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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97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낭송 허무항이)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꺽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겅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 있지 않은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 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 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두릴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행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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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377 해마다 6월은 와서 / 문덕수 시낭송/ 유현서 Anonymous 2012-06-26 1650
376 육이오-그 통한의 메아리 - 송문익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6-25 1569
375 6월의 노래 /장건섭 (낭송:이경선) Anonymous 2012-06-25 1665
374 불나방 / 신준식 (낭송: 이경선) Anonymous 2012-06-22 1708
373 에밀레종/김천우 (낭송: 이경선) Anonymous 2012-06-21 1749
372 고개숙인 여자 / 박현진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6-20 2149
371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 (낭송: 이경선) Anonymous 2012-06-15 1800
370 사랑한다는 것은/ 안도현 낭송/유현서 Anonymous 2012-06-12 3819
369 내가 백석이 되어 - 이생진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6-11 1788
368 무명영령은 말한다 /김남조 (낭송:이경선) Anonymous 2012-06-10 1738
367 행복을 팝니다 / 김설하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6-09 2700
366 아버지의 입김 - 구광렬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6-04 1844
365 그대를 위하여 / 안도현 시낭송/ 유현서 Anonymous 2012-05-31 3060
364 내 마음을 두드리는 바람 / 남낙현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5-30 2694
363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김선우 (낭송 김윤아) Anonymous 2012-05-30 2728
362 나는 저녁 불빛을 사랑하였다 / 허영숙 (낭송 향일화) Anonymous 2012-05-24 2465
361 새 떼 - 안은주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5-22 1913
360 처음부터 그리워 하지는 않았다/정재규 (낭송 : 이상금, 이충관) Anonymous 2012-05-20 3950
359 나는 나쁜시인 _ 문정희 (낭송- 세미 서수옥) Anonymous 2012-05-19 1892
358 연인의 곁 / 괴테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2-05-16 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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