 또 올랐나? 그 놈의 주스 때문에, 용돈이 그냥 다 날라갔네"

장 영감은 집에 들어올 때 사들고 들어 온 주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욕정들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들이 더 큰 화(禍)를 불러올지는 장 영감도 미처 몰랐을 것이었다. 

"가만… 주스?"

장 영감은 넋 나간 사람처럼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TV 위를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조그만 알약 통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주스에다가 수면제를 타서 에미한테 먹이는 거야!"

장 영감은 TV 위에 놓여있던 알약 통을 얼른 집어들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의 눈빛을 보니 정말로 일을 낼 것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며느리한테 수면제를 타 먹여서 깊이 잠들게 한 다음, 자신의 욕정을 실컷 발산할 것 같았다.

알약 통을 손에 든 장 영감은, 천천히 방 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평소와는 달리 머뭇거리거나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민첩하게 몸을 놀리면서 말이었다.

음탕한 가족18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2)

문이 닫혀있는 안방에서는 최 여사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장 영감은 조심스럽게 싱크대 쪽으로 걸어가서 수면제를 한 알 꺼냈다. 그리고는, 그걸 마늘 찧는 통 속에 집어넣고 방망이로 잘게 빻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주스에 타려면 가루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콩! 콩! 콩!'

알약을 빻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렸다. 한참 알약을 빻고 있던 장 영감이 갑자기 한 알을 더 꺼내서 빻기 시작했다. 암만 생각해봐도 한 알은 너무 어중간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을 하다가 실패를 하는 사람들은 바로, 모든 것이 다 어중간해서 그런 것이었다. 차라리 모자란다고 생각이 들면 아예 시도라도 안 해서 실패라도 안 하게 되지만, 어중간한 것은 결국 죽도 밥도 안 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두 알 정도면 약효가 금방 나타날 뿐 아니라, 약효 시간도 오래 갈 것 같았다. 모르긴 몰라도, 내일 아침까지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게 될 것이었다.

장 영감은 주스를 하나 꺼내서 컵에 따랐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가루를 살며시 탄 다음 젓가락으로 막 휘저었다. 

이제 이걸 마시게만 하면 작전은 성공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상하와 건태는 어차피 아침이나 되야 들어올 테지만, 장 부장은 이제 곧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슨 걱정이야? 한 잔 더 타면 되지?'

누군가가 장 영감에게 이렇게 말을 해 주는 것 같았다. 바로 그것이었다. 장 부장한테도 이걸 한 잔 타서 마시게 하면 문제 될 게 없을 것이었다.

다시 알약을 두 알 꺼내서 부지런히 빻았다. 그리고, 주스를 컵에 따라서 거기에다가 다시 가루를 타 버렸다. 

장 영감은 자신이 무슨 요리사나 약사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지금 이 마당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으니 말이었다.

"자, 아범이 마실 건 시원하게 냉장고 속에 넣어두고…"

장 영감은 주스 한 잔을 냉장고 속에 넣은 다음, 다른 한 잔을 쟁반 위에 올려놓고 안방 쪽으로 걸어갔다.

"어머, 아버님! 안 주무셨어요?"

이제 막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때마침 최 여사가 안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쟁반을 손에 들고 있는 장 영감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게 뭐예요? 아버님"

"내가 너 먹으라고 오렌지 주스 한 통 사 왔어"

"네? 아니, 왜요?"

최 여사는 놀란 얼굴로 장 영감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까지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사과 한 개 사 가지고 온 적 없던 장 영감이, 주스를 한 통씩이나 사 가지고 왔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 어서 마셔"

장 영감이 건네는 주스 잔을 받아들면서 최 여사는 감격을 하고 있었다. 시집와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해? 빨리 마시지 않고?"

성질 급한 장 영감은, 최 여사가 계속 뜸을 들이자 하마터면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낼 뻔했다. 확실히 뒤가 구리니까, 생각처럼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았다. 

"아버님, 잘 마실게요"

"그래, 어여 쭈욱 마셔"

누가 보면 보약이라도 마시는 줄 착각을 할 것처럼 보였다. 주스 한 잔을 받아들고서 감격을 하고 있는 최 여사나 그걸 마시다가 행여 한 방울이라도 흘릴까봐 애를 태우고 있는 장 영감이나 둘 다 똑같이 진지해 보였으니 말이었다.

최 여사는 무척이나 갈증이 나 있었는지, 주스 한 잔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리고는, 딸꾹질을 한 번 하면서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럼, 이제 들어가서 자라"

주스를 한 잔 갖다 주었으면, 빈말이라도 '맛있냐?'라던가 또는 '시원하냐?'라는 등의 말을 몇 마디 했었어야 하는데도, 장 영감은 느닷없이 이렇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방으로 그냥 들어가 버렸다. 

그러니 최 여사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하더니, 그 말이 장 영감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방에 들어 온 장 영감은, 문틈에다가 귀를 바짝 대고 최 여사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녀가 빨리 잠에 취해서 쓰러져 자기만을 학수고대하면서 말이었다.

"암~ 졸려"

문 밖에서 최 여사가 길게 하품을 하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이제 슬슬 약발이 받는 모양이었다. 장 영감의 심장 뛰는 소리가 본격적으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십… 구… 팔… 칠… 육…'

인공 위성을 발사하는 현장에서 직접 세는 '카운트다운'이 이보다 더 긴장되고 설렐까? 장 영감의 가슴도 로켓 엔진을 장착한 것처럼 미친 듯이 요동을 치며 떨리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빨리 자라"

이제는 주문까지 외우고 있었다. 그만큼 장 영감의 심정은 무척이나 절박하고 간절했다.

문 밖에서 아무 기척도 들리지를 않았다. 장 영감은 문을 살며시 열고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최 여사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았다.

문을 열고 살며시 나가보았다. 그녀는 거실에 없었다. 아무래도 방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장 영감은 쿵쾅거리며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안방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그러다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최 여사는 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에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화장실 문을 닫지도 않은 채, 변기 위에 앉아서 코까지 골아가며 잠들어 있었다.

장 영감은 현관문을 한 번 쳐다보고는 급히 화장실로 걸어갔다.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채 졸고 있는 그녀를 장 부장이 들어오기 전에 얼른 안방에다 눕혀야 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그녀가 확실히 잠들었는지를 확인해야만 했다. 그래서 먼저 헛기침을 한 번 해 보았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음에는 나지막하게 그녀를 불러보았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아직 안심할 수는 없었다. 

장 영감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그녀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 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한 쪽으로 맥없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장 영감이 그녀의 몸을 얼른 잡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질 뻔했다. 

잠이 들어도 아주 제대로 든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아주 세상 모르게 자고 있으니 말이었다.

여기서 빨리 나가야만 했다. 장 영감은 그녀의 팬티를 추켜 올려 입혔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서 그녀를 부축해 들어올렸다.

그녀를 등에 업은 장 영감은, 이마에 벌써 식은땀이 고여 있었다. 화장실에서 안방까지의 거리가 이렇게까지 멀게 느껴 진 적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었다. 

음탕한 가족19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3)

안방에는 이미 이부자리가 깔려있었다. 장 영감은 심호흡을 길게 한 번 하고 나서, 최 여사를 자리에다 눕혔다. 그리고는, 얼른 거실로 걸어나갔다. 얼마나 힘을 뺐는지, 목이 그냥 타 들어가는 것처럼 갈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벌컥, 벌컥'

물 한잔을 단숨에 마셔버린 장 영감은, 다시 한 번 긴 숨을 토해냈다. 정말이지, 이렇게 힘을 쓴 게 몇 년만의 일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아이고, 다이어트 한다고 잘만 싸돌아 다니더만… 대체 뭐 한 거여?"

장 영감은 팔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며느리인 최 여사가 이렇게까지 무거울 줄은 미처 생각을 못한 것이었다.

사실 또래의 여자들에 비해서 최 여사는 무척이나 날씬한 편이었다. 뿐만 아니라, 애를 둘씩이나 낳아서 키운 40대의 여자치고는 몸매 관리도 무척 잘한 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최 여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녀를 30대 초반 정도로 보고는 했었다. 그래서 애들 둘이 전부 스무 살이 넘었다고 하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아니라 어디서 데려다가 기른 자식인 걸로 생각들을 하고는 했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는 얘기지만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날이 한참 무더웠을 때니까 아마도 작년 여름의 일이었던 것 같다. 

"저 글쎄, 처녀 아니라니까요!"

"그러지 말고, 제발 한 번만 시간을 내주세요"

"아우~ 정말 미치겠네"

최 여사가 딸 상하와 함께 수영장을 갔다가 오늘 길이었는데, 동네 슈퍼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끈질기게 따라오면서 구애를 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딸 상하에게 말을 걸어오는 건 줄 알았다. 그래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었다. 상하가 아니라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었다.

물론, 처녀로 봐 주니까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딸 상하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을 하고 청년을 되돌려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청년이 계속 찰거머리처럼 따라오는 것이었다.

최 여사가 아무리 처녀가 아니라고 말을 해도 그 청년은 그 말을 곧이 믿지를 않았다. 단지 자신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하려고 둘러대는 말인 줄로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의 최 여사 모습을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열이면 열'… 전부 다 처녀라고 말을 했을 것이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에 민 소매 티셔츠를 입고, 머리 위에다 선글라스를 살짝 얹은 그녀의 모습이 여느 처녀들의 모습과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가 잘록한 허리선과 도톰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는 웬만한 처녀들의 몸매보다 더 육감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었다.

"제발, 딱 한 번만 시간을 내주세요!"

청년은 집 앞까지 졸졸 따라오면서, 통 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최 여사는 못내 괴로워하고 있었다. 딸 상하만 없었더라면 'OK'를 했어도 벌써 했을 텐데 아니, 여관방에 들어가서 옷을 벗어도 벌써 다 벗었을 시간인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결국 상하가 거들고 나서서 청년은 되돌아갔다. 무척이나 허무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었다. 

이튿날 그 청년을 만나러 최 여사가 부랴부랴 슈퍼에 갔었지만 그는 없었다. 아마도 어제의 충격으로 아르바이트를 바로 그만 둔 것 같았다.

최 여사는 가슴을 치며 아쉬워했다. 청년이 조금만 참고 기다렸더라면 자신이 아주 화끈한 데이트를 해 주었을 텐데 말이었다.

"아이고,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물잔을 만지작거리던 장 영감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얼른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들인 장 부장이 들어오기 전에, 기초 작업 정도는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부자리 위에 누워있는 최 여사는, 가랑이를 쫙 벌린 채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곱다… 아무리 내 며느리지만, 정말 고와"

최 여사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장 영감은,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천천히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어느 새 그의 손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 속에서는 이빨들이 서로 쉴새없이 부딪히며 미세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장 영감은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그녀의 허벅지 위에다가 슬며시 손을 얹었다. 반질반질하면서도 아주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런데 장 영감이 갑자기 깜짝 놀라면서 손을 얼른 떼어내는 것이었다. 자신의 손이 너무 차가워서 그녀가 깨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이부자리 밑에다가 급히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불 판 위에 올려둔 생선을 뒤집듯이 손을 앞뒤로 번갈아 가면서 뒤집기 시작했다. 손 전체를 골고루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 영감의 눈에, 최 여사의 가랑이 사이가 여실히 들여다보이고 있었다. 마치, 마네킨을 눕혀놓은 것처럼 잘 빠진 다리 곡선을 따라서 하얀 벌판이 하나 보였다.

최 여사는 오늘도 딸 상하의 팬티를 입고 있는 것 같았다. 거뭇거뭇한 음모들이 양옆으로 살짝 삐쳐 나올 정도로 팬티가 너무 작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팬티 중앙에는 파란 글씨로 된 영어 단어가 몇 자 새겨져 있었다. 장 영감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글씨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COME ON! BABY!'

장 영감은 그 뜻을 알았다. 6.25 전쟁 때 미군 부대에서 생활을 좀 했던지라, 웬만한 영어 정도는 읽고 쓰고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COME ON! BABY!'… '빨리 오라!'는 뜻이 아닌가? 장 영감은 팬티에 새겨진 영어 글씨가 뭔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하늘의 계시인 것만 같았다. 며느리인 최 여사 몸에 손을 대는 것을 하늘에서도 허락을 하는 것만 같았다.

장 영감은 이내 얼굴 가득히 화색이 돌았다. 그의 손은 어느 새, 이부자리 밑에서 기어 나와 그녀의 팬티 위를 더듬고 있었다. 

손끝에서 말랑말랑한 감촉이 느껴졌다. 팬티 위는, 눈으로 보기에는 평평해 보였지만 손으로 더듬어보니 알게 모르게 여기저기 굴곡들이 있었다. 

장 영감은 숨을 길게 한 번 들이마시고 나서, 팬티 속으로 천천히 손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까칠까칠한 음모들이 손가락 사이에 감기기 시작했다.

손을 조금 더 깊숙이 집어 넣어보았다. 손가락 끝에서 이내 미끌미끌한 물기가 만져졌다. 

장 영감은 갑자기 팬티를 벗겨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의 허리 위에다 양손을 대고, 천천히 팬티를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문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장 영감은 순간 화들짝 놀라면서 현관문을 쳐다보았다. 

'딩동! 딩동!'

음탕한 가족20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4)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가 계속해서 울렸다. 아무래도 아들인 장 부장이 온 모양이었다. 

장 영감은 얼른 최 여사의 팬티를 다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옷 매무새를 단정하게 한 다음 반듯하게 눕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말이었다.

"누, 누구세요?"

장 영감은 현관문 쪽으로 뛰어나가면서 소리를 쳤다. 자다가 일어난 사람처럼 시치미를 뚝 떼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자꾸 떨리기 시작했다. 

"저예요!"

장 부장이었다. 장 영감은 떨리는 가슴을 좀 진정시키려고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그런 다음 천천히 문을 열어주었다.

"주무셨어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던 장 부장이, 다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말했다. 그러자, 장 영감은 얼른 하품을 하면서 눈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음~ 지금 몇 시냐?"

장 영감은 자다가 막 깨어난 사람처럼 실눈을 뜨면서 시계를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입을 쩝쩝거리며 태연하게 시간을 물어보았다. 

"한 시가 조금 넘었네요"

아버지인 장 영감의 잠을 깨운 것이 못내 미안한지, 장 부장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술 좀 조금만 먹고 일찍, 일찍 다녀라"

장 영감은 평소 때처럼 보이려고 무척 애를 쓰고 있었다. 그의 연기가 완벽해서 그런지, 장 부장은 아직까지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어떻게 한다? 주스를 줘? 말아?'

장 영감은 겉으로는 아주 태연하게 행동을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상황 수습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해서 무척이나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애들 엄마는 자나 보죠?"

안방 쪽을 한 번 흘낏 쳐다보던 장 부장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게 깔면서 물었다. 사실, 그는 집에 들어오기 전에 동네 근처의 고기집 앞에서 한참 동안을 서성거리다가 들어왔다. 

술을 한잔 더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 버스 안에서 만난 여자와 몸을 서로 막 비벼댔기 때문에, 그녀의 체취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몸에 배어있는 다른 여자의 체취를 없애는 데는, 고기 집에서 흘러나오는 돼지 갈비나 삼겹살 냄새가 제격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숯불에 구운 고기 냄새는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응? 그, 그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장 부장은 최 여사가 잠들어 있는 것이 은근히 반가운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밤에는 지겨운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뭐하게?"

장 부장의 행동 거지 하나 하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던 장 영감이 갑자기 깜짝 놀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장 부장이 냉장고를 막 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물 한 잔 마시려고요"

장 부장은 의아한 얼굴로 장 영감을 쳐다보면서 대꾸를 했다. 그러자 장 영감이 냉장고 안에 있던 주스 잔을 얼른 꺼내들더니 장 부장 얼굴에다 대뜸 들이밀었다.

"이거 마셔라"

조금 전에 수면제를 탄 주스였다. 장 영감은 얼굴에 환한 미소까지 지어 보이면서 잔을 계속 건넸다.

"저 그냥 물 마실게요"

장 영감이 잔을 계속 건네는데도 불구하고, 장 부장은 물병을 꺼내들었다. 

"이거 마시라니까!"

장 영감은 하도 당황해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어떻게든 주스를 마시게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놀란 얼굴로 장 영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장 부장은, 잔을 천천히 받아 들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아버지, 어디 편찮으세요?"

주스를 다 마시고 난 장 부장이, 손으로 입 언저리를 한 번 닦아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오늘따라 아버지인 장 영감의 행동이 무척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자기를 감시하는 사람처럼 계속 졸졸 따라 다니지를 않나, 아무 일도 아닌 걸 가지고 화를 벌컥 내지를 않나… 장 부장은 마음 한 편으로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었다. 장 영감이 치매에 걸린 게 아닌가 하고 말이었다.

"얼른 씻고 자라"

장 영감은 대답 대신 장 부장을 욕실로 몰기 시작했다. 그의 손목을 확 잡아끌면서 말이었다.

"아버지, 왜 이러세요?"

"아침에 또 출근하려면 빨리 씻고 자야지"

장 영감은 장 부장을 막무가내로 욕실로 밀어 넣고서, 문을 확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문 앞에 턱 하니 지켜서 있었다. 그가 다시 쪼르르 기어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말이었다.

욕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를 않았다. 장 영감은 문을 살며시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장 부장이 벌써 잠들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장 부장은 욕실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무래도 퇴근 후 술을 한 잔 한 탓에 약발이 금방 받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니 아직 깊이 잠이 들지는 않은 것 같았다.

장 영감은 문을 다시 닫고서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서 며느리인 최 여사의 몸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만질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괜히 막 설레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소풍을 가기 전날 밤 느꼈던 기분보다도 더 들뜨고 흥분이 됐다. 지금은 먼저 세상을 떠난 할멈을 처음 만나던 날 느꼈던 기분보다도 더 들뜨고 흥분이 됐다.

장 영감은 더는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욕실 문을 살며시 열어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은 밥의 뜸을 들이는 아낙네가 솥뚜껑을 자꾸 '열었다. 닫았다'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장 부장은 이미 고개를 푹 떨군 채 잠들어있었다. 장 영감은, 한편으로는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를 욕실에다 그냥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를 안방으로 옮기는 데 힘을 다 썼다가는, 아무 일도 못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잠이 들었다고는 해도 아들을 옆에 눕혀놓고 며느리 몸에 손을 댄다는 것이 좀 그랬기 때문이었다.

아침이 되면 시치미를 뚝 떼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 자기는 장 부장이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 바로 방에 들어갔다고 말이었다. 그리고 세상 모르게 잠들었다고 둘러대면 될 것이었다.

아참! '주스를 한 잔 마셨더니, 잠이 막 쏟아지더라'라는 얘기도 한마디하면서 말이었다. 그렇게 해야, 아들과 며느리가 자신을 의심할 때 발뺌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면서 '주스가 좀 이상한가 보다'라고, 한마디만 더 덧붙이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음탕한 가족21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5)

장 영감은 안방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러더니 이내 주스 두 개를 따서 컵에 따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수면제를 각각 한 알씩 넣고 나서 젓가락으로 휘휘 내저었다.

아무래도 상하와 건태를 의식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 둘은 항상 아침이나 되야 들어오고는 했지만, 간혹 새벽 두 세시쯤에 들어올 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비무환… 매사에 꼼꼼한 장 영감은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상하와 건태의 몫까지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두고 있는 것이었다.

수면제를 탄 주스 두 잔을 냉장고 속에 넣은 장 영감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거실의 불을 꺼버리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이제 그에게 방해가 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들인 장 부장을 재우고 또 수면제를 탄 주스 두 잔까지 여분으로 만들어 놨으니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자기 세상이었다.

최 여사는 나지막하게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었다. 장 영감은 천천히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정말이지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이거 내가 꼭 첫날밤을 맞는 거 같네."

최 여사 옆에 살며시 앉으면서 장 영감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닌 게 아니라, 무척이나 떨리고 설레는 게 그 옛날 첫날밤을 맞을 때하고 똑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장 영감은 방의 불을 꺼 버렸다. 조금이라도 첫날밤의 분위기를 더 내고 싶어서였다.

"미안하다, 애미야. 너도 혼자 살아보면 날 이해하게 될 게다."

노인네가 이제는 아주 망발을 하고 있었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런 말을 중얼거리는 건 이해를 하겠지만, 자기 아들인 장 부장이 일찍 죽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장 영감은 어느 새 그녀의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있었다. 거뭇거뭇한 풀숲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래로 수줍게 벌어진 그녀의 살 틈새가 보였다.

살며시 코를 대 보았다. 살 냄새와 바디 로션 냄새가 뒤섞인 아주 야릇한 향기가 솔솔 묻어나고 있었다. 장 영감은 그 향기에 취해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그녀의 살 틈새에다 입을 맞췄다.

평소 깔끔하기로 소문이 난 여자답게, 그녀의 몸은 너무 깨끗했다. 몸 구석구석에 다 입을 대 보았는데도, 어디 한 군데 향기가 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갑자기 그녀의 가슴이 보고 싶어졌다. 장 영감은 그녀의 옷을 살짝 헤쳤다. 그러자 풍만한 가슴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아주 오래 전… 손자 건태 놈이 아기였을 때, 최 여사는 그를 모유(母乳)로 키웠었다. 그때 장 영감은 며느리인 최 여사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을 남몰래 훔쳐보면서, 자기도 그녀의 젖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늦게나마 기회가 온 것이었다. 장 영감은 감격에 겨운 얼굴로 그녀의 가슴에 입을 대 보았다. 말랑말랑한 느낌이 혀끝에서 감돌았다.

장 영감은 입을 크게 벌리고, 그 가슴을 한 입 가득히 넣어보았다. 입에 꽉 차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마치, 부드러운 연 두부를 입 속에 가득 물고 있는 느낌이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장 영감은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심장마비라도 걸려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바지를 벗어 내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장 영감이 팬티까지 다 벗어 내리고, 이제 막 그녀의 배 위로 올라가려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줄 알았다. 그도 아니면 요즘 기승을 부리고 있는 들고양이가 창문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지막하게 사람 말소리가 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순간, 화들짝 놀라며 얼른 바지를 추켜 입었다. 그리고 나서, 최 여사에게 옷을 대충 입힌 다음 바로 거실로 나와버렸다.

이상한 소리는 상하 방에서 나고 있었다. 장 영감은 문을 살며시 열어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그만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시커멓게 생긴 사내 두 놈이 창문을 타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하는 짓이나 생김새로 봐서 도둑놈들인 것 같았다.

장 영감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갈팡질팡했다. 전화로 신고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밖으로 나가기에도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선택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그저 쥐 죽은 듯이 자고 있는 척 하는 것 말이었다. 장 영감은 얼른 자기 방으로 가서 이부자리 위에 벌렁 누워버렸다.

"야! 발소리 좀 내지 마!"

"알았으니까 앞이나 똑바로 보면서 걸어??

문 밖에서 사내들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장 영감은 온몸이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했다. 생전, 이런 일은 처음 당해보기 때문이었다.

"정신머리 없는 년. 그렇게 문단속 좀 잘 하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일렀는데도…"

이불 속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장 영감은, 화가 난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매사에 덜렁대는 성격인 손녀 상하가 항상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사내 두 놈이 상하 방을 통해서 들어오는 걸 보니, 그녀가 창문을 열어놓고 나간 모양이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장 영감은 지금, 상하를 욕하고 있는 것이었다.

"야! 다 자는데?"

장 영감의 방문 앞에서 얼쩡거리던 놈이 다른 한 놈을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그러자 안방을 기웃거리던 놈이 화장실 문을 살며시 열기 시작했다.

"뭐야!"

화장실 문을 열던 놈이 갑자기 뒷걸음질을 치면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내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장실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자고 있는 장 부장을 봤으니, 깜짝 놀랄 만도 했을 것이었다.

"이 새끼 이거 뭐야? 약 먹었나?"

시커먼 모자를 눌러 쓴 놈이 장 부장의 어깨를 툭, 툭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장 영감은 괜히 뜨끔했다. 아닌 말로다 약을 먹은 게 사실이고 또, 자기가 그걸 먹였으니 말이었다.

"야! 일루와 봐!"

안방 쪽에서 한 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바로 뒤 이어서 화장실에서 안방 쪽으로 급히 걸어가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왜? 뭐, 좋은 거 있어?"

"이 여자 좀 봐. 쌈박하지?"

안방 쪽에서 사내놈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영감은 순간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사내놈이 지금 자기 며느리인 최 여사를 보면서 하는 말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야~ 정말 죽이는데!"

화장실에 있던 사내놈이, 감탄을 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 영감은 차마 소리는 못 지르고 이불자락만 꽉 움켜쥐고 있었다. 놈들이 자기 며느리를 건드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너무나 괴로웠다. 하지만 그가 괴로워하는 건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정말 어렵게 만들어 놓은 기회를 생각지도 못한 도둑놈들한테 고스란히 뺏기게 생긴 것을 괴로워하는 것이었다.

"아이고, 죽 쒀서 개 주게 생겼네"

장 영감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손녀딸인 상하를 처절하게 원망했다. 그러면서 이불자락을 입에 물고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음탕한 가족22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6)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던 장 영감은 고개를 빼곰히 내밀고 방안을 두리번거렸다.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도둑놈들이 자기 며느리를 건드리도록 가만히 내버려 둘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방안에는 무기가 될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기껏 해봐야 청소할 때 먼지를 털어 내는 총채하고 빗자루가 전부였다. 그걸 가지고는 놈들을 상대할 수가 없었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안방 쪽에서 놈들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아무래도 놈들이 지금 순서를 정하려고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것 같았다. 자기 며느리인 최 여사를 건드리는 순서 말이었다.

"저런 육시랄 놈들… 여기가 무슨 동네 놀이턴 줄 아나…"

장 영감은 뒤집어쓰고 있던 이불을 뒤로 확 제쳐내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처럼 씩씩거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안방에서 갑자기 한 놈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야, 시팔… 똑바로 좀 내??

놈의 목소리는 거실을 지나서 장 영감의 방에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 바람에 장 영감은 깜짝 놀라서 얼른 이불 속에 숨어버렸다.

"뭘?"

"그게 뭐야? 가위도 아니고, 주먹도 아니고…"

"알았어, 알았어"

"잔대가리 굴릴 생각하지 말고 똑바로 내! 자… 가위, 바위, 보!"

구령을 붙이던 놈의 목소리가 그치자마자 잠시 한 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갑자기 함성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야호!"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 놈의 목소리가 가느다란 걸 보니 아마도 조금 전에 소리를 내지르면서 화를 낸 놈이 진 모양이었다. 

"야, 시팔… 삼세판은 해야지"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돈 되는 물건들이나 챙겨"

목소리가 가느다란 놈이 차갑게 말을 끊어버리자 가위, 바위, 보에서 진 놈은 더 이상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장 영감은 살며시 일어나서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는 2만원을 꺼냈다. 그리고는 돈을 잽싸게 팬티 속에 집어넣고서 다시 자리에 벌렁 누워버렸다. 

이제 한 놈은 자기 며느리를 건드릴 테지만, 또 한 놈은 방안을 샅샅이 뒤지면서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가져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장 영감도 인정머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이었다. 아니, 인정머리 운운할 게 아니라 생각이 아예 없는 사람 같았다. 

지금 자기 며느리가 낯선 사내놈한테 욕을 보이느냐 마느냐 하는 판국에 한심하게도 자기 비상금이나 챙기고 있으니 말이었다.

"야! 대신 빨리 끝내"

"알았으니까 빨리 좀 나가"

목소리가 가느다란 놈은 이제 흥분이 절정에 달해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오줌이 마려운 강아지 새끼처럼 낑낑거리면서 자기 친구를 다급하게 쫓아내고 있었으니 말이었다.

"아이, 시팔… 난 어떻게 맨 날 저 새끼가 먹다 남은 거 설거지만 하냐?"

조금 전에 화를 내던 놈이 혼잣말을 지껄이면서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장 영감은 눈을 배시시 뜨고서 놈을 쳐다보았다. 시커먼 모자를 눌러 쓴 그 놈은 방안을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더니 냉장고를 열어제쳤다.

"뭐야? 콜라가 없잖아?"

냉장고 안을 이리저리 뒤지던 그 놈은 인상을 잔뜩 구기면서 장 영감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장 영감은 찔끔 놀라면서 얼른 눈을 감아버렸다. 아무래도 놈이 자기한테 화풀이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였다.

장 영감은 눈을 꼭 감은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다행히 놈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를 않았다. 대신 놈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장 영감은 다시 눈을 배시시 뜨고서 놈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놈이 지금 냉장고 안에 있던 주스 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상하하고 건태한테 먹이려고 수면제를 타 놓은 주스를 냅다 마신 모양이었다. 

"아이고, 저런 얼빠진 놈… 저걸 지가 왜 마셔?"

장 영감은 혀를 끌끌 차면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놈을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은근히 놈들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놈은 이제 잠시 후면 곯아 떨어져서 잠이 들 테니까 안방에 있는 놈만 처리하면 될 것이었다.

시커먼 모자를 눌러 쓴 놈은 트림을 한 번 요란스럽게 하더니 상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년 참 예쁘게 생겼네"

놈은 피아노 위에 올려져있던 상하의 사진을 쳐다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상하의 사진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옷장 서랍을 열었다. 

그런데, 옷장 서랍 속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놈이 엉뚱하게도 상하의 팬티를 서너 장 꺼내서 얼른 잠바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정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놈이었다. 명색이 도둑이란 놈이 남의 집에 들어와서 돈이 될만한 물건은 안 챙기고 여자 팬티나 몰래 챙기고 있으니 말이었다.

안방에서는 철퍼덕 철퍼덕거리며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쉴새없이 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사내놈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가느다란 놈이 벌써 자기 몸을 최 여사 몸 속에다가 섞은 모양이었다.

"아이고, 이거 환장하겠네"

이불 속에 누워있던 장 영감은 다리를 비비 꼬아대면서 신음에 가까운 소리를 흘려내고 있었다.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무척이나 야릇하게 장 영감의 귓전을 때려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 영감은 안방에서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을 일을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발가벗은 몸으로 다리를 쫙 벌리고 있는 며느리의 몸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사내놈의 모습도 어렴풋이 보였다.

누가 그랬던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귀로 들으면서 상상을 하는 것이 더 흥분되는 일이라고… 아닌게 아니라,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들으면서 야릇한 상상의 날개를 펴고 있던 장 영감의 머리 속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있었다.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나 죽어"

장 영감은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지 못하고 얼른 바지 속에다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알루미늄 배트처럼 단단한 살덩어리가 만져졌다. 

장 영감은 천천히 손을 위 아래로 흔들면서 자신의 살덩어리에게 트레이닝을 시켰다. 머리 속으로는 며느리의 몸에 올라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었다.

안방에서 사내놈의 목소리가 점점 거칠게 들려왔다. 그러면서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놈의 흥분이 이제 절정에 달한 모양이었다.

음탕한 가족23화 - 며느리, 섹시한 우리 며느리 (7)

안방에서는 그야말로 별의 별 해괴한 소리들이 다 들리고 있었다. 살과 살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사내놈의 신음소리 그리고 사내놈이 최 여사의 몸을 격정적으로 핥아대는 소리 등이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주 생생하게 들리고 있는 것이었다.

"저런 급살을 맞아 뒈질 놈…"

장 영감은 이불 속에 숨어서 욕지거리를 해댔다. 남의 밥을 가로챘으면 미안해서라도 조용히 먹어야 하는 것이 예의인데도 사내놈은 마치 약을 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소리를 있는 데로 질러대고 있었다.

'쿵! 쿵!'

갑자기 상하 방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장 영감은 고개를 살며시 돌려서 상하 방을 쳐다보았다. 시커먼 모자를 눌러 쓴 놈이 옷장 속을 뒤지다 말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약발이 받는 모양이었다. 놈은 옷장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옷장 문에다가 쉴새없이 대가리를 쿵, 쿵 찧어대고 있었다. 

어느 새 안방에서는 사내놈의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았다. 아무래도 일이 끝난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내놈이 옷을 추켜 입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야, 대포야! 빨리 해!"

사내놈은 바지 벨트를 채우면서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놈이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손바닥으로 닦아내면서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이었다. 아주 격한 운동을 해서 갈증이 나는 모양이었다.

"어여 마셔라, 어여!"

장 영감은 수면제를 탄 주스를 사내놈이 마시도록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사내놈이 주스를 마시기만 하면 이내 곯아떨어질 테고 그러면 두 놈을 아주 개 패듯이 실컷 팰 수 있을 것이었다.

"대포야! 근데 좀 이상하다. 여자가 숨소리는 내는데 꼼짝도 안 해"

사내놈은 냉장고 안에다 고개를 처박은 채 혼자서 주절, 주절거리고 있었다. 친구 놈이 골아 떨어진 걸 아직 눈치 채지 못한 것이었다.

"뭐야? 사이다가 없잖아?"

냉장고 안을 이리저리 뒤지던 사내놈은 인상을 잔뜩 구기면서 장 영감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장 영감은 다시 또 찔끔 놀라면서 얼른 눈을 감아버렸다.

정말이지 두 놈 다 희한한 인간들이었다. 시커먼 모자를 눌러 쓴 놈은 콜라를 찾더니만 이제 이 사내놈은 사이다를 찾고 있으니 말이었다.

"야, 대포야! 거기서 뭐 해?"

냉장고 안을 뒤지던 사내놈이 갑자기 상하 방 쪽으로 급히 걸어갔다. 

"어? 이 새끼 이거 자고 있잖아? 아, 이런 꼴통 같은 새끼… 야! 빨리 일어나!"

사내놈은 친구 놈의 어깨를 막 흔들면서 깨웠다. 하지만, 이미 약발에 취할 대로 취해서 깊이 잠들어버린 친구 놈이 일어날 리가 없었다.

"이 새끼 이거 왜 이래?"

사내놈이 무척 당황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장 영감은 가만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차하면 뛰어나가서 사내놈을 그냥 때려눕힐 생각이었다. 

"시팔… 이거 뭔가 이상한대"

둔해빠진 사내놈도 그때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챈 모양이었다. 하기야 골이 텅 비어있을 것 같은 놈의 미련함으로 봐서는 그나마 생각보다 빨리 눈치를 챈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놈들이 들어올 때부터 약간 이상하기는 했었다. 도둑질을 하러 남의 집에 들어와서 태연하게 소리를 질러 대지를 않나,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히죽거리며 웃지를 않나… 하여간 일반적인 도둑놈들하고는 전혀 딴판인 인간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대범한 놈들이 아니라 아무 생각이 없는 놈들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왜 다들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거지???

사내놈은 덜컥 겁이 나는지 친구 놈을 막 깨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친구 놈을 힘겹게 일으켜 세워서 질질 끌고 나가는 것이었다.

장 영감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문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갔다. 사내놈이 자기 친구를 부축해서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장 영감은 빗자루를 살며시 손에 들었다. 이제 여차하면 바로 뛰어나갈 기세였다. 

"빌어먹을 놈의 새끼, 너 오늘 나한테 한 번 죽어봐라"

장 영감은 손바닥에다 침을 퉤, 퉤 뱉고는 빗자루를 손에 꼭 쥐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나가서 놈의 머리통을 그냥 휘갈기고 싶었지만 솔직히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잠에 골아 떨어진 친구 놈을 어깨에다 들춰 멘 사내놈은 이제 현관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장 영감은 그들의 모습을 그냥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었다.

놈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장 영감은 얼른 현관문으로 달려가서 자물쇠를 채웠다. 그리고는 상하 방으로 가서 열려져 있던 창문도 닫아버렸다.

"아이고, 불쌍한 우리 며느리…"

상하 방에서 나온 장 영감은 곧장 안방으로 달려갔다. 비록 사내놈이 최 여사의 몸을 먼저 건드려서 조금 찜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 여사는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다.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말이었다.

"이런 쳐죽일 놈…"

최 여사 옆에 쪼그리고 앉던 장 영감이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사내놈이 자기가 흘린 정액을 치우지도 않고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최 여사의 아랫배와 가랑이 사이는 사내놈의 정액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마치, 마사지를 하기 위해서 몸에다가 오일을 잔뜩 뿌려놓은 것처럼 말이었다.

장 영감은 얼른 휴지를 가지고 와서 최 여사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내기 시작했다. 만일 그대로 두었다가는 자기가 전부 덤탱이를 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내가 이젠 할 짓이 없어서 도둑놈이 흘리고 간 정액까지 다 치우네"

장 영감은 한숨을 푹, 푹 내쉬면서 넋두리를 했다. 사내놈이 흘리고 간 정액을 보고 있자니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용암처럼 뜨거웠던 욕정이 금새 식어버렸다. 

"이런 기회가 또 올지나 모르겠네"

장 영감은 무척이나 아쉬운 표정으로 최 여사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최 여사의 다리를 번쩍 들어올려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닦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렇게… 장 영감은 영안실에서 시체를 닦는 사람처럼 그렇게 최 여사의 몸을 부지런히 닦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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