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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97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낭송 허무항이)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꺽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겅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 있지 않은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 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 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두릴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행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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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37 섬속의 섬/유현서 (낭송 이충관) Anonymous 2012-04-07 1911
536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3-01-29 1911
535 다부원에서 - 조지훈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7-21 1914
534 별까지는 가야한다 - 이기철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2-07-23 1916
533 대숲에 들어/최정신/영상 아 띠(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1-04-26 1917
532 너를 그린다 - 惠雨김재미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8-03 1918
531 길의 노래 / 이정하 (낭송 이혜선) Anonymous 2014-03-20 1919
530 첫의 밖 - 박일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3-08-11 1920
529 송구영신(送舊迎新) Anonymous 2012-12-30 1922
528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 양문규 (이달의 초대시인) Anonymous 2011-06-09 1923
527 장사익 -허형만/낭송 홍성례/영상 아띠 Anonymous 2012-06-26 1925
526 빛을 그리다/ 박복조 - 낭송: 이경숙 Anonymous 2012-11-11 1927
525 우체국을 지나며/문무학(목소리 허무항이) Anonymous 2014-02-10 1932
524 가지가 담을 넘을때 - 정끝별 (낭송- 세미 서수옥) Anonymous 2011-04-15 1935
523 저녁의 시 / 시 정윤천 / 영상 진주 Anonymous 2011-08-12 1936
522 선생님 - 유응교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5-15 1937
521 그대 전생에 진빚 내 사랑/ 穗微 전 아/낭송 송정 송명진 Anonymous 2011-04-27 1938
520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유리바다 이종인 / 낭송 박태서 Anonymous 2011-06-08 1939
519 (이달의 초대시인 ) 젖은 낙엽族 - 이영식 (낭송- 세미 서수옥) Anonymous 2011-11-25 1939
518 여보 / 영상 백야 / 詩 & 낭송 임시연 Anonymous 2013-02-1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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