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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찌 당신을 모른다 하겠습니까/최영복

                            (낭송 이혜선)


단 하루라도 당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거늘 
흐르는 세월을 잡지 못했다 한들
내 어찌 그 세월에 
당신을 보낼 수 있었겠습니까
수천 겹의 껍질 속에 갇혀 
수천 년의 세월을 보지 못했다 한들 
내 당신을 모른다 하겠습니까.
그 세월 동안 당신은 나에게 빛이고 길이기에
그런 당신을 떠나서 단 
한걸음이라도 땔 수가 있었겠습니까. 
앝은 가슴에 너무 많은 것을 남겨 두었기에
그래서 깊게 패인 상처여서 
스물스물 새어나오는 못쓸 
그리움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가지만
운명의 틀 안에서 뿌리내리고 맺어
달콤한 열매의 유혹으로 존재하므로
뽑고 잘라 내려 해도 다시 자라나는 당신을
어찌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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