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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최찬용

조회 수 2460 추천 수 0 2013.04.15 16:18:22





화살나무/최찬용



언제나 제 속을 향해
화살을 겨누고 사는 나무가 있네

짧거나 혹은 긴 묵상중에 만난 화살나무
화살나무는 결코
시위를 늦추는 법이 없었네

목숨붙어 땅위로 솟은 모든 것들은 죄다
죄를 품고 살아 가거나 죄를 꾀하며 살아 가네

몸뚱이를 땅위로 밀어 올리기 위해
막장 속을 헤맨 뿌리들의 노고를 외면한 죄와
어둠이 있어 밝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어둡고 지리했던 고난의 지난 삶을
기억에서 지워버린 죄

그러한 죄를 깨치기라도 하듯 화살나무는
느슨해지기 쉬운 시위를 팽팽히 당기며
여차하면 시위를 놓아버릴 일침의 자세로 살아가네

가끔 명치 끝이 아렸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도 같네


최찬용 시인님 좋은시 감사합니다.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 아름다운 4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 천주교에서 화살기도라고 있습니다.
  특정한 일이나 사람을 정해놓고 대상을 위해서 하는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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