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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2013.12.01 05:45

대마도여행기 3

조회 수 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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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카츠 항구에서 약 15분 정도 달리면 한국 전망대에 도착한다. 아마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곳이자 대마도라서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북쪽은 왕래를 할 수 없는 북한이라 사실상 바다에 놓여 있는 외딴 섬이나 다름이 없는데 유일하게 대마도에서는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그게 바로 한국 전망대인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반전이 있었는데 한국 전망대에서 부산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실제로 다른 여행기를 봐도 그렇고, 우리를 안내해 주신 가이드님의 말씀에도 부산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실상 이름만 전망대였다.


설령 한국 전망대에서 부산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날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비가 오는 날씨라 하루 종일 흐렸고, 안개까지 자욱해서 가시거리가 무척 짧았기 때문이다. 전망대에서 부산을 볼 수 없어도 상관없었는데 하필 여행 첫날부터 비가 오다니 그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한국 전망대는 와나우라 공원 안에 있는 곳으로 서울 탑골 공원에 있는 정자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단순히 정자를 모델로 했다고 한국 전망대가 아니라 한국산 재료를 가지고 한국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멀리서 봐도 청색 기와와 팔각형의 지붕이 한국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한국 전망대로 달려갔다. 가까이에서 본 전망대는 생각보다 훨씬 아담했다. 보통 전망대를 생각하면 높은 지대에 탑을 세우기 마련인데 이건 지면과도 많이 떨어져 있지도 않았다. 그래. 다시금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것은 없고, 상징성 하나만 보고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일본인 관광객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일회용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하는데 반해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이렇게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쓰는 경우도 몇 번이나 봤다.

참 재밌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가 가진 카메라를 보고 놀라지만 정작 우리들이 쓰는 카메라는 소니, 캐논, 니콘 등의 일본제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좋은 카메라를 메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은 정말 그런 것인지 아니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곤 한다.


전망대 내부도 딱히 볼 게 없다. 부산의 야경이라며 사진이 하나 걸려 있고, 조신통신사의 이동 경로를 그려 놓은 지도,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연대표가 있을 뿐이다.


조금 전에 한국 전망대를 올라오면서 마을이 하나 눈에 띄었는데 그게 저 아래 마을인가 보다. 아담한 몇 개의 가옥이 함께 어우러진 작은 항구 마을에 배가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바라봤다. 어차피 부산은 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전망대에 왔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바로 앞에는 일본 자위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조차도 흐릿해서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한국 전망대 바로 옆에는 꽤 커다란 위령비가 놓여 있다. 이 위령비는 1703년에 조선통신사 108명이 조난을 당한 사고를 애도하고자 만든 것이다. 또한 당시의 활발했던 양국 국제교류를 되새기자는 의미도 있다.


사실 한국전망대는 한국식으로 지은 것이 특징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지도 않고, 딱히 볼만한 게 없다. 대마도를 여행하기 전 사전에 미리 알고 있던 장소가 이거 하나였는데 실제로 보니 조금 아쉬웠던 순간이다. 그냥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 대마도라는 것을 되새길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약간은 실망스러웠던 한국 전망대를 뒤로 하고, 대마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망대 중 하나인 에보시타케 전망대로 향했다. 대마도에는 해안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 곳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 바로 에보시타케 전망대였다.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라니 일단 에보시타케 전망대는 기대해 볼만한 장소 같았다.


에보시타케 전망대는 보통 남과 북으로 나뉘는 대마도의 중앙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와타즈미 신사를 지나 산의 정상을 향해 조금만 오르다 보면 에보시타케 전망대 이정표를 찾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차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정상에는 볼품없어 보이는 전망대가 있지만 막상 올라가서 보면 360도로 펼쳐진 리아스식 해안에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 남해처럼 해안선이 복잡해 바다가 들어오고 나오는 부분에 따라서 굴곡진 해안의 모습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지형이 산으로 이루어진 대마도에서는 볼록하게 튀어나온 산이 바다 위에 떠있는 재미있는 모습인데 흡사 필리핀 보홀에 있는 쵸콜릿힐을 연상케 했다. 전망대에 올라가자마자 쵸콜릿힐이 바로 떠올랐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다만 3월 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칼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갈 정도로 추웠고, 또한 비까지 내려 날씨가 매우 안 좋은 상황이었다. 푸른 빛이 감돌지 않은 헐벗은 산의 모습이나 흐릿한 하늘은 잠깐 이곳을 머누는 여행자에게 아쉬움을 선사해줬다. 날씨만 조금 더 좋았더라면 훨씬 멋진 풍경을 보고, 사진도 잘 나왔을텐데 이날만큼은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에보시타케 전망대는 10명 남짓한 사람이 올라가면 꽉 차는 아담한 규모였지만 충분히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누군가는 볼 게 없다면서 10분만에 사진만 찍고 내려올 수도 있지만 일단 시원한 풍경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마시면 쉽게 발걸음을 돌리기가 어렵다.

가이드님이 대마도는 9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개발제한 및 군사지역이라 다른 어떤 곳보다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고 하셨다. 실제로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오르면서 평소와는 다른 맑은 공기가 느껴졌다. 이렇게 숲을 오르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을 보고 느끼고 있는 지금, 자연스럽게 삼림욕을 즐기는 것이이었다.

전망대의 가운데에는 영어, 중국어, 일어, 한국어로 적힌 안내판이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음성이 나온다. 처음 눌러봤을 때는 소리가 나와 깜짝 놀랐다. 그런데 대마도를 여행하면 주요 관광지에 이런 음성지원을 하는 안내 기계가 자주 보이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느꼈다. 사실 소소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이지만 적은 수의 여행자라도 배려한다는 느낌이 들어 인상적이었다.


저 멀리 외딴 곳에 가옥이 몇 채 보였다. 집이 몇 채가 있는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동네 같았다. 아니 어쩌면 마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그들만의 아주 작은 터전 같았다. 대마도는 워낙 인구가 없고, 시골이라 어딜가도 한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몇 가구밖에 없어 보이는 저 아래는 어떤 곳일지 궁금했다.



360도로 탁 트인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리아스식 해안선과 볼록하게 튀어나온 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소만의 절경이었다. 에보시타케 전망대가 왜 인기가 많은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렇게 탁 트인 전망대도 많지 않은데다가 가볍게 올라 무수히 많은 섬이 멋진 전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으로 내려갈 때는 올라왔던 길과 반대 방향으로 가면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던 도중 하늘을 바라보니 매로 보이던 새가 유유히 날고 있었다. 날개를 펴고 하늘에 떠있는 그 새는 이 주변을 한참동안 맴돌았다.

안녕!


*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서 파노라마로 촬영한 사진(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항상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신기하게 다가오는 곳이 바로 신사였다. 아마도 신사가 특정 종교를 위한 장소도 아니기도 하고, 우리나라 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는 일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 대마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대마도 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와타즈미 신사였다. 이미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보러 가기 전에 살짝 지나쳤던 곳이라 어떤 신사인지 기대가 됐다.

와타즈미 신사에 도달하기 전에 가이드님으로부터 약간의 설명을 들었는데 일본의 건국 신화와 연관이 있을 정도로 무척 신성시 되는 곳이라고 했다. 본토와는 떨어진 작은 섬 대마도에서 일본의 건국 신화가 숨어져 있다니 무척 흥미로웠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천신의 아들 히코호호테미노코토가 용왕의 딸인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와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3년 후 그녀는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출산 장면을 보지 말라는 부탁에도 남편이 보고 말았다. 화가 난 그녀는 아이를 버리고 용궁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아이를 이모가 돌보게 된다. 나중에 성장한 아이는 이모와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일본의 초대 천황 진무 텐노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하늘의 자손과 바다의 자손이 만나 신성시되는 왕족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왕족이 있는 일본에서 당연히 와타즈미 신사는 신성시되는 장소일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일본의 천황이 조상이라고 믿는 천신의 아들 히코호호테미노코토와 용왕의 딸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를 모시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왕족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와타즈미 신사를 방문한다고 한다. 나는 대마도는 물론 일본 건국 신화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는 와타즈미 신사의 정면이 아닌 뒤쪽부터 먼저 탐방했다. 여전히 날씨는 흐렸지만 빼곡하게 솟아 오른 나무 숲으로 들어가니 상쾌한 공기가 느껴져 무척 좋았다. 잠시 후 입구라는 표식이라도 하듯이 나무 사이에 우뚝 서 있는 녹색 도리이가 나타났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도리이지만 오랜 세월을 보낸 나무 사이에 있다 보니 신비감을 연출하기 충분했다. 이 도리이 앞에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도리이 속으로 들어갔다. 하얀 조약돌을 밟으며 이 도리이를 지난다는 것은 신화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만제키바시(만관교)의 빨간색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만제키바시는 빨간색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다른 유명한 다리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아마 그냥 다리를 구경한다면 재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이 다리가 왜 생겼는지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간다면 조금 흥미롭게 보인다. 혹시 역사가 머리 아프다면 현재 둘로 나뉘어진 대마도 본섬을 만제키바시가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둬도 좋다.


여전히 날씨는 흐리멍덩하고, 바람이 거칠게 불었지만 의미가 가득한 만제키바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우리는 모두 차에서 내려 다리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운이 좋았는지 마침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과거 일본은 대마도를 돌아가지 않고,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항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그게 이 만제키바시가 만들어진 이유다. 본래 하나의 섬이었던 대마도는 운하 착공에 들어갔고, 결국 길게 뻗은 섬의 중앙으로 큰 배가 드나들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볼 수 있는 만제키바시는 3번째 만들어진 다리이며, 예전에는 2번째 다리와 함께 있었지만 철거되었다. 지금도 2번째 다리가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만제키바시가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러일전쟁 때문이다. 격변의 시기였던 1905년, 러시아와 일본은 만제키바시가 있는 이 운하에서 전투가 벌였는데 러시아는 대패를 하고 만다. 결국 이 전투 이후 러일전쟁의 승리는 일본이 되었고,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을 확보하게 된다. 만약 여기서 벌어진 전쟁의 승리가 일본이 아닌 러시아가 되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 또한 바뀌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당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가 패한 이유가 사뭇 궁금해지는데 그것은 일본이 철저하게 함정을 팠기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일본과의 전투를 위해 세계 최강이라는 발틱함대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불렀다. 원래 발틱함대는 지중해의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양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일본이 이를 미리 눈치 채고 영국이 운하 통과를 허가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결국 발틱함대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서 돌아와야 하는 엄청난 이동을 해야 했고, 시간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쉬지 않고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항로인 쓰시마 해협을 지나치게 된 것이다. 지칠 대로 지친 러시아 함대와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한 일본 중에서 누가 이길지는 안 봐도 뻔했다.


배가 다리를 지나간 후 눈에 들어온 것은 아주 작은 어촌이었다. 대마도를 여행하면서 작은 마을을 지나왔기 때문인지 이제는 이런 소박한 풍경이 익숙했다. 대마도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한 동네였다. 일본의 작은 마을도 여행을 해봤기 때문에 이런 풍경이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대마도는 넓은 면적에 비해 사람이 적게 살아서 더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만제키바시에는 이렇게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뒀다. 운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다리에서 짧은 시간만 머물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사실 만제키바시 자체만 놓고 본다면 크게 볼거리가 가득한 곳은 아니기도 했지만 날씨가 추워서 더 머물기도 힘들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지만 대마도의 봄은 아직 멀었나 보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좁은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전신주 위에 '대마 만제키 휴식광장'이라고 써있는 파란색 간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풍경인데 지나다니는 차량조차 거의 없는 한적한 도로를 보고는 걸음을 멈춰서서 셔터를 눌렀다. 외진 곳이라고는 하지만 대마도가 이런 곳임을 알려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이즈하라에 도착하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와타즈미 신사로 가기 전에 또 하나의 도리이가 보였다. 안에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는데 사실 여기가 바로 용왕의 딸인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의 묘다.


도리이 위쪽에는 새끼줄과 하얀 종이가 걸려 있었는데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의 무덤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커다란 바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신화 속 인물이다 보니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야 하는데 생각보다 좀 초라해 보인다. 돌무덤 앞에 있는 철제망이 있었는데 여기에 사람들이 돈을 넣어놨다. 신사에서 돈을 넣고, 소원을 비는 것처럼 여기에도 그런 모양이다. 근데 한국 관광객이 확실히 많아서 그런지 한국돈이 많았다. 이상하게 난 일본에서 신사를 가게 되면 돈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도 10엔을 살짝 넣어봤다.


뒤쪽에 높게 솟은 나무를 한참 바라보다가 신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일본의 신사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동전을 던지고, 커다란 방울이 달린 줄을 여러 번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신사를 방문하는지 그리고 잠깐 기도를 할 때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 그러고보니 난 저 방울 달린 줄은 왜 흔드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신사의 풍경이 재밌기만 하다.


신사의 한켠에는 소원을 적어 넣는 곳도 있는데 역시 한글로 적힌 것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신사와 크게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일본의 1대 천황이 태어난 배경이 되는 곳인데 와타즈미 신사가 이렇게 간단한 구조일리가 없다. 신사를 나와서 살펴봐야 독특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데 그건 연속된 5개의 도리이다.


와타즈미 신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독특한 풍경이 바로 바다에 잠긴 도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물이 빠진 상태였다. 다른 시간에 갔다면 물에 잠긴 도리이를 볼 수 있을텐데 아쉽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신화에 걸맞는 아름다운 풍경은 쉽게 볼 수 없나 보다.

아무튼 도리이가 바다에 있는 이유는 바로 용궁에서부터 올라오는 길을 의미하한다고 보면 된다. 바다에서부터 세워진 도리이는 총 5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2개는 바다에 있고, 2개는 육지, 그리고 1개는 그 사이에 위치해 있다.


대마도를 여행하면 와타즈미 신사는 꼭 들리는 곳이지만 생각보다 숨어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었다. 일본의 건국 신화를 대마도에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늘의 신과 바다의 신이 만난 곳이라고 하니 더욱 신비했던 장소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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