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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옷장 속으로 먼저 들어간다/이상복 (낭송 최경애)

Đã xem 2402 Lượt bình chọn 0 2013.09.26 22:02:12
Anonymous 
      

가을은 옷장 속으로 먼저 들어간다/ 이상복 (낭송 최경애)


옷장 문을 연다
연한 커피 빛 가을이
손보다 먼저 들어간다
서로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침묵하는
민소매의 여름옷들 사이에 
염치없는 바람들을 풀어놓으며
따라 들어간 나의 시선을
구차하게 바라본다
 
어느새 가을은 기척도 없이 찾아와
이젠, 옷이 옷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시간
 
여름의 끝물에서 세일로 산 
꽃무늬 원피스에 매달린 생의 애착이
가을도 겨울도 뛰어넘어
기약도 없는 
내년 여름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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