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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있는 남자를 좋아하면 안되는 이유
임자있는 남자를 좋아하면 안되는 이유
L양의 사연을 보면 분명 내 블로그에서 본인과 비슷한 사연들도 많이 읽은것 같은데... 내가 어떤 말을 해줄거란것도 알면서... 굳이 이런 사연을 보내다니... 그래 맞다. L양이 내 블로그 글에서 보았듯이 L양은 지금 감정컨트롤에 문제가 있으며 빨리 정신차리고 정상적인 남자를 만나 행복한 연애를 해야한다. 이미 답이 나온 이야기지만 L양이 원하는대로 L양의 사연을 독하게 분석해줄테니... 정신차리고 빨리 다른 남자 만나라.
딱 한번만 말할테니까 잘들어라!
임자있는 남자는 원래 유혹에 약하다.
일단 L양이 대략 A4지의 한장을 빼곡히 채운 둘만의 은밀한 썸을 이렇게 짧게 요약해서 미안하다. 조금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뭐... 그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의 시선을 느꼈었고... 페북으로 말을 걸었더니 친절하게 받아줬고... 만났는데 너무나 편했고... 대화를 하다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했고... 뭐 하여간 L양이 말하고 싶은건 이거 아닌가?
"전 저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오빠도 절 좋아하고 있었어요!"
그것에 대해 정확히 얘기하자면 반은 맞았지만 반은 틀렸다.
남자가 L양에게 호감을 느낀것은 맞겠지만 L양이라서 호감을 느낀건 아니다.
무슨 소리냐고...? 쉽게말하자면
"꼭 L양이 아니었어도 다른 여자가 L양처럼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면
어떤 남자라도 흔들렸을거란거다."
양심이 있는 임자있는 남자라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여자를 물색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여자가 먼저 대시를 하는 경우에는 말이 달라진다. 내가 먼저 꼬신것도 아니니 양심에 가책도 덜 받고 적당한 선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에 유혹에 쉽게 넘어가곤 한다.
"한마디로 L양은 여자친구 있는 남자와 우연히 눈이 맞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여자친구를 잘 만나고 있는 남자를 L양이 유혹한거다."
물론 L양은 "오빠도 제가 눈에 띄었었다고 했어요...!"라고 말하겠지만 그건 그냥 L양의 레파토리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준것일 뿐이다. 누군가 L양에게 "오? L양 오늘 셔츠 이쁘다~"했을때 L양도 "어머~ 오빠는 오늘 머리 멋있는데요?"라며 맞장구 쳐주는 뭐 그런거 말이다.
어쨌거나 당신은 내연녀다.
이것도 미안하다... A4용지 절반에 걸쳐 둘사이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서술했는데... 이렇게 성의없이 요약을 해버리다니... 하지만 둘 사이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그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다. 둘 사이가 불량식품에 첨가된 사카린 만큼 달콤했어도 결국엔 잘못된 만남이고 L양은 스스로를 자기합리화하지만 결국엔 그 남자의 내연녀일 뿐이다.
아니라고!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남자의 행동을 보자. 여자친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살살 피하고 L양에게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확실한 뭔가는 전혀 없지않은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것은 좋지만 긍정적인 면만 보는것도 확실히 문제다.
임자있는 사람을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나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임자가 있는 남자 입장에서는 L양과 적당한 거리를 두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수 있을지 몰라도 여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봐야 상대의 반쪽밖에 얻을수가 없으니 말이다. 많은 여자들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된 이후를 기다리지만 과연... 상대가 여자친구와 헤어진다고 당신에게 올까...?
잊지마라... 지금 남자가 L양에게 잘해주고 좋아한다고 말하는것은 내연녀로써 좋다는 뜻이다.
정말로 L양이 좋다면 자신의 조강지처를 정리하고 L양에게 안착하는게 맞겠지만...
안타깝게도 조강지처를 내치고 내연녀를 선택하는 남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혹시나 여자친구와 헤어지더라도 잠시 내연녀 곁에 있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시 조강지처를 찾아가거나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구?
"어쨌거나 당신은 내연녀일 뿐이니 말이다."
임자 있는 남자가 별을 따다 준다고 해도 절대 내연녀가 되지 말아라.
내연녀는 언제나 그늘 속에서 살아야하고
전부가져도 부족한 남자의 반쪽밖에 가질수 없으며
무엇보다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여 언제든 팽당할수 있는 그런 입장이니말이다.
L양아... 지금 L양의 꼴을 정확히 직시해라...
L양이 뭐라하든... 아무리 좋게 말해도 L양은 로맨스에 눈이먼 내연녀일뿐이다.
희망고문이 아니다, 지금 널 정리하고 있는거다.
L양이 독한걸 원했으니 독하게 말하는거지만... 대체 어디가 희망고문인가!? 지금 대놓고 "연락하지마, 나 이쯤에서 조강지처한테 돌아갈래!"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집안 문제든 진로든 금전적이든 뻔한 멘트를 주욱 늘어 놓았지만 잘 지켜봐라 과연 여자친구랑 헤어지는지...
L양은 "혹시... 첨엔 도도해서 좋았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라서 질렸을까요?"라며 소설을 쓰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앞서 말했듯 임자있는 남자는 유혹에 약하다. L양이 아니었어도 그정도로 유혹을 했다면 L양에게 보여줬던것 만큼의 애정표현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듯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콸콸 쏟아냈을거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임자있는 남자는 애정표현을 하고 달콤함을 충분히 즐기고 나면 양심의 가책이 들기 시작하며 슬슬 내연녀를 정리하고 꽃다발을 사들고 조강지처에게 돌아간다.
L양은 이별이라고 말하지만 이건 이별이 아니라 처음부터 예정된 정리다.
누가 잘못한건지 누가 나쁜건지 따질필요도 없다.
그냥 일어난 일이고 바꿀수도 없는 일이다.
L양은 선택하면 된다.
앞으로 계속 자기 합리화를 하며 임자있는 왕자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던가.
쓰리겠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부족한 감정컨트롤과 상황파악능력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