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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을 유혹하려면 음식을 흘려야하는 이유
훈남을 유혹하려면 음식을 흘려야하는 이유
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물론 알콜이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술자리에는 국적불명, 출처불명의 각종 유혹의 기술들이 난무하기때문이다. 처음엔 다들 서먹서먹 하다가도 체내에 적당량의 알콜이 들어가면 대부분 이성보다는 본능적으로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자신만의 끼를 발산한다. 물론 자신만의 끼를 발산한다고 누구나 잘되는건 아지만 가끔은 의외의 끼가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가 있다.
이런말을 하면 당신은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남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여자들은 확실히 술자리에서 자꾸 무엇인가를 흘린다. 안주를 집어먹다가 옷에 다이빙을 시키거나 애꿎은 포크와 수저를 시도 때도 없이 바닥에 떨어뜨린다. 물론 그녀들이 그러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녀들의 덜렁대는 실수는 주변 남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괜찮아요?"라는 말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과하게 실수가 반복되면 '지저분한 여자', '산만한 여자', '귀찮게 하는여자'로 낙인 찍힐수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쿨한 실수는 마음에 드는 상대의 이목을 집중시킬수 있다.
지난 파티때 나는 경악스런 장면을 목격했다. 한명의 훈남을 두고 두명의 훈녀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짖궂은 마음에 확 갈라 놓을까 싶었지만 일단은 지켜보기로했다. 훈남은 양쪽 모두 마음에 든다는 식으로 느긋했지만 훈남을 쟁탈하기 위한 L양과 K양의 수싸움은 치열했다. L양은 은근히 K양을 깔아뭉게는 농담을 하고, K양은 훈남의 옷에 붙은 보이지않는? 보푸라기를 떼주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한동안 치열했던 수싸움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L양에게 기울어져 가는듯했다. 훈남은 K양에게 살짝 등을 돌리며 L양에게 집중했고 L양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듯 화사한 미소와 자연스런 스킨십을 훈남에게 마구 퍼부었다. 내가 속으로 "이제 끝나버렸군..."이라고 중얼거리는 순간 K양은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누가 봐도 어색한 포즈로 드레싱이 잔뜩 묻은 안주를 자신의 옷에 투척해버린것이다. K양은 훈남이 들으라는듯 "아! 어떡해..."를 연발했고 훈남은 깜짝 놀라며 K양을 바라봤다. K양은 자신의 옷에 묻은 드레싱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어떡해..."만 연발했고 너무나 당연하다는듯 훈남은 손수 티슈를 구해와 K양에게 건냈다.
여기서 하이트는 K양은 옷을 닦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벅벅 드레싱을 닦아내기보다 골동품의 먼지를 닦아내듯 깨작깨작하고 있는게 아닌가? 보다못한 훈남은 화장실까지 가서 핸드타올에 물을 뭍혀와 손수 K양의 옷에 묻은 드레싱을 닦아주었고, 옆에 있던 L양은 다쓴 휴지마냥 구겨진 표정으로 혼자 술을 들이킬수 밖에 없었다.
경쟁자가 많은 술자리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유혹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상대로 하여금 나에게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일 것이다. 처음엔 잘나가다가 상대가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파는가? 아니면 잘나가는듯 싶은데 뭔가 큰 한방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주저하지말고 일단 손에든 안주를 K양처럼 자신있게 흘려봐라.
순식간에 훈남은 당신에게 집중할것이고, 당신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아이처럼 당황해 봐라. 훈남은 남자에게 기본적으로 내장되어있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동분서주할것이고 당신은 그런 훈남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가면 된다.
물론 여기서 끝을내도 되겠지만 조금더 확실한 방법을 원한다면 마른 티슈로 깨작깨작 얼룩을 닦으며 훈남에게 물티슈좀 사다달라고 부탁을 할수도 있다. 훈남은 부리나케 편의점으로 달려갈것이고, 이때 당신은 입구근처 빈테이블에 앉아 훈남을 기다려보자. 몇초가 지나지 않아 훈남은 물티슈를 손에들고 나타날것이고 당신은 경쟁자가 없는 빈테이블에서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며 훈남과 단둘이서 대화의 시간을 가질수 있을것이다.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