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란 다들 알다시피  3세기경 로마의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2세가 군인들에게 군복무기간 동안(무려 10년!)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군인들이 고통을 받자 황제몰래 군인들에게 결혼을 시켜줬다 발각되어 순교한 발렌타인을 기리는 날이다. 물론 2월만 되면 초콜렛가격이 폭등하고 발렌타인데이가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젊은 군인들의 사랑을 위해 순교한 발렌타인을 기리기 위한 사람들의 숭고한 마음때문이 아닌 제과업체들의 얄팍한 상술 덕분이겠지만... 하여간 발렌타인데이는 커플들에게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주머니는 가벼워 지겠지만...)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고민에 빠진 여자들을 위해 발렌타인데를 맞아 알아둬야할 몇가지 사항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남자도 선물 좋아한다!

1999년 9월 4일 첫방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타공인 최고의 개그프로그램으로 인정받는 개그콘서트중에 내가 유일하게 챙겨봤던 코너 '남성인권보장위원회'에서 이런 명대사가 있다. "니 생일엔 명품백! 내생일엔 십자수가 웬말이냐!" 물론 여자들이 남보원의 말대로 남자에게 십자수를 줘놓고 자기는 명품백을 바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자친구의 선물에는 유독 정성에만 치우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것은 사실이다.

남자도 비싼거 좋아한다!

여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여자들이 큰맘먹고 "오빠 뭐 갖고 싶은거 있어?"라고 물어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냐~ 필요없어~", "응? 잘 모르겠는데?", "너의 마음? ㅎㅎㅎ"라며 실없는 소리나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내 남친은 역시 나의 사랑만으로도 행복해 하는구나!?"라는 착각?을 하게되는거다. 정말 남자는 가지고 싶은게 없을까? 뭐든 이성의 언어가 그렇듯이 이성의 언어에는 숨겨진 문장이 있다. 남자들의 "잘 모르겠는데?"라는 말에는 "니가 사줄수 있는 것중에서 내가 가지고 싶은게 있는지"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

남자라고 왜 가지고 싶은것이 없겠는가? 다만 어른패드, 맥책공기, tag호귀 시계 등등 당신이 선물해줄수 있는 가격대의 것이 아닐뿐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남자친구를 기쁘게 하기위해 신용카드 한도를 늘려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말은 남자는 당신처럼 10만원 미만, 20만원 미만, 30만원 미만 등 각 액수별로 워너비 아이템을 리스트화 하지 못했을 뿐이라는거다.

정성도 좋다. 하지만 남자도 선물 받는걸 좋아한다. 남자가 무조건 "응? 갖고싶은거 없는데?"라고 한다고 "역시 내남친은 무소유에 아가페적 사랑을 하는구나!" 라며 속단하지는 말라는거다. 당신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정말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면 막연하게 "뭐 갖고 싶어?"라고 묻지말고 "내가 봐둔 셔츠가 있는데~", "이 모자 오빠한테 완전 잘어울릴것 같아!", "오빠 이 향수 나만날때마다 뿌려~" 등등의 멘트들로 당신이 구매할수 있는 선물 리스트들 중에서 남자친구에게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해보자.

꼭 큰 선물을 해줘야 남자가 감동을 받는건 아니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을 위해 간을 좀 떼어팔아서라도 비싸고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스키니한 지갑앞에서 한없이 무너질수밖에 없다. 아무리 선물이 정성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정성가지고만 될까? 앞서 말했지만 남자도 금액을 따질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다. 여자가 선물한 십자수를 받아들고 그 앞에서는 웃을지 몰라도 뒤돌아서 남보원의 구호를 외치는게 남자인거다.

그렇다면 주머니가 가벼운 여대생들은 연애를 하지 말아야할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사실 남자는 비싼 선물을 주는 여자보다 별것도 아닌 것에 감동해주는 여자에게 더 끌리고 고마움을 느낀다. 당장 발렌타인데이때 남자친구의 입을 떡벌어지게 할수 있는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정성을 담아 초콜렛을 만들고 사랑이 가득담긴 편지와 함께 남자친구에게 선물하자.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말하자. "오빠, 화이트데이때에는 선물같은거 주지말고 나처럼 맛있는 초콜렛사줘~!" 아마 남자친구는 어른패드를 받았을때보다 더 큰 행복과 감동을 받을것이다.

내가 진짜 여자하난 잘만났다! ㅠ_ㅠ

남자들이 가장 감동 받는 순간은 여자가 뭔가를 사줬을 때가 아니라 여자가 검소한 모습을 보이고 남자의 부담을 덜어주려할때라는것을 기억하자. 남자에게 큰 선물을 할수 없는가? 그렇다면 남자에게 "오빠! 비싼 선물 사주지마!"라고 말해보자. 당신은 당신이 돈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행동일지 몰라도 남자의 눈에는 "역시! 내 여친은 개념도 똑바로 박혀있고 쓸데없는 기념일에 집착하지 않는구나!"라며 세상최고로 행복해할 것이다.

특별한 발렌타인데이를 위해 남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는 말자.

기념일에 이왕이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맘! 솔직히 100%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78%정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이왕이면 평소의 데이트와는 조금 다른 색다른 공연을 보고 분위기 있는곳에서 식사를 하고싶을 것이다. 다른날은 모르겠다 근데 꼭 발렌타인데이까지 남자친구가 하나하나 챙겨야할까?;;;

발렌타인데이를 이렇게 보내고싶은가?

발렌타인데이가 꼭 여자가 남자에게 주는 날이라고 명시 되어있는것은 아니지만 통상 우리는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화이트데이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라고 알고 있지 않은가? 정말 당신이 발렌타인데이의 의미를 살리고 싶다면 공연이든 전시든 당신이 예매하는게 맞지 앉을까?

그렇다고 발렌타인데이는 남자가 받는 날이니 모두 여자가 부담하고 책임지라는것은 아니다. 다만 정말 남자를 위한다면 발렌타인데이에 뭔가 특별한것을 하려고 하다가 남자친구에게 스트레스를 주느니 남자친구를 편하게 해주는것도 한가지 대안이 될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거다.

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당신의 마음이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기위해 남자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를 주는것이 과연 옳은것인지는 한번쯤 고민해볼 문제가 아닐까? 항상 기념일 전후로 하는 소리지만 기념일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 기념일을 같이 기념할만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게 중요한거다.

기념일에 너무 무신경한 남자도 문제겠지만 기념일이라고 너무 기대하고 특별한 무엇을 강요하는 여자도 그리 바람직한것은 아니다. 자칫 그런 생각은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려던 기념일을 당신과 남자친구의 마지막 데이트로 만들어 버릴수 있다는것을 명심하자.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