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꾸욱!
6개월간 중국에서 파견근무를 마치고온 친구(L군)와 쇼핑몰 업계에서 좀 알아준다는 친구(J군) 이렇게 셋이 모여서 한껏 잉여로움을 즐기며 보문역 앞에있는 쭈삼집에서 소주를 기울였다. 이제 완벽한 20대 후반이라고 꼴에 나라돌아가는 꼴과 세계적 경제의 흐름에 대해 3분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L군의 연애상담이 시작되었다.
2년 조금 넘게 사귀던 여자친구와 얼마전 헤어지고 지인을 통해 이번제 토요일에 소개팅을 한다는것이 아닌가!? 너무 오랜만의 소개팅이어서 그런지 두근두근 설레이면서도 뭘 어떻게해야할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부러...아..아니다.. 하여간 간만의 소개팅으로 고민이 많은 L군! 갑자기 속사포와 같은 질문들을 쏟아낸다.
소개팅? 어떻게 해야함?
"야 레스토랑예약해야되?"
"뭐 좋아하냐고 물어봐야하나? 그냥 이거먹자 리더십있게 해야할까?"
"대학원 준비한다니까 그녀 학원 근처에서 만나자고하는게 나을까?"
"회사 끝나고 수트차림으로 갈까 옷을 싸가서 캐주얼한 차림이 좋을까?"
"넥타이는 하는게 좋나? 그냥 갈까?"
정말 무슨 소개팅의 A~Z까지 모든것을 질문해대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듣다 듣다 너무 힘들어서 "야 예약을 뭐하러해 그리고 뭐 좋아하냐고 뭘 물어봐!"라고 대꾸하자 L군은 "야 그래도 예약을 해야한다고 여자애들이 그러던데?", "그리고 좋아하는거 안물어보면 매너없다 할거고 또 물어보면 아무거나 다 좋아한다고 한다며... 아 연애는 힘들어 힘들어~"요러고 있다;;;
아놔... 연애 왜이렇게 힘듬?
혹시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렇지 않나? 소개팅 혹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런 저런 연애지식만 끌어모으려고 하지 않는가!? 좋아하는 사람 혹은 소개팅은 일종의 면접이다. 짧은 시간안에 당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보여줘야한다. 면접을 잘 보려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자연스럽게 의견을 말할수 있어야한다.
대학재학시절 학교 홍보대사 면접때 나와 같은 조에 있던 스타일 좋은 한 학생이 있었다. 꽃미남 같은 외모에 딱 봐도 끼가 다분해보이는 스타일 누가봐도 합격이 예상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면접관의 질문에 자꾸 딴소리만 하는것이 아닌가? "당신이 홍보대사가 된다면 어떻게 학교를 홍보할건가요?"라는 질문에 훈남 참가자는 뜬금없이 "면접관님 혹시 까르페디엠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까르페디엠이란 블라블라~" -_- 면접 내내 그냥 어디선가 주워 들었을것 같은 말들을 읊조리다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소개팅 전날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라 당황스러울땐 당신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행동을하면된다. 매너없는 행동보다 더 사람을 당황스럽게 하는 행동은 뭔가 어울리지 않고 어색한 행동이다.
당신이 아무리 준비해가봐야 의외의 상황은 언제든 연출된다!
상황에 맞닥뜨려 놓고 연애참고서 뒤적이지 말자. 연애도 공부다. 당신이 학창시절 시험전날 벼락치기하려고 난리를 치고있으면 어머니께서 뭐라시던가?
"이노무 시X야! 그러길래 미리미리 공부해놓지!!!"
로망스, 사랑을 공부하다.
바닐라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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