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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납치와 연애 트러블의 쓸데없는 고찰


오후 1시쯤 목포 터미널에 도착했다. 전날 밤새도록, 어떻게하면 일을 안하면서도 재미있는 인생을 살수 있을까에 대하여 친구들과 밤새 토론을 하다 문득 오늘이 여자친구의 초등임용고사 2차시험인걸 깨닫고 응원이나 해줄겸 목포행 버스에 몸을 실은지 4시간쯤 후였다.


 


아무 생각없이 택시에 올라 "XX호텔이요." 라고 여자친구가 묶고 있는 호텔이름을 댔다.(초등임용고사 2차는 총 3일에 걸쳐 보기때문에 타 지역에 살 경우 숙소를 따로 마련해야한다.) 면도도 안했고 머리도 안감았지만 여자친구는 시험 보는 중일테니 먼저 들어가서 씻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택시가 멈추고 도로 한복판에서 기사님이 내렸다.


 


"어이! 어이!" 누군가를 친근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혹시 동료 기사님을 부르나 하며 역시 지방은 '정'이구나 싶었다. "어이! 어이! 어디가?" 응? 이건 무슨소리지? 기사님이 운전석에 타고 조수석에 아무 설명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정체불명의 승객이 탔다.


 


말없는 합승에 10만큼 놀라고 그 장소가 왕복 6차선 도로 한복판 이었다는것에 10만큼 놀라고 합승후 내게 아무 말도 없는것에 10만크 놀라 도합 30만큼 놀랐지만 내겐 당황하기 충분한 놀라움이었다.


 


더욱 문제는 갑자기 합승을 한 사람의 차림새인데... 밤을 새워 씻지도 않은 내 몰골도 말이 아니었지만 갑자기 합승한 정체모를 사람의 차림새는 더욱 놀라웠다. 오후 1시인데 술냄새가 진동을 하고 뭔가 처음엔 분명 흰색 혹은 베이지색이었을 것 같은 얼굴덜룩한 고동색의 패딩...


 


제일 먼저 떠올랐던건 영화 '황해'의 조선족이었다. (차별을 하자는건 아니지만 하여간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당황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말도 안되는 등장인물... 난 긴장했고 뉴스 영화 괴담에더 들어본 온갖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오바하는거 아니냐고? 내가 택시를 탔을땐 아무말 하지 않았던 기사님과 갑자기 등장한 등장인물과의 대화를 들어보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상을 했을 것이다.


 


"난 내가 아는 사람인줄 알았지~ 내 친구 아들하고 닮았네~"


(아는 사람도 아닌데 왜 태우는거야!)


"이분(나)은 XX호텔로 가신데~"


(왜 쓸데없이 내 행선지를 말하는건데!?)


"저는 새우잡이 배를 타는데 저희는 XX모텔에 모여 있어요~ 아시죠?"


(왜 어디있는지 말하는건데 그리고 누가 모여있어!? 그리고 왜 하필 새우잡이 인거야!)


 


"혹시 이렇게 끌려가는건가?", "갑자기 확! 하고 칼을 들이대는건...?", "그냥 뛰어내릴까!?"하는 생각을 하며 창밖을 보니 유유히 XX호텔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저씨 XX호텔 지나쳤잖아요!"


"..."


기사는 말이 없다. 물론 갑자기 등장한 그도.


"뭐야! 지금 지나쳤잖아요!"


도저히 참을수 없었고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멈추는 택시.


"아... 지나쳤나...? 하하...."


뭔가 어색하다. 분명히 안다고 해놓고 바로 옆을 그냥 지나쳐놓고 몰랐다니... 택시비는 5천원쯤 나왔지만 만원짜릴 던지듯 건내고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호텔로 달렸다.


 


호텔 방으로 들어와서 나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혹시 따라 들어오면 어쩌지? 문은 잠궜으니 안전한 건가...? 아니지... 혹시 이 호텔도 연관이 있어서 보조키로 문을 열고 들이 닥치는거 아냐?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나...? 아냐... 경찰이 내말을 믿겠어?


 


한참을 침대에 앉아 두려움에 떨다가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 얘기를 들은 지인들은 하나같이 당장 호텔에서 나오라며 성화였고 내 생각이 괜한 오해가 아님을 증명해줬다. 여자친구의 짐을 챙겨 호텔을 빠져나와 근처 카페로 피신했고, 면도를 하지못해 까칠해진 수염을 긁어대며 지인들에게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있을 때쯤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나는 놀라지 말고 들으라며 여자친구를 안심 시킨후 전후사정을 설명했더니


여자친구는 내게 충격적인 말을 해줬다.


"오빠, 목포에는 택시가 별로 없어서 기사님 마음대로 합승하고 그래, 나도 첨엔 깜짝 놀랐는데 여기 사는 친구가 여긴 원래 그런다고 놀라지 말라고 하더라고~"


 


"뭐? 그게 단순한 합승이라고...?" 


3분여쯤 패닉에 빠져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게 연애상담을 요청하던 여자들의 심리도 이런 심릭 아니었을까...?"


 


남자입장에서는 여자를 유혹할때 그리고 사귀고 나서 어느 정도까지는 여자에게 헌신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원래의 본모습으로 돌아오는것이 당연하겠지만 여자의 입장에서는 조금씩 연락이 줄어들고 슬쩍 미지근해지는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 당황스럽고 공포스럽지는 않았을까?


 


여기에 주변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이성적인 조언은 커녕 불안함만 더 부추기는 말들을 내뱉으며 더 혼란스럽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단순한 합승에 호들갑을 떤 나처럼 자연스러운 남자의 변화에 괜히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여자들도 반성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고 공포로 몰아넣은 남자와 택시기사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이런 일을 당하고도 여기에 연애를 갖다 붙이는 자신을 보며 "이것도 직업병인가..." 했지만 혹시 나도 의도치않게 여자친구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공포로 몰아 넣은적은 없는지 반성하고 앞으로는 좀 더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해야겠다는 훈훈한 생각을 하며 마무리!


(근데... 정말... 단순히 합승이었던걸까...?)




↓↓↓↓↓말없이 합승하는 기사님과 조금씩 연락이 줄어다는 남자친구가 싫다면 하트를 클릭!↓↓↓↓↓


로망스의 사랑과 연애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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