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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집착녀를 만드는 불편한 연애의 현실


매회마다 조작논란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화성인 X파일에서 또한번 사고를 쳤다. 매번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던 화성인X파일에서 이번에 들고나온 아이템은 바로 '선물집착녀'! 처음 선물집착녀를 접했을때는 기념품을 모으는 특이 취향 여자인가 했는데 지난해 10월쯤에 방송 되었던 빈대녀와 비슷한 컨셉으로 남자를 여러명 만나며 남자에게 고가의 선물들을 받는 뭐 그런 컨셉이었다.


 


뭐 화성인 X파일의 악명이야 워낙 드높기에 어느정도 감안을 하며 보았지만 이건뭐 막장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2년동안 120명의 남자를 만났으며 그동안 받은 선물을 다 합치면 1억여원을 웃돌고 제일 비싼 선물은 승용차라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선물집착녀는 온갖 자극적인 말을 쏟아냈다. "떡볶이 사주는 남자가 제일 싫어요", "옷사주는 애들이 제일 싫어"(선물집착녀 어머니曰), "남자가 차없어서 헤어졌어요!" 등등... 주옥같은 멘트들로 시청자들을 분노케했다. 그리고 다음날 선물집착녀의 해명글이 떴다는게 아닌가!? 역시! 제작진들이 몽땅 꾸민짓이었군! 하며 선물집착녀의 해명글을 보았는데... 오히려 해명글이 충격적이었다.


120명... 1억...


 


선물집착녀 해명글 요약


120명의 남자가 아닌 50여명 정도만 사겨봤음
옷중에 자신의 옷도 있었으며 아이패드는 자신의 것이 아님
(그렇다면 300만원 짜리 DSLR과 승용차는 정말이라는 소리!?)
필러시술은 방송협찬이었으며 과거 보톡스 시술 비용 한번(20만원) 받은적 있음
남친에게 핸드폰요금 대납은 협찬이지만 과거 3개월동안 남자친구가 대납해준적은 있음
떡볶이는 원래 싫어함
어플통해 급만남을 해본적은 있지만 1:1로 만난적은 없음

남자가 밥을사면 커피정도는 삼

 


결국 액수와 횟수의 차이일뿐 화성인 X파일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어느정도 근거가 있는 모습이었다는것 아닌가;;; 차라리 해명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시청자들이 알아서 "또 화성인 제작진쪽에서 말도 안되는 과장을 했군!"했을텐데... 선물집착녀는 해명을 하려다 오히려 선물집착녀를 궁지에 몰아넣은 형국이 되었다.


 


굳이 여기서 까지 선물집착녀의 잘못을 하나하나 따지며 선물집착녀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선물집착녀 논란을 겪으며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여겨왔던 몇가지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사실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소 악플에 시달리고 안티가 늘어날 주제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하겠기에 청심환 한알 먹고 비장하게 시작해보자.)


 


 


"저는 남자가 밥사면 커피정도는 사는 개념녀라구요"


무조건 남자에게 얻어먹는 빈대녀에 관한 글을 쓰면 "어머, 진짜 같은 여자지만 창피하다! 남자가 밥을 사면 여자가 커피정도는 사야지!", "저는 얻어먹는게 불편해서 남자가 영화를 예매하면 저는 팝콘정도는 사요!"라는 댓글이 달린다. 언뜻 보면 "남자가 밥을 사면 커피를 사는 개념녀군!" 이란 생각이 들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째서 개념녀의 기준이 남자가 밥을 사면 커피를 사는 여자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하다.


남자가 밥살때 커피정도 사면 되는거 아닌가요?


 


여기서 개념녀라는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받은만큼 베푸는 기본을 지키는 여자'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남자에게 식사를 대접 받고 커피를 대접한다는 것을 받은 만큼 베푼다고 하기에는 살짝 애매한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식대가 23820원이 나왔으니 그 자리에서 11910원을 딱 맞춰 동전소리 내며 현금으로 남자에게 줘야한다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받은만큼 베푼다는 의미에 맞추려면 "남자가 밥을사면 커피를 사는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밥을사면 술을 사는여자" or "남자가 밥을사면 다음에 밥을 사는여자"정도가 되어야하는건 아닐까?


 


내가 지적하고 싶은건 "왜 여자가 돈을 안쓰냐!" 가 아니라 우리는 왜 빈대녀를 비난하면서 여자가 남자보다 조금 부담하는것을 개념녀의 기준으로 잡느냐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빈대녀나 개념녀는 액수의 차이일뿐 결국 "남자가 여자보다 더 부담해야 한다"는 기본적 프레임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은 마찬가지 아닐까? 

 


 


"정말 저런여자 밥맛없어!"


선물집착녀의 기사에는 어김없이 입에 담기 힘든 욕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남자들은 '호구', 'XX', '물주' 등등의 말들로  선물집착녀 혹은 빈대녀의 남자친구들을 비하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20대 초반 혈기 넘치는 시절, 나는 친구들과 경포대에 놀러갔다.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 저녁이 되었고 젊은 혈기에 급만남을 시도했다. 그러자 상대편 여자들이 대뜸 "뭐 사주실건데요?"라고 묻는게 아닌가!? 나는 황당해하며 친구들에게 그냥 남자끼리 먹자고 했지만 친구들은 "여자 꼬실려면 이정돈 해야지!" 라며 상대편 여자들에게 메뉴를 골라보라며 굽신굽신 비위를 맞춰주는게 아닌가!?


여자를 꼬실려면 돈을 써야지!


 


빈대녀를 욕할땐 언제고 어째서 남자는 여자에게 돈을 쓰는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또 그것을 유혹의 수단으로써 이용하려는 걸까? 결국 남자 또한 정도의 차이일뿐 "남자가 돈을 써야 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더러 스스로 선물집착녀나 빈대녀를 양산하고 있는 꼴이다.


 


 


우리 인식을 바꿔보자.


왜 여자들은 여자끼리 식사를 하면 스마트폰을 꺼내 정확히 1/n을 하며 칼같은 회계실력을 뽐내면서 왜 남자를 만나면 남자가 밥을 사면 커피를 사는 정도로 계산이 무뎌질까?


왜 남자들은 남자끼리 술을 마시다 "야 이건 내가 낸다! 다음껀 니가내!", "이새X 왜 너 저번에 얻어먹고 안쏘냐!"라며 호통을 치면서 여자를 만나면 여자앞에서 돈의 ㄷ자도 못꺼내는 것일까?


대체 왜이러는걸까요?


 


우리 이제 인식을 바꿔보자.


 


당신이 여자라면 첫날 남자가 밥을사고 당신이 커피를 샀다면 둘째날은 당신이 밥을 사고 남자에게 커피를 사게 해보자.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당신도 남자만큼 고등교육을 받았고 경제력을 갖췄지 않나!? 만약 당신과 남자와의 경제력차이가 다소 난다면 당신이 덜 부담하되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말고 남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자.  


 


당신이 남자라면 여자에게 "식사 잘하셨어요? 그럼 향긋한 커피한잔 사주세요~", "저번에 제가 한잔 샀으니 이번엔 XX씨가 치맥한번 사주세요~"라며 살갑게 얘기를 건내보자. 여자가 당신을 쪼잔하다고 손가락질 할까봐 걱정하지 마라. 이정도에 당신에게 손가락질을 할 여자라면 차라리 안만나는게 당신의 정신건강에 이롭다. 


 


p.s~ 분명 "너 여자친구도 없지!", "여자는 만나봤냐!", "그렇게 하면 여자안생겨!" 류의 댓글이 달릴텐데 안타깝게도 필자는 개념꽉찬 예쁜 여자친구와 다음달이면 4주년을 맞는 커플임을 미리 밝힌다. (당신의 생각보다 개념녀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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