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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Haaa






다들 영화 많이 보시나요?



오이갤러들이 영화관에서 영화 볼 일이 뭐 있겠냐마는..
그런 우리들보다 더 영화를 보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입니다.





시작 장애인들이 영화를 왜 보지? 
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장애인들에게 문화생활은 사치 아냐?
라는 편견을 종종 받는다고 해요. 우리에겐 딱히 심하게 들리지 않는 문장이지만,
당사자들에겐 얼마나 억울하고 갑갑한 말들일까 싶네요.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관람은 그들에겐 상상의 영역에 속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웹툰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청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두 네이버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와 'Ho!'의 주인공들이 모두 영화를 보는데 불편을 보이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청각 장애인의 일상툰 '나는 귀머거리다' 中>

 

이 분은 자막이 없는 한국영화들을 볼 때 
대본을 만들어 달달 외운 다음 영화관으로 가서 머릿속에서
영상과 외운 대본을 매치 시켜 관람했다고 해요.

근데, 자막이 있다고 해도 소리가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죠.
대부분의 청각장애인 분들은 보청기를 사용해도 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하더군요. 
소리가 들린다기보단, 진동을 통해 느껴지는 식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의 유명한 철컹철컹 웹툰 'Ho!' 中>


청각장애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또 시각 장애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상 없이 소리만 나오는 영화라니. 정말 생각만 해도 막막해집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이런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영화제가 매 년 열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1년부터 시작된 배리어프리(barrier-free)영화제는 
장애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축제인데요,
장애인 모두가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사회가 가지는 제도적, 심리적 벽을 
허물자는 취지의 전 세계적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리어프리영화란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국어자막을 넣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을 넣어 
장애인, 비장애인 관계없이 모두가 관람이 가능한 영화를 의미합니다.



요약하자면, 청각장애인을 위해서 자막을, 시작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를 넣은 영화를 말하는 거랍니다.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배경등의 시각적 정보를 성우의 나레이션으로 다시 들려준다는 건데...
자막은 그렇다쳐도 화면 해설이라니. 조금 아리송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글자로 설명하는 것보단 편하실 거 같아 영상으로 보시는 게 이해하기 편하실 거에요.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된 김태균 감독의 단편 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
(15분 정도 되는데, 다 보실 필요는 없습니당..)




조금 어색하신가요? ㅋㅋ 
하지만 그 사람들에겐 영화는 이런 식으로만 존재하는 개념일지도 몰라요.







국내배리어프리영화제는 정기적인 주기로 열리는데, 
이번에 제가 관람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요번달 19부터 22일까지, 총 4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서울 디지털미디어센터에 있는 KOFA에서 열렸는데, 모든 상영작을 무려
'무료' 로 관람할 수 있었답니다. 

진짜로!

티비에서 공짜로 풀어주는 지루한 옛날 영화들이 있는 거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더라구요
'늑대아이' 같은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나 '변호인', '사도' 등 한때 극장을 들썩이게 했던 
국내 흥행 영화는 물론 작품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훌륭한 해외 영화들을 선정해서 제작한다고 합니다.
http://www.barrierfreefilms.or.kr/#!/c1a4f
역대 영화제 상영작들. 의외네? 싶은 게 꽤 있더군요.

(정신차려보니 뭔가 홍보대사가 된 기분이 든다... 
분명 처음엔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여튼 이번 영화제에 저도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어요, 
일정에 문제가 생겨 마지막 날인 22일날, '미라클 벨리에'를 아슬아슬하게 관람할 계획이었습니다. 
어... 누구랑 같이 간 건 아니고, 혼자 갔습니다.
남자 혼자요. 
네.

뭐, 문제 있습니까.





길을 헤메다 찍은 풍경.



근데, 도착하기도 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저히 KOFA 가 어딘지 모르겠더라구요. 엄청 헤메고 다녔네요.
이건물이 저건물 같고 저 건물이 이 건물 같은 기분.

그렇게 헤메는 도중에, 뭔가 도시의 외관에 압도당해서 한 방 찍어보았습니다.
촌사람인 제게는 신기할 따름이었네요. 디지털미디어시티...
뭐 심시티 미래도시 보는 줄.

오른쪽에 저거, 빌딩 사이를 잇는 다리 같은 거였는데... 한 두개가 아니더군요.








촌사람 깜짝 놀래킨 풍경 2

퍄.... 이게 그냥 주차된 게 아니라 시동을 돌리고 있었는데. 엔진소리가 진짜... 
몇 번이나 뒤돌아보면서 걸어갔습니다.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더라구요.


사진 좀 더 찍어둘 걸 그랬다고 후회하게 만드는 사진.



뭐 여튼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KOFA 입구에서 영화제후원 안내와 함께 팜플렛을 나눠주시던 분들. 


바람이 좀 불었는데... 힘든 기색 않고 밝게 웃음 띄는 모습에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그동안 헤메느라 좀 짜증난 상태였지만 덕분에 싹 날아갔네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어갔습니다.









크기 조절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림판으로 얼굴을 급히 가려보았음. 그럼에도 새어나오는 극혐의 기운.
뭐 옆에 이상한 건 신경쓰지 마시고, 핵심은 뒷편의 게시판입니당.



배리어프리포스터가 인쇄된 작은 책자를 나눠주는데, 거기다 자기 나름대로 낙서를 해서 붙이는 모양입니다.
저도 이쁘게 그려 붙이고 싶었으나 미적 감각이 없어서 실패...
아까운 종이만 낭비했습니다!








깔끔한 티켓 박스.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는 모습.
굉장히 공허하게 찍혔습니다. 



사실 영화관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보고 좀 의외였던 게, 장애인처럼 보이는 분들 보다는 
아이들이나 노인 분들과 함께 가족끼리 영화를 보러 온 사람이 많더라구요.
뭐, 배리어프리라는 게 장애를 비롯하여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거니까... 취지에는 맞습니다만
뭔가 아쉬웠습니다. ㅋ.,ㅋ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는 뭐, 생각보다 무난하게 볼 수 있었어요. 부산스럽거나 산만하기보다는,
의외로 집중하면서 보게 되었달까? 평범한 사람도 크게 거리낌 없이 볼 수 있더라구요.
(물론 중간중간에 분위기를 끊는 듯한 나레이션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ㅋㅋ)


그리고 자막을 볼 때마다 뭔가 밸브 게임의 자막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문 닫히는 소리], [경적 소리] 이런 식으로 소리가 나올 때마다 적혀 나오는데
낯설지 않았네요... 뭔가 익숙한 기분. 

(포탈2의 자막. 전 어쩔 수 없는 인벤러인가 봅니다)



또 재밌던게, 저도 모르게 가끔 눈을 감고 영화를 듣게 되더라구요.
시각 장애인이라면 이 나래이션이 어떻게 들릴까, 싶었는데
나래이션을 들으면서 장면을 이어나가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A 장면에서 B 장면으로, 그리로 C 장면으로 넘어가는 리듬이 귀로만 듣기엔 좀 짧았어요.
이미지가 너무 핵심적으로 제시되면서 어느정도 필요한 디테일이 생략되는 거 같달까...
내 상상력보다 나래이션이 더 빨리 지나갔습니다.
어쩌면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
그런 어려움 때문에 다시 눈을 뜨고, 감고를 반복하면서,
시각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새삼스럽게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친척분 신혼집 이사를 도와드리느라... 끝나자 마자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감독과의 인터뷰? 같은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사진 한 장 못 찍고 부랴부랴 빠져나왔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싶습니다...



또 사실 정말 보고 싶었던 게 중단편 애니메이션들이었던지라... 이리저리 가슴아팠네요.





여튼 뭐, 신선한 경험 하고 왔습니다. 
내년에도 이맘 때 쯤에 열린다고 하니, 여러분도 잊지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가보라고 추천드리고 싶었습니다.

장애인분들이 아니라, 평소에 영화 보러 잘 안 갔던 나이 많으신 부모님들,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가면 좋은 경험일 거 같네요 :D
우리 같은 사람들이 효도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짧게 리뷰 식으로만 써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3 문장으로 요약하고,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d







1. 배리어프리영화제라는, 공짜로 영화볼 수 있는 개꿀 이벤트가 있음.
2.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
3. 디지털미디어시티 짱짱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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