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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삼켜버린 밤 / 김계자 (목소리 허무항이)


동짓달 기나긴 밤
적막이 울타리를 치고

산사의 귀퉁이에 매달려 
바람에 몸부림치는 작은 종처럼

여인은 
고통스러워 연방 뒤척이며
신음을 토해낸다.

나 혼자 만이 아니었구나.

사립문 밖 천 리 먼 곳에서 
겨울새의 울부짖음에
나의 앓는 소리는 멎어지고

겨울새는
그렇게 밤늦은 시간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동짓달 기나긴 밤

그 소리마저 희미해져
더 이상은 들을 수가 없었고 
가시가 돋친 장미의 슬픈 사연을 생각하며

여인은 달을 삼킨 연못처럼
달을 품고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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